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29일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백주년기념관에서 서울대학교 금융법센터가 주최한 '이사 충실의무 도입에 따른 실무상 쟁점' 세미나에서, 최근 개정된 상법이 기업의 '쪼개기 상장' 문제에 대한 새로운 판단 기준을 제공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의 분할 및 상장 사례를 분석하며 이사회가 지배주주의 이익을 우선하는 결정을 내렸다는 시각이 제시됐다.
이번 상법 개정안은 이사의 충실 의무를 회사의 이익에서 주주의 이익까지 확대했으며, 이사는 ‘총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고 모든 주주를 공평하게 대우해야 할 의무를 지니게 되었다. 노혁준 서울대 로스쿨 교수는 “이제까지는 물적 분할과 상장을 별개의 적법 행위로 보았으나, 개정된 상법에 따르면 이러한 일련의 행위는 지배주주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경우 주주 간 형평을 저해한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노 교수는 전통적인 법적 분석이 개별적으로 해당 행위를 판단하던 미시적 접근에서 벗어나, 기업 결정의 전체적인 맥락을 고려하는 거시적 분석으로의 전환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예를 들어, 대주주가 이사로서 과도한 보수를 받을 경우, 개정된 법 아래에서는 이를 단순한 보수 지급이 아니라, 전체 주주에게 불리한 이익 배분으로 볼 수 있다는 주장이 가능해진 것이다.
또한, 물적 분할이나 인적 분할로 인한 주가 급락은 총주주의 이익을 훼손하며, 이는 개정 법안의 취지에 맞는 논거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특정 사건이 발생해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 이는 전체 주주 이익 보호의 관점에서 위법행위로 해석될 여지를 남긴다. 노 교수는 “거시적 관점에서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으로 주가가 급락할 경우, 이는 총주주 이익을 훼손하는 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개정된 상법에서는 이사를 주주의 사무처리자로 간주할 수 없기 때문에 배임죄 성립 가능성은 낮아진다는 의견도 있다. 이사의 충실 의무와 이익 보호 의무가 추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사와 주주 간의 위임관계가 인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노 교수는 “개정 상법이 주주에 대한 직접적인 법적 의무를 부여한다고 보진 않지만, 입법 의도 측면에서는 회사와 동등한 의무를 부여한다고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변화는 기업 지배구조와 주주 가치에 새로운 논의의 장을 열 것으로 기대되며, 앞으로 기업들이 이사회 결정 과정에서 주주간의 형평을 얼마나 준수할 것인지가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배경에서 상법 개정이 기업 운영에 미치는 실질적인 영향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