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상법 개정이 기업의 주주 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조치로 진행됨에 따라, 많은 기업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이 행동주의 펀드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집중투표제 의무화가 이루어지면서 내년도 주주총회에서 행동주의 펀드의 활발한 주주 제안이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재계에 퍼지고 있다.
매일경제 ‘레이더M’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 중 63.4%인 26곳은 내년의 행동주의 펀드 활동이 올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응답 기업의 70%는 행동주의 펀드 활동에 대해 위기감을 느낀다고 답했으며, 이 중 56.1%는 다소 위기감을, 14.6%는 심각한 위기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러한 위기의식의 주된 이유로는 집중투표제 의무화와 같은 상법 개정으로 인한 규제 강화가 꼽혔으며(41.9%), 낮은 최대주주 지분율과 주주환원 확대 요구로 인한 재무 부담 증가, 기업 의사결정 방해 우려도 각각 38.7%의 응답을 받았다. 특히, 올해 초 주주총회에서 행동주의 펀드의 요구가 실현된 사례들이 위기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예를 들어, 태광산업은 트러스톤 자산운용의 반대에 직면해 자사주 기반의 교환사채 발행을 중단했으며, 파마리서치는 머스트 자산운용의 반대에 따라 인적 분할 계획을 포기한 것으로 언급되었다.
이와 함께 외국계 펀드들도 한국 시장에 연이어 진입하고 있다. 올해 3월, 미국의 행동주의 펀드인 돌턴 인베스트먼트가 콜마홀딩스의 정기 주총에서 이사회에 성공적으로 진입했으며, 홍콩계 펀드인 오아시스 매니지먼트는 한국 사무소 설립에 나서고 있다. 특정 자산운용사 대표는 내년 주총에서 이전과는 다른 수준의 주주 제안이 잇따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설문에 참여한 CFO들은 상법 개정안이 본래의 목표인 주주가치 제고에는 여전히 제한적인 효과만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상법 개정이 주가에 미칠 영향에 대한 질문에서는,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이 46.3%로 가장 많았고, 주가에 부정적일 것이란 응답이 17.1%였다.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 응답한 비율은 36.6%에 불과했다.
부정적 영향을 예상한 이유로는 과도한 주주친화 정책이 투자(CAPEX) 및 연구개발(R&D) 축소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72.7%로 압도적이었다. 그밖에 신사업 및 인수·합병(M&A) 확대에 어려움이 생길 것이라는 의견이 45.5%, 경영권 방어 비용 증가에 대한 우려가 36.4%로 나왔다. 반면,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응답한 분들은 외국인 및 기관 투자자 유입과 이사회 독립성 증대 등을 이유로 들었다.
한편 내년의 기업공개(IPO) 시장 전망에 있어서는 올해와 비슷할 것이라는 의견이 51.2%로 우세했으며, 올해 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응답이 31.7%로 나타났다. 이는 유니콘 기업들이 대기하고 있어 기대감이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토스(비바리퍼블리카)와 같은 기업이 15조~20조 원으로 평가받고 있어 가장 기대되는 IPO로 거론되기도 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향후 기업 환경 및 주총에서의 전략 수립에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