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신메모리(CXMT)는 셀 구조를 6F²에서 4F²로 바꾼 서버용 DDR5 RDIMM을 연말까지 내놓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같은 구조의 D램을 2028년에 양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출시 예고가 곧 대규모 상업화는 아니다. 그래도 선두가 장비 비용을 피하려고 준비하던 구조를 제재받는 후발 주자가 먼저 제품으로 꺼냈다는 점이 이 경쟁의 핵심이다.
창신메모리(CXMT) 4F² D램 연말 출시, 삼성 2028년 양산 앞지르나

뉴스 핵심
- 4F²는 선두가 EUV 비용을 피하려고 준비한 구조이고, 장비 접근이 막힌 CXMT에도 맞는 길이다.
- CXMT의 연말 출시와 삼성전자의 2028년 양산은 기준이 다른 일정이다.
- 서버 D램 부족 국면에서 CXMT 제품은 저가 대체재가 아니라 삼성보다 비싸게 팔린다고 전해졌다.
CXMT가 연말에 내놓겠다는 4F² D램은 무엇이 다른가
선을 더 가늘게 긋지 않고, 칸의 모양을 바꿔 더 많이 담는 방식이다. 반도체에서 F는 노광 장비가 그릴 수 있는 가장 좁은 선폭을 말한다. 4F²는 메모리 한 칸의 크기가 F 제곱의 4배라는 뜻이다.
지금 D램 업계의 주류는 6F²다. 칸이 6F²에서 4F²로 작아지면 같은 면적에 트랜지스터가 더 들어가고 집적도가 오른다.
차오칸위 CXMT 총재는 자체 개발한 VSG 트랜지스터가 채널을 수직으로 둘러싸 누설 전류를 줄인다고 설명했다. 관련 특허도 다수 갖고 있다고 했다.

선두는 왜 4F²를 원했나, 장비 비용 절반의 계산
4F²는 원래 선두 업체의 비용 문제에서 나왔다. 2024년 8월 업계 행사에서 SK하이닉스 연구원은 EUV(극자외선) 노광 기반 D램의 수익성에 의문을 던졌다.
수직 게이트·3D 구조로 가면 EUV 공정 비용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 4F² 셀 어레이는 6F²보다 다이 면적을 약 30% 줄인다고 전해졌다.
SK하이닉스 CTO는 2025년 6월 VLSI 심포지엄에서 4F² 수직 게이트 플랫폼을 10나노급 이하에 적용하겠다고 공개했다. 회로부를 셀 아래에 붙이는 웨이퍼 본딩도 함께 쓴다고 했다.
비싸지는 장비를 덜 쓰는 길. 4F²는 그렇게 출발했다.

제재받는 CXMT에 이 구조가 들어맞는 이유
여기서 이야기가 뒤집힌다. 선폭을 더 줄이지 않고 집적도를 얻는 구조라면, 최신 장비를 마음대로 들이지 못하는 회사에 더 절실하다.
2026년 6월 미 국방부는 CXMT를 중국군 연계 기업 목록에 올렸다. 최신 장비와 기술 접근이 제한된 처지다.
CXMT가 장비 제약 때문에 4F²를 골랐다고 회사가 말한 적은 없다. 그래도 구조만 놓고 보면 선두가 돈을 아끼려고 가는 길과 후발 주자가 제재를 넘으려 가는 길이 같은 곳에서 만난다. 우리는 이 겹침이 이번 발표의 진짜 무게라고 본다.

연말 출시와 2028년 양산, 같은 출발선인가
숫자만 보면 CXMT가 2년 빠르다. 그러나 두 날짜는 같은 말이 아니다. CXMT는 출시, 삼성전자는 양산이라는 말을 썼다.
삼성전자는 2026년 3월 10나노 이하 10a 공정 웨이퍼에 4F² 구조를 처음 적용했다고 보도됐다. 연내 개발을 마치고 2027년 품질 테스트를 거쳐 2028년 양산을 노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선두의 일정은 이미 한 번 늦춰진 듯 보인다. 2024년 8월 보도에서는 삼성 수직 채널 트랜지스터의 초기 개발이 2025년에 끝난다고 했다. 4F²는 극도의 공정 정밀도와 더 좋은 소재가 있어야 양산이 커진다는 지적도 그때 나왔다.
상하이교통대 톈펑 연석주임은 "세계 3대 메모리 제조사들이 자체적으로 4F²이나 그와 유사한 3차원(3D) D램 로드맵을 추진 중이지만 아직 대규모 상업화에 이르지 못했다"고 말했다.
선두가 어렵다고 미뤄 온 구조다. 연말 제품이 샘플인지 대량 공급인지가 이 비교의 전부를 가른다.
중국산은 싸다는 통념, 서버 D램에서는 왜 깨졌나
CXMT는 그동안 가전용 메모리에 집중했다. 서버용 시장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이 쥐고 있었다. 이번 예고는 서버 시장으로 영역을 넓히려는 시도다.
그런데 들어갈 시장의 조건이 달라졌다. 서버 메모리 수요가 약 10배 늘었다는 보도 속에서 세 선두 업체가 물량을 이미 흡수했다.
그 결과 CXMT의 64GB DDR5 서버 RDIMM이 삼성 제품(약 1,240달러)보다 비싸게 팔린다고 전해졌다. 일부 중국 전자업체는 CXMT·YMTC의 가격 인상이 출시를 늦춘다며 중국 공업정보화부에 불만을 냈다.
싼 대체재가 아니라 모자라서 사는 물건이 됐다.
상장 시총 1위, 이 기술 발표를 받치는 돈은 어디서 오나
CXMT는 2026년 7월 27일 상하이 증시에 상장했다. 공모가 8.66위안 주식은 첫날 49위안에 마감해 466% 올랐고, 본토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다.
조달액은 579.2억 위안으로 보도됐다. 연합뉴스는 최대 666억1천만 위안(약 13조2천억원)이라고 적었는데, 모집 한도와 실제 조달액의 차이로 보인다.
상장 전 국가 투자자 지분은 36.29%였고, 시장에서 자유롭게 도는 주식은 6.73%뿐이었다. 얇은 유통 물량 위에 큰 시총이 서 있다.
실적도 뛰었다. 2026년 1분기 매출은 507억 위안으로 719% 늘었고, 상반기 매출 가이던스는 1,100~1,200억 위안이다. 상하이·허페이 공장 2곳이 돌면 생산은 월 60만 장 이상이 될 전망이다.
앞선 기술의 이야기는 이 시총을 정당화하는 재료로도 쓰인다. 연말 제품의 실체가 그만큼 중요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주가 볼 연말의 한 가지
CXMT의 2025년 D램 점유율은 약 7.7%로 투자설명서에 적혔다. HBM에서는 세 선두에 뒤진다. 당장 양강의 판을 흔들 규모는 아니다.
지금은 서버 메모리가 모자라 값이 오르는 국면이다. 새 경쟁자가 나와도 곧바로 한국 업체의 몫이 줄어드는 구조가 아니다.
그래서 볼 것은 하나로 좁혀진다. 연말에 나오는 CXMT 4F² 제품이 데이터센터에 실제로 대량 공급되는가. 그렇다면 선두가 2028년에 하려던 일을 제재받는 후발이 먼저 해낸 것이 되고, 장비로 쌓은 격차라는 한국 양강의 해자가 생각보다 얕았다는 증거가 된다.
이 글은 창신메모리(CXMT)의 기술 발표와 메모리 업계 구조를 설명한 것으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하지 않습니다. 업체별 양산 일정과 메모리 가격은 발표와 다르게 바뀔 수 있으며, 투자 판단과 그 책임은 독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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