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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템 급락 이유, 일감의 65%는 기차인데 이익률은 0.6%에 그친다

서학개미 투자포럼 ·

현대로템 수주잔고 30조원의 65%는 철도지만 2분기 철도 영업이익률은 0.6%, 방산은 24.5%. 철도로 태어나 전차로 먹고사는 회사의 내력과 다음 계약.

현대로템 급락 이유, 일감의 65%는 기차인데 이익률은 0.6%에 그친다

10월 20일 현대로템(064350)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3.80% 내린 86,800원을 기록했습니다. 코스피도 장중 5600선을 내준 날입니다.

이 회사 이름을 들으면 대부분 폴란드로 간 K2 전차를 먼저 떠올립니다. 그런데 회사 장부에 쌓여 있는 일감의 65%는 전차가 아니라 기차입니다.

2026년 2분기 말 수주잔고는 30조4046억원으로 창사 이래 가장 많았습니다. 그중 철도가 19조8670억원, 방산이 9조8197억원입니다. 같은 분기 철도 영업이익률은 0.6%, 방산은 24.5%였습니다.

현대로템은 철도로 태어나 전차로 먹고사는 회사입니다. 그리고 지금 가장 많이 쌓아 둔 기차 주문을 돈으로 바꾸는 법을 아직 찾고 있습니다.

주문은 기차가 받고, 이익은 전차가 냅니다

현대로템이 만드는 것은 세 갈래입니다. 전차·장갑차 같은 지상 무기, 지하철·고속열차 같은 철도차량, 산업 설비와 수소 설비입니다. 2026년 7월 1일 조직 개편으로 방산 쪽은 AD&RH(방산·항공우주·로봇·수소) 사업본부, 철도 쪽은 RS 사업본부로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영업이익률 0.6%는 기차를 100원어치 팔아 영업으로 60전을 남겼다는 말입니다. 전차와 장갑차는 같은 100원에서 24원50전을 남겼습니다. 2분기 회사 전체 영업이익 가운데 철도가 낸 몫은 1.6%에 그쳤습니다.

철도가 작아서 생긴 일이 아닙니다. 철도 매출은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약 1조5000억원에 머물다가 2025년 39.7% 늘어 2조원을 넘었습니다. 철도 수주잔고는 2022년까지 8조원이 안 됐는데 2023년 11조4000억원, 2024년 14조1000억원, 2025년 18조5000억원으로 해마다 불었습니다.

일감은 4년 만에 두 배 넘게 늘었고 매출도 따라 커졌는데, 이익은 거의 늘지 않았습니다. 이 회사의 급소는 여기에 있습니다.

2026년 2분기 말 수주잔고 30조4046억원을 철도 19조8670억원(약 65%)과 방산 9조8197억원 막대로 나누고, 그 옆에 같은 분기 영업이익률 철도 0.6%·방산 24.5%, 전사 영업이익 중 철도 비중 1.6%를 대비한 도표

경쟁자 없는 국내 시장에서도 기차는 남지 않습니다

2024년 5월 영업운행을 시작한 KTX-청룡은 현대로템이 만든 시속 320km급 고속열차입니다. 8량이 한 편성이고 설계 최고속도는 시속 352km입니다. 2023년 코레일·SR에서 수주한 2세대 EMU-320은 초도 편성을 일찍 내보냈고, 마지막 인도도 납기보다 약 4개월 앞당긴 2026년 12월로 잡혀 있습니다.

국내 고속열차는 사실상 현대로템이 혼자 만들어 왔습니다. ITX-마음 146량 사업은 두 차례 입찰에 현대로템만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이 사업의 발주 단가는 원가를 겨우 맞추는 수준이었습니다.

국내 철도는 공공 발주이고 가장 싼 값을 써낸 곳이 가져가는 입찰입니다. 이 시장에서 독점은 값을 올리는 힘이 되지 못합니다. 경쟁자가 없어도 가격의 상한은 발주처가 쥐고 있습니다.

세계로 넓혀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2025년 세계 철도차량 시장은 중국 CRRC가 21.1%로 1위이고, 상위 5개사가 58.3%를 나눠 갖습니다. 그 상위 5개사 가운데 하나인 프랑스 알스톰도 조정 영업이익률이 6.1%입니다. 기차는 원래 크게 남기기 어려운 물건입니다.

현대로템은 2분기 철도 이익률을 두고, 과거에 낮은 값으로 따낸 사업이 실적에 반영되면서 이익률이 낮게 나왔고 모로코 같은 해외 수출 사업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면 나아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회사는 한때 철도 때문에 부도설에 시달렸습니다

철도가 돈이 안 되는 사정은 이 회사가 태어날 때부터 있었습니다. 1998년 7월 정부는 철도차량을 빅딜 대상으로 지정했고, 1999년 7월 1일 현대정공·대우중공업·한진중공업의 철도차량 부문이 합쳐 한국철도차량이 출범했습니다. 지분은 4:4:2였습니다.

경영진은 셋이 함께 꾸렸지만 노조는 합쳐지지 않았습니다. 창원·의왕·부산에 노조 3개가 따로 있었습니다. 적정 인원은 1,819명이었는데 2000년 말 2,343명이 일하고 있었고, 통합 뒤 회사를 떠난 156명 가운데 생산직은 16명뿐이었습니다.

2000년 10월 총파업이 있었고, 주문이 끊기면서 부도설이 돌았습니다. 2000년 12월 1일에는 직장폐쇄까지 갔습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 3년을 두고 “한국철도차량산업의 암흑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정부는 책임지고 경영할 주인을 세우려고 현대와 한진에 인수를 제안했습니다. 2001년 8월 현대자동차그룹이 대우종합기계 지분을 사들이면서 이 회사의 주인이 됐습니다. 그 주인은 지금도 같습니다. 현대로템 최대주주는 지분 33.77%(3685만2432주)를 가진 현대자동차이고, 국민연금공단도 5% 넘게 들고 있습니다.

주인이 생겼다고 철도가 돈을 벌기 시작한 것은 아닙니다. 2018년 회사는 영업손실 1962억원, 2019년에는 2799억원을 냈습니다. 그중 철도 부문 손실이 2018년 471억원, 2019년 2595억원이었습니다. 2019년 적자의 대부분이 기차에서 나왔습니다.

2019년 말 현대차·현대위아·현대차증권을 거친 재무 전문가 이용배 사장이 대표로 내정됐고, 회사는 2020년 흑자로 돌아섰습니다. 그해 의왕 부지를 878억원에, 그린에어 지분을 812억원에 팔아 약 1700억원을 마련했습니다. 2019년 말 362.6%였던 부채비율은 200%대로 내려왔습니다.

1999년 7월 철도차량 3사 통합(현대정공·대우중공업·한진중공업 4:4:2), 2000년 12월 직장폐쇄, 2001년 8월 현대차그룹 인수, 2019년 영업손실 2799억원(철도 2595억원), 2020년 흑자 전환, 2022년 폴란드 K2 180대 수출로 이어지는 연표

회사를 다시 세운 것은 창원에서 나온 전차였습니다

현대로템 창원공장은 1985년 개발한 K1과 2008년 개발한 K2 전차를 만드는 곳입니다. 시험 주행로에서 K2는 한쪽 궤도만 돌려 그 자리에서 방향을 바꾸고, 경사로를 오르내리고, 차체를 무릎 꿇듯 낮춘 채 표적을 쫓습니다. 2공장에서 조립하는 차륜형장갑차 안에는 좌석과 회의 탁자, 통신 공간, 개별 냉난방이 들어가 있어 움직이는 지휘소처럼 보입니다.

2022년 폴란드와 맺은 K2 1차 계약 180대가 이 회사의 방향을 바꿨습니다. 전차 한 대를 만드는 데는 약 10개월이 걸립니다. 현대로템은 놀던 설비를 돌려 쓰는 방식으로 첫 완성차를 50일 안에 내놓았고, 현지 취재 기사는 이를 “로켓 배송이 아니라 로템 배송”이라는 말로 전했습니다.

폴란드 측 관계자는 K2GF 133대가 일정대로 들어왔고 가동률이 95%를 넘는다고 말했습니다. 회사 관계자도 “납품 지연 이슈는 없었다”고 했습니다. 무기를 사는 나라가 가장 먼저 따지는 것은 제때 오느냐와 실제로 움직이느냐인데, 현대로템은 두 가지를 숫자로 보여 줬습니다.

그 신뢰가 2025년 8월 1일 2차 이행계약 65억 달러(약 9조1300억원)로 돌아왔습니다. 이정엽 디펜스솔루션사업본부장은 “폴란드와 2022년 1차 이행 계약을 체결한 뒤 2년 반 이상의 협상 끝에 K2 전차 2차 이행 계약을 성공적으로 체결했다”고 말했습니다.

2차 계약에서 K2GF 116대는 창원에서 만듭니다. 폴란드형 K2PL 64대는 폴란드 국영 방산그룹 PGZ 산하 부마르가 조립하는데, 국내에서 3대를 먼저 만들고 나머지 61대는 부품으로 보내 2029년 첫 현지 조립에 들어갑니다. 구난·개척·교량 전차 81대와 정비·교육도 계약에 묶였습니다.

폴란드는 현지 생산과 정비를 조건으로 걸었고, 현대로템은 부마르에 조립·정비 기술을 넘겼습니다. 사격통제장치와 엔진 같은 핵심 부품은 계속 국내에서 만듭니다. K2 국산화율은 약 90%이고 1차 협력사만 731곳입니다. 동력계 서스펜션을 만드는 협력사 금아하이드파워는 2025년 매출이 2021년보다 260% 늘었습니다.

계약 뒤에도 납기는 앞당겨졌습니다. 2차 계약 초도 물량 K2GF 28대는 2026년 1월 납기보다 반년 이상 일찍 폴란드에 들어갔습니다. 2026년 7월에는 국방기술품질원에서 나토 품질보증 인증 AQAP-2110을 국내 기업 가운데 처음 받았습니다. 2024년부터 5개 본부가 팀을 꾸려 매뉴얼 33개 항목을 새로 쓰거나 고친 결과이고, 나토 회원국 입찰에 들어갈 자격을 먼저 갖췄습니다.

방산 이익률 24.5%는 이 장면들에서 나옵니다. 오래 걸리는 물건을 빨리, 고장 없이 넘겨 주면 사는 쪽은 값을 깎는 대신 더 사 갑니다.

K2 전차 한 대 제작 약 10개월 대 폴란드 1차 계약 첫 완성차 50일, K2GF 133대 일정대로 인도·가동률 95% 이상, 2차 계약 65억 달러를 창원 116대·부마르 64대·파생 전차 81대로 나눈 구성도

그래서 철도는 바다 건너에서 값을 다시 받으려 합니다

현대로템 사업에서 철도의 숙제는 국내 최저가 입찰 바깥으로 나가는 일입니다. 회사는 40여 개국에 철도차량을 수출했고, 세계 시장에서는 가격과 납기를 앞세운 후발주자입니다.

미국 LA카운티교통국은 1993년부터 B(적색)·D(보라색) 노선을 달린 낡은 전동차를 바꾸려고 현대로템에 6억6369만 달러짜리 사업을 맡겼습니다. 2028년 LA 올림픽 수요에 맞춘 차량이고, 회사는 LA에 전동차 부품 공장을 지어 2026년 가동을 목표로 잡았습니다. 미국 보스턴 교통공사도 2층 객차를 약 2400억원어치 추가로 주문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계약은 모로코입니다. 2025년 2월 모로코 철도청 ONCF에 2층 전동차를 약 2조2000억원어치 공급하기로 했고, 2026년 6월 18일에는 전동차 440량을 20년 동안 정비하는 계약 7,482억원을 따로 맺었습니다. 합작법인도 세울 예정입니다. 차를 팔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20년 동안 그 차를 돌보는 값을 받습니다. 폴란드에서 전차와 정비를 함께 묶은 방식이 기차에도 들어왔습니다.

베트남에서는 Thaco 그룹과 호치민 2호선 차량·신호 공급계약을 맺었습니다. 첫 물량은 1억1000만 달러이고 후속까지 합치면 최대 3억5000만 달러입니다. 일본과 중국 업체가 차지해 온 베트남 철도 시장에 처음 들어간 계약이고, 회사는 약 100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남북 고속철 입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2026년 7월에는 대만 타오위안 브라운라인 전기·기계 사업도 따냈습니다.

국내에서는 대전 도시철도 2호선에 들어갈 수소트램 34편성을 약 2,934억원에 만들기로 했습니다. 울산 실증 노선 운행을 마쳤고, 2026년 하반기 첫 편성을 시작으로 2028년 상반기까지 차례로 넘깁니다. 이용배 사장은 2026년 3월 주주총회에서 “수소, 무인화, AI, 로봇, 항공우주 등 미래 산업 분야에서 핵심 기술 확보와 사업화를 가속화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해외 철도 사업들은 지금 하나둘 생산 단계에 들어서고 있습니다. 모로코 매출은 2027년부터 잡힐 것으로 보입니다. 공장을 짓고 처음 만드는 비용이 먼저 원가로 들어가 당분간 이익률을 누를 수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19조8670억원의 철도 일감이 언제 돈이 되느냐는 이 공장들이 첫 차를 내보낸 뒤에야 숫자로 나옵니다.

현대로템 해외 철도 수주를 지도에 표시: 미국 LA 전동차 6억6369만 달러, 보스턴 2층 객차 약 2400억원, 모로코 2층 전동차 약 2조2000억원과 20년 정비 7,482억원, 베트남 호치민 2호선 첫 물량 1억1000만 달러, 대만 타오위안 브라운라인, 대전 수소트램 34편성 약 2,934억원

돈을 버는 쪽의 다음 주문은 아직 서명 전입니다

10월 19일 회사가 낸 잠정실적에서 3분기 영업이익은 2471억원으로 1년 전보다 11% 줄었습니다. 현대로템 전망을 두고 키움증권 이한결 연구원은 “연내 기대하던 수주 파이프라인들이 상당수 내년으로 순연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며 “이라크의 경우 중동 전쟁이 장기화하는 관계로 협상이 다소 정체되어 있다”고 했습니다.

기다리는 계약은 모두 전차 쪽입니다. 페루와는 2025년 12월 K2 전차 54대와 K808 차륜형장갑차 141대를 공급하는 총괄합의서를 맺었고, 2026년 7월 28일 새 정부가 들어선 뒤 후속 협의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라크는 내각 구성이 늦어지며 협상이 밀렸고, 루마니아는 차세대 전차 216대 도입을 추진하지만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회사는 2035년 세계 지상무기 5위권을 목표로 내걸고, 폴란드를 유럽 생산 거점으로 삼아 다른 나라 수출을 노리고 있습니다. 나토 인증도 그 준비입니다.

30조4046억원의 일감 가운데 이익을 내는 방산은 약 32%이고, 그 몫을 다시 채울 계약은 페루·이라크·루마니아의 서명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서명이 끝난 약 65%는 아직 돈이 되지 않았습니다. 1999년 이 회사를 무너뜨릴 뻔한 것도, 2026년 이 회사가 가장 많이 쌓아 둔 것도 기차입니다.

작성 기준일: 2026년 10월 20일. 이 글은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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