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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센스 연속혈당측정기, 유럽에서는 라이프스캔 '원터치' 이름을 단다

서학개미 투자포럼 편집팀 ·
아이센스 연속혈당측정기, 유럽에서는 라이프스캔 '원터치' 이름을 단다

집에 당뇨가 있는 가족이 있다면 식탁 한쪽에서 이 장면을 봤을 겁니다. 손가락 끝을 바늘로 찌르고, 맺힌 피 한 방울을 손톱만 한 검사지 끝에 대면 작은 기계가 숫자를 띄웁니다. 그 기계에 자주 찍혀 있는 이름이 케어센스이고, 만드는 회사가 아이센스(099190)입니다. 케어센스는 소비자 투표로 뽑는 올해의 브랜드 대상 혈당측정기 부문을 14년 연속 받았습니다.

11월 4일 이 회사가 내놓은 3분기 실적은 연결 매출 865억원, 영업이익 38억원이었습니다. 팔에 붙여 두면 5분마다 혈당을 휴대폰으로 보내는 연속혈당측정기 케어센스 에어가 한 분기에 104억원어치 팔려 분기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숫자는 대개 거기까지 전해집니다. 이 센서가 바다 건너 어떤 이름을 달고 나가는지는 잘 다뤄지지 않습니다.

2027년 1분기부터 독일·포르투갈·벨기에·아일랜드에서 이 센서는 케어센스가 아니라 라이프스캔의 원터치 비타라는 이름으로 팔릴 예정입니다. 라이프스캔은 로슈와 세계 자가혈당측정기 1·2위를 다투는 회사입니다. 자기 이름 대신 남의 이름을 다는 이상한 선택처럼 보이지만, 아이센스에게는 처음 가는 길이 아닙니다. 아이센스는 한국 밖에서 OEM·ODM 공급을 해 왔고, 새 무기인 연속혈당측정기도 자체 브랜드 판매와 PL 공급을 함께 탑니다.

측정기와 검사지는 다른 회사 상표로도 나갔다

아이센스는 2000년 광운대 화학과 교수였던 차근식·남학현 두 사람이 세웠고, 2003년 케어센스를 내놨습니다. 지금 케어센스는 114개국 이상에 나갑니다. 그 길이 전부 케어센스 간판을 달고 난 것은 아닙니다. 2021년 이 회사의 측정기와 검사지는 미국 월마트, 제약사 사노피, 국내 한독을 거쳐 110여 개국에 공급되고 있었습니다. 주문한 회사의 상표를 붙여 만들어 넘기는 OEM·ODM 거래가 그 길의 한 축이었고, 그해 자가혈당측정기 관련 매출의 약 80%가 해외에서 나왔습니다.

이 구조는 지금도 장부를 움직입니다. 2026년 1분기 아이센스 매출은 745억원으로 1년 전보다 2.3% 줄었는데, 회사가 꼽은 감소 요인이 일부 ODM 거래선의 물량 감소였습니다. 남의 상표로 나가는 주문이 줄면 아이센스 매출이 그대로 줄어듭니다. 마트와 제약사는 자기 이름이 붙은 측정기를 팔고, 아이센스는 그 뒤에서 공장을 돌려 값을 받습니다. 주문한 쪽의 상표로 팔리는 제품도 아이센스의 공급 매출로 이어집니다.

아이센스(099190) — 검사지는 남의 상자에 담겨 나갔다 도판

2,700만달러로 산 것은 판매대였다

2023년 5월 아이센스는 미국 혈당측정기 회사 아가매트릭스의 지분 100%를 2,700만달러에 샀습니다. 2001년에 세워진 이 회사는 CVS, 사노피, 얼라이언스 헬스케어 같은 곳에 혈당측정기를 대 왔고, 2025년 9월 보도에서는 영국 자가혈당측정기 시장 점유율 4위로 소개됐습니다. 영국에서 파는 제품 대부분은 국민보건서비스(NHS) 경로로 나갑니다. 인수 당시 남학현 대표는 자가혈당측정기뿐 아니라 연속혈당측정기에서도 시너지를 기대한다고 했습니다.

그 시너지가 어떤 모양인지는 2025년 9월 영국에서 드러났습니다. 아이센스는 연속혈당측정기를 ALLYcgm이라는 이름으로 영국에 내놓았는데, 만드는 일은 아이센스가, 마케팅과 유통은 아가매트릭스가 맡았습니다. 아이센스 공장에서 나온 센서가 영국에서는 자회사가 새로 붙인 상표를 달았습니다. 아이센스는 이 회사의 마케팅·유통망을 통해 영국에 연속혈당측정기를 내놓았습니다.

인수한 아가매트릭스의 실적에는 영업손실도 이어졌습니다. 아가매트릭스는 2023년 29억원, 2024년 9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2025년에는 3분기까지 누적 적자를 1억원대로 줄였습니다. 남의 판매대에 물건을 넣던 회사가 이제는 판매대의 적자까지 자기 연결 장부에 함께 올립니다.

아이센스(099190) — 2,700만달러로 산 것은 판매대였다 도판

독일에서는 자체 상표와 원터치 비타를 함께 판다

2026년 2월 12일 아이센스는 라이프스캔과 연속혈당측정기 PL 공급 계약을 맺었습니다. 아이센스가 공급하는 제품을 라이프스캔의 상표로 판매하는 방식입니다. 아이센스가 케어센스 에어를 바탕으로 한 센서를 만들어 넘기면, 라이프스캔이 대표 상표 원터치를 붙인 원터치 비타로 2027년 1분기 유럽 4개국에서 먼저 팝니다. 라이프스캔은 40년 넘게 혈당 관리 제품을 팔아 왔고, 유럽 전역에 수만 곳의 약국·병의원 유통망을 갖고 있습니다.

눈여겨볼 곳은 나라 목록입니다. 독일과 벨기에는 2026년 상반기에 케어센스 에어가 자기 이름으로 공보험 등재를 마친 나라인데, 라이프스캔 계약의 첫 4개국에도 들어 있습니다. 아이센스는 원터치 비타를 내보내면서 자기 상표 제품도 함께 팔겠다고 밝혔습니다. 계획대로라면 독일에서는 아이센스의 자체 상표 제품과 원터치 비타가 함께 팔립니다.

이 계약은 비독점입니다. 남 대표는 세계 최고 회사라도 독점권은 주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파트너가 판매에 힘을 충분히 쏟지 않으면 회사가 큰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이유였습니다. 출시는 유럽 4개국에서 시작해 순차 확대할 계획이고, 계약에 미국은 들어 있지 않습니다. 남의 판매망은 빌리되, 그 판매망 하나에 회사의 운명을 다 맡기지는 않는 계약입니다.

아이센스(099190) — 같은 센서, 두 개의 이름 도판

매출 열에 아홉은 아직 연속혈당측정기 밖에서 나온다

연속혈당측정기가 이 회사의 내일이라면, 오늘 매출에는 기존 사업의 몫이 여전히 큽니다. 2026년 1~3분기 아이센스 연결 매출 2,503억원 가운데 연속혈당측정기는 282억원이었습니다. 282억원은 이미 2025년 한 해 연속혈당측정기 매출을 넘긴 숫자인데도 그렇습니다. 100원어치를 팔면 연속혈당측정기 몫은 11원 남짓이고, 나머지 89원 가까이는 연속혈당측정기 밖에서 나옵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13억원이었습니다.

연속혈당측정기 안에서도 한국과 해외가 번갈아 앞섭니다. 2025년에는 국내 109억원, 해외 67억원으로 한국이 앞섰고, 2026년 상반기에는 해외가 101억원으로 국내를 넘었다가 3분기에는 다시 국내 55억원, 해외 49억원이었습니다. 회사는 2026년 연속혈당측정기 매출의 약 60%를 해외에서 내겠다고 했고, 3분기까지 누적으로는 282억원 가운데 150억원이 해외였습니다. 한국에서는 케어센스 에어라는 자기 이름으로 팔리고, 해외에서는 그 이름과 ALLYcgm, 곧 나올 원터치 비타가 함께 길을 냅니다.

아이센스의 연속혈당측정기 미국 출시는 아직 목표로 남아 있습니다. 아이센스는 차세대 제품 케어센스 에어2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직접 준비하고 있고, 미국 출시 목표는 2028년입니다. 회사 재무책임자는 허가 뒤 미국에서도 PL 방식이 유력하다고 말했습니다. 허가는 독자적으로 준비하고, 판매는 PL 방식을 유력하게 보는 구상입니다.

아이센스(099190) — 매출 열에 아홉은 아직 손가락 끝에서 도판

다시 식탁 위로 돌아가면, 케어센스를 쓰는 집의 서랍 속 상자에는 그 이름이 또렷하게 찍혀 있습니다. 2027년 1분기 독일에서는 케어센스 에어 기반의 원터치 비타를 출시하고, 자체 상표 제품도 함께 팔 계획입니다.

아이센스에게 케어센스는 해외에도 나가는 간판이고, 일부 해외 시장에서는 다른 판매 상표도 함께 쓰입니다. 영국의 ALLYcgm과 유럽 출시를 준비하는 원터치 비타는 아이센스가 생산·공급하는 센서입니다.

작성 기준: 아이센스 2026년 3분기 연결 잠정실적 보도(뉴스핌 2026년 11월 4일), 2026년 1분기 잠정실적 보도(이데일리 2026년 4월 27일), 2025년 실적·자회사 실적 보도(데일리팜 2026년 2월 23일), 라이프스캔 PL 공급계약 보도(뉴스핌 2026년 2월 12일, 이데일리 남학현 대표 인터뷰 2026년 2월 23일), 아가매트릭스 인수 보도(쿠키뉴스 2023년 5월 19일), 영국 ALLYcgm 출시 보도(한국경제 2025년 9월 15일), 창업·OEM 공급 보도(이데일리 2021년 8월 9일), 케어센스 브랜드 수상·케어센스 에어 3주년 보도(아시아경제 2026년 9월 7일, 메디게이트뉴스 2026년 9월 11일)(2026년 11월 8일 확인). 3분기 수치는 잠정치입니다. 100원당 연속혈당측정기 몫(11원 남짓)과 1~3분기 해외 연속혈당측정기 매출(150억원)은 보도 수치로 계산한 값입니다. 원터치 비타 출시와 미국 출시는 회사가 밝힌 계획이며 일정은 바뀔 수 있습니다.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하는 글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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