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씨티 거래정지, 횡령 고소액 26억은 신한은행 계약 한 건보다 크다

케이씨티(089150)가 전 팀장 25억9800만원 횡령 고소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됐습니다. 은행 카드 발급기 계약 한 건보다 큰 금액입니다.

케이씨티(089150)는 10월 19일 장 마감 뒤 시간외 기준 1,506원(-0.07%)에 거래됐고, 이날 거래량은 1만7542주였습니다. 같은 날 저녁 회사는 전 경영지원부 팀장을 횡령 혐의로 고소했다고 공시했고, 한국거래소는 이 회사 주권의 매매거래를 정지했습니다.
고소장에 적힌 금액은 25억9815만9678원입니다. 은행 창구에 들어가는 카드 발급기를 신한은행에 넉 달 동안 공급하기로 한 계약이 21억4000만원이었습니다. 이 회사에서는 계약 한 건보다 큰 돈이 회사 안에서 빠져나갔다는 고소가 나온 것입니다.
10월 19일 공시 세 건에는 무엇이 적혔나?
첫째는 횡령·배임 혐의 발생 공시입니다. 회사는 전 경영지원부 팀장 김모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횡령)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고소 금액은 25억9815만9678원, 그중 아직 되찾지 못한 돈은 12억661만5033원입니다.
공시 숫자대로라면 절반을 조금 넘는 13억9154만여 원은 이미 회복된 상태입니다. 회사는 두 금액 모두 고소장 내용에 기초한 것이어서 수사 결과에 따라 바뀔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둘째와 셋째는 거래소 공시입니다.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사유가 생겼다는 이유로 주권 매매거래가 정지됐고, 실질심사 관련 안내가 함께 나왔습니다. 원문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있습니다.
실질심사는 거래소가 이 회사를 계속 상장시켜 둬도 되는지 들여다보는 절차입니다. 회사는 "수사기관의 수사에 성실히 협조하고, 법적 절차를 통해 피해 금액 회수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내부통제를 강화해 재발을 방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은행 창구 안쪽 기계를 만드는 회사입니다
은행에서 통장을 정리하면 통장이 기계 안으로 들어갔다가 찍혀 나옵니다. 그 통장프린터가 케이씨티의 물건입니다. 창구 직원 자리의 통합단말기, 영업점 ATM, 지로·공과금을 받는 수납 ATM, 번호표를 뽑는 순번대기 시스템도 만듭니다.
창구 밖으로도 나갑니다. 영업점에서 카드를 바로 찍어 주는 카드 발급기, 복권을 파는 복표발매기, 경마장의 마권발매기, 사람이 없는 무인마권발매기와 무인관세수납기까지 품목에 있습니다. 돈을 받고 내주는 자리마다 놓이는 특수단말기입니다.
2026년 2분기 매출을 사업부문으로 나누면 단말시스템이 84%입니다. 공시에 이름이 나온 고객은 신한은행(카드 발급기), 동행복권(복권 단말기), 하나은행(지능형 창구 안내시스템)입니다.
넉 달짜리 계약 하나가 매출의 18%입니다
신한은행 계약은 2025년 8월 21일 맺었습니다. 21억4000만원(부가세 별도)어치 카드 발급기를 2025년 9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공급하는 단가 계약이었고, 이 금액이 직전 매출의 18.34%였습니다.
계약 조건이 이 회사의 장사 방식을 보여 줍니다. 기계는 외주로 생산하고, 은행이 검수를 마친 뒤에 대금을 받으며, 선급금은 없습니다. 공시에는 최근 3년간 신한은행과 같은 종류의 계약을 이행한 이력이 없다고 적혔습니다. 새로 뚫은 거래처였습니다.
그보다 앞선 2025년 1월에는 동행복권과 복권 단말기 공급계약 약 24억원을 공시했습니다. 최근 매출의 15.17%였고, 계약은 2025년 7월 31일 끝나는 조건이었습니다.
은행·복권 단말은 몇 달짜리 계약이 번갈아 들어오는 일감입니다. 한 건이 매출의 6분의 1에서 5분의 1을 차지하니, 수주가 있는 해와 없는 해의 실적 차이가 클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고소액 26억은 이 회사에 얼마나 큰 돈인가?
같은 단위로 놓으면 답이 바로 나옵니다. 고소액 25억9815만원은 신한은행 카드 발급기 계약(21억4000만원)보다 크고, 동행복권 단말기 계약(약 24억원)보다도 큽니다.
신한은행 계약이 직전 매출의 18.34%였으니, 그보다 큰 고소액은 같은 매출의 5분의 1을 넘습니다. 은행 영업점에 넉 달 동안 기계를 깔아 번 돈보다 많은 금액이 한 사람의 혐의로 걸려 있습니다.
아직 돌아오지 않은 12억661만원만 따져도 두 계약 각각의 절반을 넘습니다. 이 회사 규모에서 이 돈은 장부 한쪽의 사고가 아니라 한 해 일감의 상당 부분과 맞먹는 크기입니다.
매출의 16%는 단말기가 아니라 건물에서 나옵니다
케이씨티의 사업부문은 둘입니다. 2026년 2분기 기준 단말시스템 84%, 부동산임대 16%입니다. 단말기 회사 매출의 일곱 중 하나 가까이가 임대료입니다.
회사는 2015년 서울 청담동 토지와 건물을 취득했습니다. 계약 하나에 실적이 출렁이는 단말 사업 옆에 해마다 들어오는 임대 수입이 함께 있는 회사입니다.
지분 57.49%는 한국지주가 쥐고 있습니다
케이씨티는 2002년 12월 한국지주에서 물적분할해 한국컴퓨터(주)로 출발했습니다. 2005년 부설 기술연구소를 세웠고, 2006년 코스닥에 상장했으며, 2012년 지금의 상호로 바꿨습니다.
분할 뒤에도 모회사는 떠나지 않았습니다. 최대주주 한국지주가 986만주, 지분 57.49%를 갖고 있고 시장에서 도는 주식은 42.51%입니다. 거래정지로 묶인 소액주주 몫이 이 42.51% 안에 있습니다.
경영진도 최근 움직였습니다. 회사는 10월 15일 임시주주총회 결과와 대표이사 변경을 공시했고, 4일 뒤 횡령 고소 공시가 나왔습니다.
케이씨티 주가 전망보다 먼저 정해질 것은 무엇인가?
매매가 멈춘 지금 주가를 정하는 것은 거래소 절차입니다. 거래소가 실질심사 결과로 상장 유지 여부를 판단하기 전까지 거래는 열리지 않습니다.
숫자도 아직 움직입니다. 회사 스스로 고소액 25억9815만원과 미회복액 12억661만원이 수사 결과에 따라 바뀔 수 있다고 공시했습니다. 남은 12억원을 얼마나 되찾느냐가 이 사건이 회사 재무에 남길 크기를 정합니다.
본업은 그대로입니다. 은행 창구와 복권 판매점에 들어가는 단말기 계약이 한 건에 매출의 15~18%를 채워 온 회사입니다. 이번 사건은 그 계약 한 건보다 큰 돈이 바깥 고객이 아니라 회사 안쪽에서 새어 나갔다는 고소이고, 거래소는 바로 그 안쪽을 심사하게 됩니다.
함께 보기
국내뉴스 최신
더보기보험업권 상생기금 96억원, 치매 환자 8만명의 사고 배상을 가족에서 보험으로 옮긴다
보험업권 상생기금 96억원을 포함한 105억원이 2027년부터 2년간 취약 노인 57만명의 낙상치료비·금융교육·건강관리에 쓰인다. 치매배상책임보험 무상 가입은 약 8만명으로, 지역 치매센터 등록 환자 약 50만명 가운데 일부다. 보험료와 보장한도는 공개되지 않았다.
20시간 전

청년미래적금 1차 탈락 40만9천명, 소득보다 동의·서류에서 더 많이 걸렸다
청년미래적금 2차 가입 신청자는 68만8천명이고 25~29세가 33.9%로 가장 많다. 1차 때 신청자 중 계좌까지 연 사람은 59.1%였고, 탈락의 절반가량은 소득이 아니라 동의·서류 문제였다. 2차 신청자는 사전심사 결과와 이의신청, 11월 16~27일 계좌개설 기간을 지켜야 실제 가입자가 된다.
1일 전

핀다 대원저축은행 인수, 총자산 31억원짜리 은행에 120억원을 냈다
대출 비교 플랫폼 핀다가 대원저축은행 지분 100%를 약 12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고, 금융위원회는 10월 21일 정례회의에서 최종 의결한다. 대원저축은행은 총자산 31억원, 총여신 0원 수준으로 사실상 영업이 멈춘 곳이라, 핀다가 값을 치른 대상은 자산보다 예금을 받아 직접 빌려줄 수 있는 저축은행 면허로 볼 수 있다.
1일 전

토스증권 내부통제 TF, 과태료 840만원은 고객이 못 보는 서류에서 났다
토스증권은 김규빈 대표 연임 직후 대표가 직접 이끄는 내부통제 점검 TF를 꾸리고, 준법 역량을 인사 평가와 보상에 반영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올해 실제로 걸린 과태료 840만원은 고객이 못 보는 약관 보고·신고 절차에서 나왔다. 선언이 실행으로 이어지는지는 연말 점검 결과와 평가제도에 이 절차들이 들어가는지로 갈린다.
1일 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