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달러 환율이 1410원대에서 사흘 연속 유지되며,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 도달했다. 이는 미국의 고용지표 부진이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고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달러의 강세가 약화된 가운데,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를 통한 자금 조달 금액의 환전 수요 및 법인세 납부로 인한 기업들의 달러 매도가 겹친 것이 주효했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2.4원 하락하여 1416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2일 이후 가장 낮은 환율로, 시장의 달러 공급 증가가 주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NH투자증권의 권아민 연구원은 7월 이후 원달러 환율이 하락한 이유를 달러 공급이 늘어나면서 원화 가치가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SK하이닉스 ADR을 통한 환전 수요가 원화 강세의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SK하이닉스 ADR은 국내 기업의 주식을 미국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게 해주는 증서다. 기업들이 ADR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그 자금을 원화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달러 매도 수요가 발생하는 것이다. 권 연구원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발생한 SK하이닉스 ADR의 조달 금액은 265억달러에 달한다.
또한, 7월 무역수지가 303억달러로 집계되어 시장에 달러가 유입되는 분위기가 이어졌다. 이러한 흐름에 8월 법인세 납부 시즌이 겹치면서 주요 기업들의 달러 매도세가 더욱 강화되었다. 세금을 원화로 내기 위해 보유한 달러를 원화로 환전함으로써 시장에 더 많은 달러가 공급된 것이다.
또한 미국의 고용시장 부진도 달러 강세를 억제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7월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 대비 2만3000명이 줄어들어 시장의 예상치인 8만3000명 증가보다 훨씬 부진한 결과를 나타냈다. 이러한 고용 데이터는 Fed의 금리 인상 지속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이 추가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을 제한하는 요소도 있다. 7월 이후 해외 주식에 집중 투자하는 ‘서학개미’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해외 투자에 따른 달러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한미전략투자공사가 출범하면서 하반기 외국인직접투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커, 해외 투자에 필요한 달러 수요와 잠재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외 경제 변수도 환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다. 아이엠투자증권의 박상현 연구원은 최근 미·일 외환시장의 움직임에서 급락했던 달러엔 환율이 다시 반등하며 159엔대로 거래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미국과 이란 간의 협상이 진전을 보이지 않으면서 유가가 다시 80달러 초반으로 상승하자 엔화에 대한 압력도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엔화 약세가 지속될 경우 원달러 환율에 미치는 영향 또한 주목할 필요가 있다.
권 연구원은 "현재 상황에서 달러 공급이 지속적으로 우위를 점할 경우 원달러 환율이 1300원 후반까지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있지만, 이는 올해 최저 수준의 환율에 해당하며 원화의 강세 추세로의 전환보다는 수급 요인에 따른 일시적인 움직임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