고려아연이 미국 남동부에 대한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약 10조원 규모의 전략광물 제련소 건설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에는 미국 정부와 여러 현지 기업들이 약 2조원 규모의 직접 투자로 참여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을 앞두고 있다.

이번 제련소 건설 계획은 중국의 전략광물 수출 통제 강화에 대응하기 위한 미국 측의 요구에 따라 추진되고 있다. 고려아연은 투자안이 통과될 경우, 미국 현지에서 합작법인(JV)을 설립해 제련소를 운영할 예정이다. 이 합작법인은 현지에서 자금을 조달하며, 미국 국방부 및 상무부, 방산 전략 기업들이 지분 투자를 통해 프로젝트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련소는 주로 안티모니와 게르마늄 같은 전략광물을 현지에서 생산하고 공급하는 역할을 할 계획이다. 고려아연의 울산 온산제련소는 세계 최대 규모로 연 120만 톤의 비철금속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미국 제련소도 이와 유사하게 복합 제련 모델을 도입할 예정이다.

고려아연 경영진은 아시아경제에 발표한 바에 따르면, 미국 제련소의 통합 제련 역량을 국내 제련소의 약 3분의 2 수준으로 구현할 계획이라고 하며, 미국 측에서도 여러 전략광물을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요구하고 있다. 제련소 부지는 현재 미국 내 60여 곳의 후보지 중 남동부 지역 주요 도시로 임시 결정된 상태로, 이 지역은 운영에 적합한 용수와 전력 조달이 용이한 입지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정책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지난 8월 한미 정상회담 경제사절단으로 미국을 방문했을 때 논의된 전략광물 협력 구상의 구체화로 해석된다. 당시에는 미국 최대 방산기업인 록히드마틴과의 게르마늄 공급 및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을 위한 MOU가 체결되었으며, 국내에 새로운 게르마늄 생산설비를 마련할 계획도 밝혀진 바 있다.

또한, 미국 정부가 이 제련소에 직접 투자할 경우 고려아연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영풍 및 MBK파트너스와의 구도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 국방부가 주주로 참여하게 되면 고려아연은 단순한 민간 기업을 넘어 미국 경제 및 안보 공급망의 전략적 자산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로 인해 향후 인수합병(M&A)이나 지배구조 변화에 대한 부담 요인이 생길 수 있으며, 경영권 경쟁에서 국민연금과 소액주주들의 판단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