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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제약 유상증자 철회, 주식 66% 늘릴 194억 증자 5개월 만에 접었다

경남제약(053950)이 10월 12일 194억원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철회했습니다. 주식 수를 66% 늘릴 증자였고, 금감원 정정요구로 심사가 길어지자 주관사 SK증권이 계약을 해제했습니다.

경남제약 유상증자 철회, 주식 66% 늘릴 194억 증자 5개월 만에 접었다

경남제약(053950)이 10월 12일 철회한 유상증자는 지금 주식 1961만9649주에 새 주식 1300만주를 더하는 증자였습니다. 기존 주주가 1주당 0.66주씩 새 주식을 받아 주당 1,499원에 돈을 내는 구조였고, 회사는 이렇게 모은 194억8700만원을 제품 마케팅과 원재료 구입에 쓸 계획이었습니다. 철회로 주식 수가 66% 늘어나는 희석은 없던 일이 됐고, 회사가 다섯 달 가까이 기다린 194억원도 함께 사라졌습니다.

이날 경남제약 주가는 장중 한때 2,410원까지 올라 전 거래일보다 20.6% 높았다가, 1,998원으로 전날보다 1원 낮게 장을 마쳤습니다. 거래량은 208만5653주로 전 거래일 10만3098주의 20배였습니다.

두 번 고친 증자, 주관사가 먼저 계약을 풀었다

증자는 5월 21일 이사회에서 시작됐습니다. 처음 계획은 새 주식 1100만주, 190억8500만원 규모였고, 기존 주주가 청약하지 않고 남긴 주식은 일반 투자자에게 파는 방식이었습니다. 당시 주식 수의 70.38%에 이르는 물량이었고, 대표주관사는 SK증권이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6월 8일 증권신고서를 고쳐 내라고 요구했습니다. 경남제약은 6월 23일 신주배정기준일과 청약 일정을 모두 「추후결정」으로 바꿨고, 같은 날 엑스라는 법인에 새 주식 399만178주를 주당 1,629원에 넘기는 65억원 규모 제3자배정 증자를 따로 결정했습니다. 발행가는 결의일 종가 2,320원보다 29.8% 낮았습니다. 이 돈은 7월 1일 들어왔고, 경남제약 주식 수가 1563만주에서 1962만주로 늘어난 것이 이때입니다.

회사는 9월 7일 신고서를 다시 냈습니다. 일반공모를 빼고 기존 주주에게만 배정하는 방식으로 바꾸면서 물량은 1300만주로 늘렸고, 예정 발행가는 1,499원, 신주배정기준일은 9월 22일, 청약은 11월 2~3일로 잡았습니다. 기준일이 지나 누가 새 주식을 받을지는 이미 정해진 상태였습니다.

경남제약 유상증자 철회까지 다섯 달 연표. 5월 21일 1100만주·190억 증자 결정, 6월 8일 금감원 정정요구, 9월 7일 1300만주·주당 1499원으로 정정, 10월 8일 SK증권 계약 해제 통지, 10월 12일 철회

청약까지 가지 못했습니다. 회사는 철회신고서에서 금감원 정정요구로 신고서 보완 검토가 이어지고 심사 일정이 길어지면서 자금 조달 시기와 사용 계획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나왔다고 적었습니다. SK증권은 10월 8일 모집주선계약 해제를 통지했고, 경남제약은 4일 뒤 증자 결정과 증권신고서를 함께 거둬들였습니다.

SK증권이 맺은 계약은 주식을 인수하는 계약이 아니라 청약을 모아 주는 모집주선계약이었습니다. 주관사가 남는 주식을 떠안을 의무가 처음부터 없는 구조였고, 그 주선마저 청약을 25일 앞두고 끝났습니다.

194억원은 지금 파는 제품에 쓸 돈이었다

5월 계획에서 경남제약은 증자 대금 전부를 운영자금으로 잡았습니다. 마케팅에 120억원, 원부자재 확보와 외주비에 70억원입니다. 공장이나 새 사업에 들어가는 돈은 없었습니다.

경남제약 마케팅의 중심은 레모나입니다. 1983년에 나온 이 분말 비타민은 2026년 1분기 경남제약 매출 161억원 가운데 45억원, 28%를 차지했습니다. 2025년 레모나 매출은 143억원으로 1년 전보다 19.7% 줄어 3년 연속 감소했습니다.

철회로 사라진 것 두 가지를 나란히 보여 주는 카드. 왼쪽은 기존 주식 1962만주에 더해질 뻔한 새 주식 1300만주(66% 희석), 오른쪽은 들어오지 않게 된 194억원과 5월 계획의 쓰임새 마케팅 120억원·원부자재 70억원

회사 현금 사정도 이 돈이 급했던 이유입니다. 경남제약은 2025년 매출 559억원에 영업손실 17억원을 내 2021년부터 5년 연속 적자였습니다. 2026년 1분기에는 영업이익을 냈지만 영업활동에서 현금이 28억원 빠져나갔고, 5월 만기가 돌아온 시설자금 대출 240억원은 가진 현금으로 모두 갚았습니다. 65억원 제3자배정이 들어온 뒤에도 회사가 9월에 증자를 1300만주로 키워 다시 낸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2년 전 모은 194억원, 공장 투자는 18.3%만 나갔다

경남제약이 주주에게 돈을 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24년 10월에도 주주배정 증자로 194억원을 모았습니다. 그때 회사가 밝힌 쓰임새는 아산·의령공장 시설투자 87억6400만원, 서울 신당동 부동산 관련 시설자금 28억9800만원, 원부자재 매입 77억9800만원이었습니다.

이번 증자 신고서가 나온 2026년 5월까지 아산·의령공장 투자 집행률은 18.3%였습니다. 공장에 쓰겠다며 받은 87억원 가운데 실제로 나간 돈은 16억원 남짓입니다.

신당동 부동산은 다른 길로 갔습니다. 경남제약은 7월 이 부동산을 콘텐츠 회사 아센디오에 현물로 출자하고 그 대가로 아센디오 새 주식을 받기로 했습니다. 법원이 인가한 출자 가액은 131억원입니다. 아센디오는 경남제약이 올해 연결 종속회사로 편입한 회사입니다. 2024년 증자에서 시설자금 28억9800만원을 배정했던 부동산이 지금은 자회사 주식으로 바뀌는 중입니다.

2024년 10월 증자 194억원의 행방을 정리한 카드. 아산·의령공장 시설투자 87억6400만원 중 집행률 18.3%, 신당동 부동산은 131억원 가액으로 아센디오에 현물출자

190억원을 다시 청한 회사는 2년 전 공장에 쓰겠다고 받은 돈의 5분의 1도 공장에 쓰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2대주주 미니쉬테크놀로지는 가진 경남제약 주식 284만294주 전부를 저축은행 대출 원금 50억원(연 13%)의 담보로 잡혀 있었다고 9월에 보도됐습니다. 1주당 0.66주를 현금으로 사야 하는 증자에서 기존 주주가 얼마나 지갑을 열지는 처음부터 쉬운 계산이 아니었습니다.

장중 20% 올랐다가 보합으로 닫힌 하루

10월 12일 주가 움직임은 철회의 두 결과로 읽힙니다. 주당 1,499원짜리 새 주식 1300만주가 시장에 풀릴 부담이 사라지자 장중 20.6%까지 올랐고, 그 1300만주로 메우려던 194억원이 들어오지 않는다는 사실이 남으면서 종가는 전날과 같은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회사는 철회가 기존 사업과 신제품 개발의 중단은 아니라며, 영업현금흐름과 재무 상황을 보고 필요한 자금의 규모와 조달 방법을 다시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6월처럼 제3자배정으로 가면 기존 주주는 청약 기회 없이 지분이 묽어지고, 주주배정으로 다시 가면 이번에 멈춘 심사를 처음부터 거쳐야 합니다. 마케팅비 120억원을 어느 쪽 돈으로 채우느냐가 이번 철회 뒤 경남제약 주주에게 남은 문제입니다.

이 글은 2026년 10월 12일 기준으로 작성했습니다.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는 글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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