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10월 12~16일 한 주 17.8%, SK하이닉스는 24.3% 떨어져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주간 낙폭을 기록했다. 2008년과 달리 이번에는 실적이 사상 최대인 상태에서 외국인 매도가 주가를 끌어내렸다. 반등의 열쇠는 업황이 아니라 떠난 외국인 자금이 돌아오느냐에 있다.
삼성전자 폭락 이유, 외국인이 올해 코스피에서 197조원 넘게 팔았다

뉴스 핵심
- 삼성전자 17.8%, SK하이닉스 24.3% 주간 하락은 사상 최대 실적 직후에 났다. 2008년처럼 실적이 무너진 장이 아니다.
- 외국인은 이번 주 두 종목에서 전체 순매도의 78.8%를 팔았고, 올해 누적 순매도는 197조원을 넘는다.
- 16일 삼성전자는 외국인이 13거래일 만에 샀지만 SK하이닉스는 16거래일 연속 팔렸다.
삼성전자는 107조원을 벌고도 왜 2008년만큼 떨어졌나
2008년과 지금을 가르는 것은 실적표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107조원을 넘어 사상 최대였다. 그런데 발표 당일 주가는 2% 넘게 내렸다.
그 주 전체로 보면 삼성전자는 26만2천원에서 21만5천500원으로 17.8% 빠졌다. 이보다 큰 주간 하락은 2008년 10월 20~24일의 19.3%뿐이다.
SK하이닉스는 더 아팠다. 168만1천원이던 주가가 127만2천원이 됐다. 24.3% 하락으로, 2008년 11월 17~21일의 31.9% 이후 가장 컸다.
2008년의 두 주는 신용경색 속에 실적이 무너지던 시기였다. 이번에는 장사가 가장 잘된 분기 직후에 같은 급의 낙폭이 났다. 주가를 끌어내린 힘이 회사 안이 아니라 밖에 있었다고 봐야 하는 이유다.

한 주 -24.3%, 상당 부분은 10월 15일 하루에 몰렸다
10월 15일 하루에 코스피는 7.57% 떨어져 5,554.22로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9.48%, SK하이닉스는 11.06% 내렸다.
주간 낙폭의 절반 안팎이 이날 하루에 났다. 매일 조금씩 실망이 쌓인 장이 아니라, 한 번에 출구로 몰린 장이었다.
이튿날인 16일 코스피는 2.05% 올라 5,668.05로 8거래일 연속 하락을 끊었다. 삼성전자는 2.62%, SK하이닉스는 0.79% 올랐다.
반등 폭이 하락 폭에 한참 못 미쳤다.

주당 얼마가 빠졌나, 보유 주식 수만 곱하면 된다
퍼센트보다 금액이 실감 난다. 삼성전자는 한 주 동안 1주당 4만6,500원이 빠졌다. SK하이닉스는 1주당 40만9,000원이다.
자기 보유 주식 수에 이 금액을 곱하면 지난 5거래일 평가손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주가가 높아 몇 주만 들고 있어도 손실이 수백만원 단위로 커진다.
빚을 내서 산 사람에게는 이 숫자의 의미가 다르다. 평가액이 줄면 담보가치도 함께 줄고, 증권사가 정한 담보 비율 아래로 떨어지면 추가 증거금 요구나 반대매매가 따라온다.

외국인 197조원 매도, 이번 주 11조원은 그 흐름의 한 토막이다
이번 주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11조2,068억원을 순매도했다. 그중 삼성전자 3조4,763억원, SK하이닉스 5조3,565억원으로 두 종목에서만 약 8조8,328억원이다. 전체 외국인 순매도의 78.8%다.
더 큰 그림은 연간 숫자에 있다. 외국인은 올해 코스피에서 197조원 넘게 팔았다. 2025년은 약 4조원 순매도, 2024년은 보합, 2023년은 약 11조원 순매수였다.
직전 3년과 비교하면 규모가 아니라 방향 자체가 바뀐 해다.
보유율이 그 흔적이다. 삼성전자 외국인 보유율은 연초 52.40%에서 16일 45.98%로 내려와 2009년 7월 7일 이후 최저가 됐다. SK하이닉스는 연초 54.64%에서 48.85%까지 떨어졌다.

외국인이 판 물량은 누가 받았나, 7월 신용잔고 5조원대의 의미
외국인이 팔면 누군가는 산다. 7월 6일 신용잔고는 삼성전자 5조5,075억원, SK하이닉스 5조3,049억원이었다. SK하이닉스는 사상 최고였다.
그때도 외국인은 6월 19일부터 13거래일 연속 두 종목을 팔고 있었다. 빚을 낸 개인이 그 물량을 받아냈다.
이 구조에서 하루 9~11%짜리 급락은 숫자 이상의 일을 한다. 담보가치가 줄어든 계좌에서 팔고 싶지 않아도 팔리는 물량이 나오고, 그 물량이 다시 가격을 누른다. 10월 15일의 낙폭이 유독 깊었던 것도 이 고리와 무관하지 않을 수 있다.
10월 현재 잔고와 반대매매 규모는 금융투자협회 통계로 보면 된다. 그 숫자가 7월보다 줄었다면 개인이 이미 짐을 내려놓은 것이고, 그대로라면 다음 급락 때 같은 고리가 또 돈다.
증권가가 갈린 곳은 업황이 아니라 투자자의 불안이다
업황을 나쁘게 보는 사람은 드물다. ASML은 내후년까지 고객사 수요를 다 맞추기 어렵다고 했고, TSMC는 수요 둔화 징후가 전혀 없다고 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장기공급계약(LTA) 확대와 공급 부족 장기화 등 과거와 달라진 (반도체) 산업 구조를 감안하면 현재 (반도체주의) 밸류에이션 할인은 과도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도 "최근 반도체 주가의 급격한 조정은 펀더멘털 훼손이 아닌 금융시장의 위험 회피 심리가 초래한 일시적 가격 왜곡에 가깝다"고 봤다.
신중론의 근거는 바로 그 점이다. 기록적 실적에도 시장은 중국의 반도체 추격과 AI 투자 속도조절론에 더 크게 반응했다. 박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려가 단기간 내에 해소되기는 어려워 보이고, 변동성 확대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실적이 주가를 못 지켰다면, 다음 실적도 주가를 혼자 끌어올리기 어렵다.
16일 삼성전자 외국인 순매수 1,820억원, 반등의 첫 신호인가
16일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3,410억원 순매수로 돌아섰다. 삼성전자는 1,820억원 순매수로 13거래일 만에 처음 샀다.
SK하이닉스는 달랐다. 같은 날에도 740억원 순매도로 16거래일 연속 팔렸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4,858억원, 6,824억원을 순매도했다.
우리가 보는 판단은 이렇다. 이번 폭락은 실적이 틀려서가 아니라 외국인이 떠나서 난 것이니, 회복도 실적 발표가 아니라 외국인 순매수가 며칠 이어지느냐로 판가름 난다. 매일 장 마감 뒤 거래소 투자자별 매매동향에서 두 종목의 외국인 순매수 연속 일수를 보면 된다.
삼성전자는 그 줄을 하루 끊었고 SK하이닉스는 아직이다. 두 종목의 반등 속도는 같은 업황이 아니라 이 숫자에서 갈릴 것이다.
이 글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매수나 매도를 권하지 않습니다. 외국인 수급과 투자 심리는 실적과 무관하게 크게 출렁일 수 있고, 신용으로 산 주식은 급락 때 반대매매로 손실이 커질 수 있습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독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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