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아이셰어스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에 약 27조 원이 넘는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S&P500 지수 및 초단기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ETF 다음으로 많은 순유입 금액이며, 이더리움 투자 상품인 ‘아이셰어스 이더리움 트러스트(ETHA)’에도 6조 원 이상이 들어왔다. 이러한 수치는 국내외에서 치열한 투자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국내 투자자들은 이러한 가상자산 ETF에 투자할 수 없다. 현행 자본시장법상 가상자산이 기초자산으로 정의되지 않아, 증권사들이 관련 상품을 중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에서는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ETF를 승인한 이후, 장기 투자 가치를 인정받은 코인을 기반으로 한 가상자산 ETF들이 출시되고 있는 반면, 국내에는 이와 같은 기회가 차단된 상태이다.
뿐만 아니라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에 대한 규제도 투자자들의 선택지를 제한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들—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한국 개인 투자자들—은 테슬라 2배 레버리지 상품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X2(TSLL)’에 4조2800억 원 어치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해외 상장 ETF 중 8위에 해당한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주식형 ETF에 10개 종목을 포함해야 한다는 규정으로 이런 상품의 출시가 불가능하다.
홍콩에서는 삼성전자 레버리지 ETF가 이미 출시되었으며, 향후 SK하이닉스 레버리지 상품도 계획되어 있다. 한국의 규제가 상대적으로 엄격한 반면, 홍콩은 해외 단일 종목에 대한 ETF 상장 규제가 완화되어 있어 더욱 다양한 투자 상품이 등장하고 있다.
또한, 국내 투자자들은 가상자산 현물 ETF 대신 비트코인 선물과 같은 파생상품을 기반으로 한 2배 레버리지 ETF를 선호하고 있다. 올해 들어 서학개미들은 이더리움 2배 레버리지 ETF인 ‘볼러틸리티 셰어스 트러스트 2X 이더리움(ETHU)’의 재투자형 및 배당형 상품에서 각각 3600억 원, 900억 원을 순매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규제로 인해 현물 ETF가 매매되지 않는 상황 속에서 투자자들이 효율적인 수익을 추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결국, 국내 투자자들은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며 시장의 변화에 적응하고자 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규제와 정책이 개선되지 않는 한 가상자산 투자 기회는 지속적으로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