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중앙은행, 암호화폐 법안에 제동 건 이유

우크라이나 중앙은행(NBU)은 암호화폐 규제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법안 10225-d의 현행안을 반대하고 최종 표결 전 수정을 요구했습니다. 해외 발행 토큰이 전자화폐처럼 쓰이면 통화주권이 흔들리고, 거래 플랫폼 수를 증권 규제기관 재량에 맡기면 독점과 부패 위험이 생긴다는 것이 이유입니다. 쟁점은 합법화 여부보다 누가 안전장치를 쥐느냐입니다.

뉴스 핵심
- NBU의 반대 대상은 암호화폐 규제가 아니라 법안 10225-d의 현행안이며, MiCA와 IMF 권고에 맞춘 규제는 지지한다.
- 핵심 쟁점은 해외 발행 토큰의 통화주권 위협과 거래 플랫폼 사업자 수를 증권 규제기관 재량에 맡긴 조항이다.
- 우크라이나는 2022년 3월 가상자산법에 서명하고도 세법이 따라오지 않아 4년 넘게 시행하지 못했다.
중앙은행은 암호화폐를 반대하는 걸까, 현행안을 반대하는 걸까
우크라이나 중앙은행(NBU)이 암호화폐를 합법화하고 규제하는 법안 10225-d의 현행안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최종 표결 전에 의원들이 법안을 고쳐 달라는 요구도 함께 냈습니다.
이름만 보면 중앙은행이 암호화폐를 막으려는 것처럼 읽힙니다. 하지만 NBU는 유럽연합 MiCA 체계와 국제통화기금(IMF) 권고에 기반한 암호화폐 규제는 지지한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그래서 이 사건의 질문은 합법화에 찬성하느냐가 아닙니다. 같은 규제를 두고 누가 해외 토큰을 걸러 내고 누가 사업자 문을 여닫느냐가 갈립니다. 우리는 이 싸움을 크립토 찬반이 아니라 심판을 누가 보느냐의 다툼으로 읽습니다.
NBU는 의원·규제기관·암호화폐 업계 대표들과 논의하면서 제기한 핵심 우려가 법안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협의는 했는데 결과물에 빠졌다는 주장입니다.

11월 3일 밤에야 받은 최종 본문, 절차에 무슨 문제가 있었나
NBU는 법안 최종본을 11월 3일 화요일 늦게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의회 위원회가 2독회 상정을 승인하기 직전이어서 바뀐 부분을 검토할 시간이 부족했다는 설명입니다.
규제를 받는 쪽, 그리고 화폐를 책임지는 쪽이 마지막 버전을 승인 직전에야 봤다는 얘기입니다. NBU는 법안 작성 과정이 충분히 투명하지 않았다고도 평가했습니다.
이 대목은 NBU의 주장이어서 의회 쪽 설명과 맞춰 봐야 합니다. 그래도 반대 논리의 순서는 분명합니다. 절차에서 먼저 불만을 쌓고, 그다음 조항의 내용을 문제 삼았습니다.

해외 토큰은 왜 통화주권 문제가 되나
NBU가 가장 앞세운 우려는 해외 발행 토큰입니다. 발행국에서 감독을 받지 않는 토큰도 우크라이나로 들어올 수 있는데, 법안이 이를 충분히 막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NBU는 전자화폐처럼 작동하는 해외 토큰이 통화주권을 위협한다고 경고했습니다. 발행자가 우크라이나 자산에 적용되는 규칙을 우회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도 짚었습니다.
쉽게 말하면 국내에서 발행한 토큰에는 중앙은행의 규칙이 닿는데, 밖에서 발행한 토큰은 같은 규칙 밖에 서게 됩니다. 결제 수단처럼 쓰이는 순간 중앙은행이 관리하는 돈의 길과 나란히 다른 길이 열립니다.
2025년 9월 NBU 총재는 가상자산이 지급수단이 될 수 없고 NBU의 제한을 우회하는 도구가 되어선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반대는 그때 그은 선을 다시 확인한 것입니다.
전쟁 중에 환율과 자본 이동을 NBU가 쥐고 있는 나라라는 점을 감안하면, 코인이 통제를 피해 가는 통로가 되느냐가 법안의 진짜 쟁점이라고 우리는 봅니다.

거래 플랫폼 3개가 5년간 증권위 재량으로 바뀌었다는 주장
두 번째 반대 이유는 거래 플랫폼입니다. NBU는 법안이 플랫폼 수를 증권 규제기관 재량에 맡겨 독점과 부패 위험을 낳는다고 지적했습니다.
NBU의 설명에 따르면 협의 과정에서는 경쟁으로 처음 3개 사업자만 뽑자는 타협이 있었고 NBU도 받아들였습니다. 그런데 최종안은 처음 5년간 사업자 수를 증권시장위원회가 정하도록 바뀌었다는 것입니다.
돈의 흐름으로 보면 이익은 선발되는 소수 사업자와 세수를 걷는 국가에 모이고, 해외 토큰 유입과 통제 우회의 위험은 NBU가 떠안는 구조입니다. 숫자 하나가 막판 본문에서 바뀌었다는 주장이라 NBU가 날을 세운 것으로 보입니다.
세금도 같은 법안에 얽혀 있습니다. 최초안은 소득세 18%에 군사부담금 5%였고, 개정안은 기존 보유 자산에 2028년 말까지 5% 이행 세율을 두고 코인 간 거래는 면세로 명시했습니다. 한 법안에 누가 규제하느냐와 누가 세금을 걷느냐가 함께 들어 있어 중앙은행이 제동을 걸 틈이 생깁니다.

2021년에도 같은 싸움이 있었는데 법은 왜 4년 넘게 시행되지 못했나
비슷한 다툼은 2021년에도 있었습니다. 그해 6월 NBU는 당시 법안이 가상자산을 재화·용역과 교환하는 것을 막지 않아 NBU 통제 밖에 병행 결제체계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증권위는 권한이 없어 헌법에 어긋난다며 둘 다 재검토를 권고했습니다.
그해 10월 젤렌스키 대통령은 새 독립 규제기관을 세울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법안을 거부했습니다. 규제 주체를 디지털전환부·NBU·증권위 셋으로 줄인 수정안을 보냈습니다. 병행 결제체계 표현은 2021년 법안에 대한 말이고 이번 법안을 겨눈 것은 아닙니다.
우크라이나는 2022년 3월 가상자산법에 서명했지만 세법 개정이 따라오지 않아 4년 넘게 시행된 적이 없습니다. 이번 법안은 그 빈 틀에 세금 조항을 채우는 작업입니다.
법을 통과시키는 것과 시행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는 사실을 이 이력이 보여 줍니다. 중앙은행의 통화 우려가 법안 지연에서 되풀이된 변수였다는 점도 확인됩니다.
한국 투자자에게 바뀌는 것은 무엇인가
우크라이나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한국 투자자의 거래와 과세가 직접 바뀌지는 않습니다.
남는 참고점은 논리 구조입니다. 중앙은행이 해외 발행 토큰을 통화주권의 위협으로 보고 평가와 제한 권한을 요구하는 방식은 다른 나라의 스테이블코인 논의에서도 나올 수 있는 형태입니다. 다만 한국 쪽 상황은 별도 근거를 확인해야 해서 이 글에서는 같다고 단정하지 않습니다.
규모 감각도 하나 있습니다. NBU 총재는 2025년 상반기 우크라이나에서 활동하는 가상자산 기업의 회전액이 약 70억 달러라고 밝혔습니다. 법이 시행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시장은 이미 돌아가고 있습니다. 2025년 9월 3일 1차 독회가 246표로 통과된 이유도 거기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이 기사는 우크라이나 암호화폐 법안 논의를 설명하는 정보 제공용 글이며 특정 가상자산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법안은 수정되거나 부결될 수 있고 가상자산 가격은 큰 폭으로 변하므로 투자 판단과 손익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거래소 이용 가이드바로가기
거래소별 조건과 이용 절차를 비교해 보세요. 제휴 링크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함께 보기
코인뉴스 최신
더보기바이낸스 해킹, 국내에서는 거래소 잘못이 없어도 배상하는 방안 검토
바이낸스의 해킹 피해 전액 보전 약속이 국내 거래소 이용자의 배상 권리를 바꾸지는 않는다. 국내 책임 강화 논의의 핵심은 이용자가 거래소의 잘못을 밝혀야 하는 부담을 줄일지, 잘못이 없어도 배상하게 할지에 있다.
2일 전

리퀴드 LBTC 담보 복구, 부족분 600 BTC를 누가 메웠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리퀴드 LBTC는 3억2,000만 달러 규모 해킹 이후 비트코인 담보를 전액 복구했다. 그러나 부족분 약 600 BTC를 누가 메웠는지와 직접 출금 통제는 별개의 문제로 남아, 담보 회복만으로 이용자의 신뢰까지 돌아왔다고 보기는 어렵다.
2일 전

비트코인 7만6000달러, 유가 급락도 못 살린 반등
비트코인은 유가가 7% 넘게 떨어진 날에도 약세를 보였다. 전쟁 완화 기대보다 중요한 것은 9월 이후 반등을 이끌었던 7만6000~7만6600달러에서 매수가 다시 붙느냐다.
3일 전

스트래티지(Strategy) STRC 환매, 비트코인 매입보다 3배 넘게 쓴 이유
스트래티지의 자금 배분은 비트코인 보유량보다 조달 조건을 먼저 보게 한다. 지난주 STRC 환매에 2억820만 달러를 쓰고 현금도 늘린 선택은, 자산을 사들이는 일과 그 돈을 구하는 일이 함께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3일 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