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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통장 연장했더니 금리 11%, 어디서 붙었나

마이너스통장 만기를 연장했더니 금리가 연 11%로 찍혔다는 인증샷이 이어지고 있다. 5대 은행 신용대출 금리 하단이 연 5% 수준이니 두 배를 넘는 숫자다. 이 금리는 은행 한 곳의 심술이 아니라 지표금리·가산금리·우대금리 세 층이 연장 날 한꺼번에 다시 매겨진 결과다. 어느 층이 얼마나 올랐고, 어떤 조건이 겹쳐야 연 11%가 되는지 차례로 짚는다.

마이너스통장 연장했더니 금리 11%, 어디서 붙었나

마이너스통장 금리, 연장 때 달라지는 항목

  • 마이너스통장 금리는 지표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하고 우대금리를 뺀 값이며, 만기를 연장할 때 세 층이 모두 다시 매겨진다.
  • 5대 은행 신용대출 하단은 연 5% 수준이지만, 1금융권 은행에도 연 10% 이상 가계대출을 쓰는 차주가 있다.
  • 연 11%는 우대 소멸, 신용 변화, 마이너스통장 할증, 규제로 올린 가산금리가 겹친 결과로 보는 게 맞다.

마이너스통장 연장 화면의 연 11%, 은행 심술일까

최근 X(옛 트위터)에는 마이너스통장 만기를 연장한 사람들의 은행 앱 화면이 잇따라 올라왔다. 한 이용자는 한도가 줄고 금리가 연 8%를 넘었다고 했다. 다른 이용자는 연 11%가 찍혔다고 적었다. 5대 은행 신용대출 금리 하단이 연 5%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두 배를 넘는 숫자다.

그렇다면 은행이 이 사람들에게만 멋대로 금리를 얹은 걸까. 우리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마이너스통장 금리는 세 층으로 쌓이고, 만기를 연장하는 날 세 층이 모두 다시 매겨진다. 오른 층이 여럿 겹치면 두 자릿수 금리는 은행 안에서도 나올 수 있다.

이 글은 그 세 층이 무엇인지, 각 층이 요즘 얼마나 올랐는지, 어떤 조건이 겹쳐야 두 자릿수가 되는지를 차례로 따라간다. 숫자가 어디서 붙었는지 알면 내 통장의 연장 금리도 미리 가늠할 수 있다. 마지막에는 연장을 앞둔 사람이 무엇을 확인하면 되는지 정리한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 신용대출 금리 하단이 연 5%를 넘어섰다
은행 창구 로비의 유리 금리판에서 1등급 하단 연 5% 이상과 거래 실적이 적은 1등급 연 6.31% 막대를 동학개미가 의심스레 비교하는 모습

마이너스통장 금리는 세 층으로 쌓인다

대출금리는 지표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하고 우대금리를 빼서 정해진다. 지표금리는 은행이 돈을 빌려 오는 값이다. 신용대출은 상품에 따라 금융채 6개월물이나 1년물을 지표로 쓴다.

가산금리는 은행이 스스로 정한다. 인건비와 리스크 비용, 내부 목표이익률 등을 따져 붙인다. 은행연합회 공시로 5대 은행이 7월 새로 내준 신용대출의 평균 가산금리는 3.7%였다. 2월(3.5%)보다 0.2%포인트 올랐다.

우대금리는 은행과의 거래 실적 등에 따라 깎아 주는 몫이다. 이 층은 차주마다 다르다. 같은 신용등급이라도 연장 시점에 거래 실적이 적으면 그만큼 덜 깎인다.

마이너스통장은 여기에 할증이 하나 더 붙는다. 은행 신용대출은 통상 마이너스통장 대출보다 금리가 0.5%포인트가량 낮다. 쓰든 안 쓰든 한도를 열어 두는 데 드는 값이라고 보면 된다.

신용대출 금리를 정할 때 쓰는 기준이 무보증·AAA 은행채 1년물이다
30칸 계단 언덕 꼭대기의 은행채 1년물 4.008% 배지에서 대출금리 표지판까지 이어지는 화살표를 동학개미가 가리키는 장면

연장하는 날, 세 층이 한꺼번에 다시 매겨진다

신용대출은 1년 만기가 흔하다. 만기를 연장하면 그 시점의 지표금리와 가산금리로 금리가 다시 정해진다. 변동형 신용대출도 약정 주기가 돌아오면 그때 금융채 금리가 새로 반영된다.

첫 층인 지표금리부터 올랐다. 금융채 6개월물 금리는 5월29일 연 3.008%에서 8월 하순 연 3.381%로 0.373%포인트 뛰었다. 신용대출 금리 산정에 쓰이는 은행채(무보증·AAA) 1년물은 9월 중순 4.008%로 2023년 11월 28일 이후 3년여 만에 4%대에 올라섰다. 30거래일 연속 상승이다.

둘째 층인 가산금리도 올랐다. 은행은 원래 비용과 위험을 따져 가산금리를 정한다. 요즘은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맞추려고 가산금리를 인위적으로 올려 대출 수요를 누르고 있다. 대출금리가 지표보다 더 빨리 오르는 이유다.

그 결과가 연장 창구에서 한꺼번에 드러난다. 1년 전 시중은행에서 신용대출 1억원을 연 4%대 초반에 받은 한 차주는 연장하러 갔다가 연 6%에 육박하는 금리를 안내받았다. 9월 초 5대 은행 신용대출 금리는 연 4.83~6.03%로 상단이 연 6%를 넘었다.

은행채 1년물 금리가 4%대에서 더 오르는지, 30거래일 연속 상승이 끊기는지 본다
창가 책상 위 탁상 달력의 만기일 동그라미와 체크 메모를 보며 동학개미가 펜으로 확인 표시를 하는 장면

연 5%에서 연 11%까지, 금리 사다리

사다리의 맨 아래는 5대 은행 신용대출 금리 하단인 연 5%다. 은행 자체 1등급 차주가 각종 우대금리를 다 받은 값이다. 같은 1등급이라도 거래 실적이 많지 않으면 연 6.31%로 올라간다. 우대 한 층만 덜 받아도 1%포인트 넘게 차이 난다.

한 칸 위는 마이너스통장 평균 금리다. 국내 은행 마이너스통장 평균 금리는 지난해 4분기 연 4.81~6.96%에서 올해 7월 4.98~7.34%로 올랐다. 토스뱅크(7.34%)와 한국씨티은행(7.19%)은 평균이 7%대였다.

그 위가 신용점수가 낮은 차주의 금리다. 은행연합회 집계로 6월 5대 은행 신규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신용점수 900점 초과가 연 4.89%, 700점 이하가 연 7.84%였다. 평균이 이렇다는 것은 개별 차주 가운데 이보다 훨씬 높은 금리를 받는 사람도 있다는 뜻이다.

맨 위 칸은 두 자릿수다. 신한은행은 연 10% 이상 가계대출을 쓰는 고객의 금리를 일괄 연 9.8%로 낮추는 조치를 1년 더 하기로 했다. 뒤집어 보면 1금융권 은행 안에도 연 10%를 넘는 가계대출을 쓰는 차주가 있다는 얘기다. 인증샷 속 연 11%는 이 칸에 속한다.

어떤 조건이 겹쳐야 연 11%가 되나

연 11%에서 은행채 1년물 금리 4.008%를 빼면 7%포인트 가까이가 남는다. 대략 이 몫이 가산금리에서 우대금리를 뺀 값이다. 5대 은행 신규 신용대출 평균 가산금리 3.7%의 두 배쯤 된다. 은행이 이 차주를 평균보다 훨씬 위험하게 본다는 뜻이다.

가산금리를 이만큼 키우는 조건은 크게 셋이다. 첫째는 우대금리가 빠지는 경우다. 앞서 본 것처럼 같은 1등급도 거래 실적에 따라 1%포인트 넘게 갈린다. 연장 시점에 조건을 채우지 못하면 그 몫이 그대로 금리에 얹힌다.

둘째는 신용 상태가 나빠진 경우다. 다만 요즘은 점수가 낮을수록 금리가 높다는 공식이 그대로 통하지 않는다. 6월 신한은행의 600점 이하 차주 평균 금리는 연 7.28%로 601~650점(연 7.45%)보다 낮았다. 국민은행도 600점 이하에 연 5.59%를 적용해 651~700점(연 5.69%)보다 낮았다. 포용금융 기조 속에 은행이 저신용자 금리를 따로 낮추고 있어서다.

셋째는 상품 할증과 규제형 가산금리다. 마이너스통장이라는 이유로 0.5%포인트가량이 붙고, 총량 관리 때문에 올린 가산금리가 연장 차주에게도 적용된다. 그래서 우리는 연 11%를 저신용 한 가지로 설명하기보다, 우대 소멸과 신용 변화, 상품 할증, 규제형 가산금리가 한 번에 겹친 값으로 본다.

5년 고정 주담대와 무엇이 다른가

주택담보대출의 5년 주기형은 금리를 5년간 묶어 둔다. 이 상품 금리는 1년 새 1.5%포인트 상당 올랐다. 그래도 이미 받은 사람은 주기가 돌아올 때까지 오른 금리를 맞지 않는다.

마이너스통장과 변동형 신용대출은 반대다. 금리가 묶이는 기간이 짧아서 시장금리 상승이 몇 달 안에 차주 화면에 뜬다. 5월 실행분 변동형 신용대출은 11월부터, 6월과 7월 실행분은 12월과 내년 1월부터 차례로 금리가 다시 산정된다.

새로 대출을 받는 쪽은 실행 날짜에 따라 금리가 조금씩 달라진다. 주요 은행 5년 주기형 금리는 이달 1일과 비교해 18일까지 0.3%포인트 안팎 올랐다. 3억원을 빌린다면 연 90만원 정도의 차이다. 날짜를 서두르기보다 금리가 묶이는 기간과 다시 매겨지는 주기를 먼저 따지는 편이 이자에 더 큰 영향을 준다.

마이너스통장 연장 때 한도도 줄어드는 조건

연장 때는 금리만큼 한도도 달라진다. 신한은행은 한도가 3000만원을 넘는 고객이 약정 종료 전 3개월 동안 한도 소진율 10%를 밑돌면 연장 때 한도를 최대 20% 줄인다. 우리은행도 한도 5000만원 이상 연장 고객에게 비슷한 기준을 적용한다. 하나은행은 약정 기간에 한 번도 쓰지 않은 한도를 줄인다.

당분간 돈을 빌릴 일이 없다면 한도 유지에 매달릴 필요는 없다. 필요할 때 일반 신용대출을 받으면 마이너스통장보다 금리가 낮다. 요즘 대부분 은행은 개인 신용대출 중도상환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지표금리가 더 오를 여지도 남아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27일 기준금리를 올렸고, 연내 연 3.5%까지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면 지표금리가 다시 오르고, 다음 연장 때 받는 금리도 같이 올라간다.

정리하면 연 11%는 은행 한 곳의 심술이 아니다. 조달금리 상승, 규제에 맞춘 가산금리 인상, 빠진 우대금리, 마이너스통장 할증이 연장 날 한 화면에 모인 값이다. 연장 안내를 받으면 세 층 가운데 어느 층이 올랐는지부터 은행에 물어보는 것이 출발점이다.

시장 뉴스 · 동학개미 기자 ·
동학개미 기자 · 생활 밀착형 시장 기자서학개미 캐릭터 기자 · AI 보조 및 편집진 검토 투자 유의사항

이 글은 대출금리 상승 상황을 전하는 정보 글이며 대출 실행·연장·상환이나 예금 가입을 권유하지 않습니다. 금리는 은행별 신용등급과 거래 실적에 따라 다르고 향후 기준금리와 시장금리는 예상과 달라질 수 있으므로 판단과 책임은 독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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