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버스(336060)가 자사주 10억 원 취득을 결정한 날, 이 공간정보 회사의 본체는 건보공단 143억 원 유지관리처럼 한번 지은 공공 시스템을 계속 맡아 돌리는 일이다.
웨이버스 주가 오른 이유, 건강보험 전산을 15.4% 올려 다시 맡았다

웨이버스(336060)가 10월 19일 자사주 10억 원어치를 사들이기로 결정했습니다. 사는 기간은 10월 20일부터 2027년 1월 19일까지이고, 회사가 밝힌 목적은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입니다. 같은 날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5.48% 높은 3,175원에 거래됐고, 거래량은 3만 2,868주까지 늘어 직전 20거래일 평균(1만 460주)의 3배를 넘었습니다.
이 결정에는 앞선 약속이 있습니다. 8월 6일 김학성·박창훈 공동대표는 주주서한에서 “단순한 공간정보 구축 기업을 넘어 GeoAI와 피지컬 AI 플랫폼 리더로 재평가 받기 위한 도약 선상에 서 있다”고 썼습니다. IR 조직을 키우겠다는 계획도 같은 서한에 담겼습니다. 재평가를 말한 회사가 두 달 반 뒤 회사 돈을 자기 주식에 쓰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이 회사가 지금 쥔 일감을 펼쳐 보면 맨 위에 있는 것은 지도가 아닙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정보시스템 통합유지관리, 143억 8000만 원짜리 계약입니다. 웨이버스는 지도 소프트웨어를 파는 회사가 아니라, 공공기관이 한번 맡긴 전산을 해마다 붙들고 돌보는 회사입니다. 재평가의 바탕도 거기 있습니다.
공간정보 회사의 대형 계약 맨 위에 건강보험 전산이 있습니다
MTN이 10월 1일 독립리서치 R 보고서를 인용해 전한 웨이버스의 대형 계약은 세 건입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통합유지관리 143억 8000만 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정보인프라 유지보수 71억 원, 차세대 부동산종합공부시스템 구축 3차 33억 원입니다.
세 건을 더하면 247억 8000만 원입니다. 그중 214억 8000만 원, 약 87%가 새로 짓는 일이 아니라 이미 돌아가는 시스템을 맡아 관리하는 계약입니다. 같은 보도는 수주잔고가 반년 새 107% 늘었다고 전했습니다.
건보공단 계약에서 눈여겨볼 숫자는 금액보다 15.4%입니다. 기존 계약보다 15.4% 늘려 다시 맡겼습니다. 전 국민의 건강보험 기록이 오가는 전산은 하루도 꺼질 수 없고, 그걸 맡길 회사를 고르는 기관은 바꾸는 쪽의 위험부터 따집니다. 그 자리에서 금액을 올려 재계약을 따냈다는 것은 일을 해 온 방식에 대한 고객의 평가입니다.

쌍용정보통신 GIS 팀이 그대로 나와 차린 회사입니다
이 습관은 창업 때부터 있었습니다. 김학성 대표는 쌍용정보통신 이사로 지리정보시스템(GIS) 팀을 이끌었고, 그 팀이 2004년 10월 18일 웨이버스가 됐습니다. 대기업 안에서 공공 전산을 짓던 사람들이 그대로 나와 같은 일을 이어 간 회사입니다.
그 뒤 20년 넘게 웨이버스가 손댄 시스템은 땅과 건물 정보를 다루는 국가 전산들입니다. 한국토지정보시스템(KLIS), 일사편리, 부동산종합공부시스템(KRAS), 국가공간정보통합플랫폼(K-Geo 플랫폼)을 짓고 운영하는 일에 참여했습니다. 지번 하나, 건물 하나를 행정이 찾아 쓰는 화면 뒤에 이 회사가 짠 시스템이 있습니다.
김 대표는 2022년 이투데이 인터뷰에서 이 일을 계속하는 이유를 이렇게 말했습니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이 활성화되려면 공간정보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2025년 2월에는 145개 회원사의 한국공간정보산업협동조합 제11대 이사장에 뽑혔습니다. 같은 무렵 웨이버스는 국내 공간정보산업 분야의 유일한 코스닥 상장사로 소개됐습니다.
그래서 매출의 가장 큰 칸은 짓는 일이 아니라 돌리는 일입니다
지은 쪽이 관리까지 맡는 흐름은 매출표에 그대로 찍힙니다. 2022년 유안타증권 보고서의 매출구조를 보면 맡아 돌리는 시스템 관리(SM)가 31%로 가장 컸습니다. 자체 공간정보 플랫폼이 28%, 새로 짓는 시스템 통합(SI)이 27%, 장비와 기성 소프트웨어를 들여 주는 인프라가 14%였습니다.
플랫폼 칸은 빠르게 커진 쪽입니다. 웨이버스는 2020년 GeOnPaaS를 내놨습니다. 흩어진 정보를 모아 지도 위에 올리고, 3차원으로 분석하는 프로그램을 고객이 직접 만들 수 있게 해 주는 개발 도구입니다. 합병 상장 자료를 보면 플랫폼 비중은 2019년 약 8%에서 2021년 3분기 28%로, 플랫폼 수주액은 2018년 14억 원에서 2021년 112억 원으로 늘었습니다.
고객 명단은 처음부터 공공입니다. 국토교통부·행정안전부·통계청 같은 정부부처, 한국국토정보공사(LX), 충청북도·세종시 같은 지자체가 줄을 섭니다. 2021년 말 임직원은 225명, 본사는 서울 구로구에 있습니다.
이 회사는 2022년 유안타제5호스팩과 합병하며 코스닥에 올랐습니다(합병기일 3월 29일). 이때 약 124억 원을 조달해 신사업과 연구개발에 쓰겠다고 했습니다. 2023년 말에는 네이버시스템의 GIS 사업 부문을 사들였습니다. 항공촬영·측량·영상처리 인력과 특허를 함께 들여, 남이 만든 지도 데이터를 받아 쓰던 회사가 데이터를 직접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웨이버스 매출은 줄었는데 남는 몫은 커졌습니다
2026년 상반기 웨이버스의 전체 매출은 1년 전보다 줄었습니다. 숫자만 보면 역성장입니다. 속을 열면 반대입니다.
본업인 용역매출, 곧 짓고 돌리는 일로 번 돈은 229억 7000만 원에서 252억 4000만 원으로 9.9% 늘었습니다. 그중 맡아 돌리는 SM 용역매출은 20.4% 늘었습니다. 줄어든 것은 전년 상반기에 한 번 잡혔던 장비 매출입니다. 장비는 사다 넘기는 물건이라 남는 게 적습니다.
그래서 매출총이익률, 즉 매출에서 원가를 빼고 남는 몫의 비율은 21.0%에서 26.7%로 올랐습니다. 100원어치 일을 하고 21원 남기던 회사가 26.7원을 남기게 됐습니다. 덜 팔고 더 남긴 반년입니다.
회사 관계자는 이 시기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상반기는 일시적인 장비매출 감소와 함께 미래 신사업을 위한 전문인력 확충이 진행된 시기였다.” 뒤쪽 절반, 전문인력 이야기는 아래에서 이어집니다.

지상형과 옥상형을 해 본 회사가 승강형을 받았습니다
맡아 온 이력이 새 일감을 부르는 모습은 신사업에서도 같습니다. 도심항공교통(UAM)의 이착륙장, 버티포트가 그 예입니다.
2023년 7월 광명시가 국토교통부 디지털트윈 국토 시범사업에 뽑혔습니다. 디지털트윈 기반으로 UAM을 실증하는 전국 첫 사업이었고, 웨이버스는 버티포트가 들어설 자리와 안전한 항로를 분석하는 데이터 실증을 맡았습니다. 인천공항과 KTX 광명역을 잇는 수도권 시범노선 후보 지역에서 입지와 이동 경로, 소음 영향을 데이터로 따지는 일이었습니다.
한국공항공사와는 지상형, 옥상형 디지털 버티포트를 차례로 지었습니다. 그리고 2026년 7월 27일 승강형 디지털 버티포트 플랫폼 구축 계약을 따냈습니다.
승강형은 이착륙판이 기계식 주차장이나 엘리베이터처럼 위아래로 움직이는 방식입니다. 건물 옥상이나 좁은 부지에 들어설 수 있습니다. 웨이버스는 이 시설을 컴퓨터 안에 똑같이 옮겨 놓고, 운항·공간·시설·안전 데이터를 한 화면에서 관리하는 운영 플랫폼을 만듭니다. 핵심은 도심의 건물과 장애물 정보를 정밀하게 쥐고 있는 것입니다. 20년 동안 땅과 건물 정보를 다뤄 온 회사의 본업이 하늘 쪽으로 올라간 사업입니다.
AI 회사로 갈아타는 값은 사람 20여 명입니다
주주서한이 말한 전환은 이미 첫 계약이 있습니다. 2026년 7월 웨이버스는 한국전기안전공사의 전기안전 AI 플랫폼 구축 용역에 착수했습니다. 총사업비 약 26억 4,500만 원, 7월부터 7개월 일정입니다. 웨이버스가 주관사이고 와이즈넛과 컨소시엄을 꾸렸습니다.
장면은 이렇습니다. 공사 직원이 내부망 안에서 AI에게 과거 점검 이력이나 사고 기록, 전력설비 기술문서 내용을 묻습니다. 출장과 근태 처리를 맡기고, 업무 문서와 민원 답변 초안을 받습니다. 전국의 전기안전 데이터는 지도 위에 표시됩니다.
이 AI는 외부 클라우드가 아니라 공사 내부 서버에 여러 대형 언어모델을 설치해 돌립니다. 공공기관 보안 기준 때문입니다. 김학성 대표는 “이번 사업은 공공기관의 보안 기준을 준수하면서 AI와 GeoAI 기술을 접목한 대표 사례가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첫 AI 고객도 결국 공공기관이고, 이긴 조건도 공공 전산을 다뤄 온 회사가 잘 아는 보안 규칙이었습니다.
대가는 사람으로 치렀습니다. 상반기에 GeoAI 사업을 위해 전문인력 20여 명을 보강했습니다. 박사 2명, 석사 6명이 포함됐고 대부분 15~20년 경력자입니다. 이 비용으로 상반기 판매관리비가 늘었습니다. 주주서한은 GeOnAI v1.0을 바탕으로 법률·인허가에 특화한 AI 에이전트 서비스를 내놓고, 도시안전 AI·디지털트윈·UAM 관제 국책 연구과제의 상용화를 서두르겠다고 적었습니다.

자사주 10억 원보다 큰 숫자는 갱신 계약에 있습니다
자사주 10억 원은 회사가 시장에서 자기 주식을 사는 데 쓰는 돈입니다. 일감을 늘리거나 매출을 만드는 돈은 아닙니다. 웨이버스의 실적과 직접 이어지는 숫자는 따로 있습니다. 15.4% 올려 갱신한 건보공단 143억 8000만 원, LH 71억 원, 그리고 상반기 252억 4000만 원까지 늘어난 용역매출입니다.
자사주 취득 기간이 끝나는 2027년 1월 19일 무렵, 전기안전공사 AI 플랫폼도 7개월 일정의 끝에 닿습니다. 이 회사는 20년 동안 지은 시스템을 맡아 돌리는 계약으로 먹고살았습니다. 처음 지은 AI 플랫폼이 같은 길을 밟아 관리 계약으로 넘어가는지에서, 주주서한이 말한 재평가가 처음으로 숫자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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