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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B바이오스텝 급등 이유, FDA가 줄이겠다는 동물실험에서 매출 82%를 번다

서학개미 투자포럼

HLB바이오스텝은 신약 후보를 개·미니피그에 먼저 시험하는 비임상 CRO입니다. 매출 82%가 동물실험 사업인데 FDA가 동물실험을 줄이자 오가노이드 검증으로 옮겨 가고 있습니다.

HLB바이오스텝 급등 이유, FDA가 줄이겠다는 동물실험에서 매출 82%를 번다

HLB바이오스텝(278650)이 10월 19일 12.48% 오른 5,950원에 거래됐습니다. 거래량은 107만 주를 넘었고, 거래소는 이 종목에 투자경고를 걸어 두고 있습니다. 같은 생명과학도구·서비스 업종으로 묶인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445680)도 이날 6.47% 올랐습니다.

HLB라는 이름 때문에 이 회사를 신약 개발사로 아는 사람이 많습니다. 실제로는 남의 신약 후보를 사람에게 쓰기 전에 동물에게 먼저 시험해 주는 회사입니다. 2025년 매출 약 82%, 611억 원이 동물실험과 동물실험 시설을 짓는 일에서 나왔습니다.

그리고 2025년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의약품 개발에서 동물실험 요건을 단계적으로 없애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회사를 지금 읽는 열쇠는 하나입니다. 동물실험으로 먹고사는 회사가, 동물실험 없는 시험이 맞는지 가려 주는 자리로 옮겨 가려 하고 있습니다.

HLB바이오스텝 뭐하는 회사? 신약보다 개와 미니피그가 먼저입니다

2018년 경기 구리시의 노터스 대동물내시경센터에는 인하대병원 의생명연구원 연구진이 아예 들어와 실험을 했습니다. 미니피그로 췌장염 모델을 만들고, 간경변 모델에 성체줄기세포가 듣는지 보고, 담도스텐트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했습니다.

당시 이돈행 인하대병원 의생명연구원장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병원에서 사용하는 수술·검사장비를 갖추고 수의사가 실험동물의 마취나 기타 부작용 위험을 관리하고 있어, 의과대학 연구진은 실험에만 효율적으로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라는 것입니다.

이게 이 회사가 파는 물건입니다. 후보물질이 실제로 듣는지 보는 효력시험이 본업이고, 생쥐에서 끝나지 않고 개·미니피그 같은 중·대형 동물까지 씁니다. 2021년 증권사 보고서는 노터스를 국내 비임상 유효성 시험 1위로 소개했습니다.

회사를 세운 사람이 수의사였다는 사실이 이 출발을 설명합니다. 김도형 창업자가 2012년 4월 한국동물의과학연구소(KAMSI)를 세웠고, 2016년 3월 노터스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2019년 송도로 연구소를 옮기고 그해 11월 코스닥에 상장했습니다.

일감의 결도 분명했습니다. 2018년 수행한 실험 459건 가운데 282건이 유효성 평가였고, 피부질환 관련이 32건이었습니다. 문정환 전 대표가 2024년 자사를 “피부미용기기 실험을 가장 많이 한 CRO”라고 소개한 것도 이 이력 위에 있습니다. 2021년 이후로는 mRNA 후보물질의 체내 분포·효력 실험을 약 50건 했습니다.

HLB바이오스텝 네 갈래 사업 그림: ①효력시험(생쥐부터 개·미니피그까지) ②독성시험(자회사 HLB바이오코드, GLP 인증 20개 항목) ③동물실험실 설계·시공·유지관리 ④반려동물 의약품 유통(브이에스팜). 하단에 2018년 실험 459건 중 유효성 평가 282건 막대

실험을 대신 해 주는 데서 멈추지 않고 실험실을 통째로 짓습니다

82%라는 숫자에는 시험 대행만 들어 있지 않습니다. 이 회사는 제약사·바이오벤처·연구기관의 동물실험실을 설계하고 짓고 관리합니다. 클린룸, 항온항습, 판넬, 기계설비 공사를 하고, 그 안에 들어갈 실험 기자재와 시약 같은 연구소모품까지 납품합니다.

회사는 2023년 이 분야 시공 능력이 국내 1위라고 설명했고, 한국환경공단 대체시험센터 사업에서 컨설팅·검증 수행기관으로 뽑혔습니다. 고객은 제약사와 바이오벤처, 그리고 국가기관·대학·연구기관입니다.

빈자리는 독성시험이었습니다. 약이 듣는지는 노터스가 봤지만, 약이 해롭지 않은지 보는 GLP 독성시험은 다른 곳에 맡겨야 했습니다. GLP는 규제기관이 인정하는 시험 관리 기준으로, 이 인증이 있어야 결과를 허가 서류에 쓸 수 있습니다.

2024년 4월 26일 HLB바이오스텝은 강스템바이오텍이 가진 크로엔 주식 53만2,654주를 29억 원에 사고 지분을 더해 46.38%로 최대주주가 됐습니다. 크로엔은 2009년 서울대에서 분사한 독성시험 회사로, 식약처·환경부 등에서 20개 시험 항목 GLP 인증을 갖고 있습니다. 대금 절반은 현금, 나머지는 강스템바이오텍에 발행한 영구전환사채로 치렀습니다.

크로엔은 HLB바이오코드가 됐고, 두 회사는 영업을 합쳐 효력시험과 독성시험을 한 묶음으로 팝니다. 식약처에 낼 국제공통기술문서(CTD) 작성까지 맡습니다. 문정환 전 대표는 글로벌 CRO보다 약 30% 싼 가격을 가장 큰 강점으로 내세웠습니다.

돈이 없는 바이오벤처를 붙잡는 방식도 있습니다. 시험을 먼저 해 주고 나중에 정산하는 ‘선실험 후정산’, 어려울 때 투자해 두는 ‘선투자 후정산’입니다. 2024년 6월 기준 16개 기업에 146억 원, 7개 조합에 75억 원, 모두 약 220억 원을 넣어 두었습니다. 회사 논리는 어려울 때 도운 고객이 충성고객이 된다는 것입니다. 독점·장기계약으로 고객을 묶는 장치는 회사 설명에 없습니다.

수의사가 세운 회사를 HLB가 562억에 샀고, 현금은 142억이었습니다

2021년 12월 27일 HLB(에이치엘비)는 노터스 주식 140만5,648주, 18.37%를 562억 원에 취득해 최대주주가 됐습니다. 재무적 투자자와 맺은 인수 계약 전체는 962억 원이었습니다.

거래의 속은 562억 원 안에 있습니다. 노터스 최대주주 측은 그중 420억 원을 현금이 아니라 HLB가 새로 발행할 신주인수권부사채로 받기로 했습니다. HLB가 실제로 낸 현금은 142억 원입니다. 판 쪽이 대금의 4분의 3을 사는 쪽의 증권으로 받았습니다. 회사를 판 사람들도 HLB의 앞날에 돈을 걸어 둔 거래였습니다.

2022년 3월 최대주주가 HLB로 바뀌었고, 그해 5월 노터스는 1주당 신주 8주를 나눠 주는 무상증자를 결정했습니다. 2023년 3월 30일 주주총회에서 사명을 HLB바이오스텝으로 바꿨습니다.

같은 주총에서 정관도 손봤습니다. 대표가 해임되면 특별퇴직금 50억 원, 이사는 30억 원을 주게 한 조항을 없앴습니다. 적대적 인수를 막으려고 넣어 둔 장치입니다. 이사 해임을 어렵게 한 가중 요건도 지웠고, 발행할 수 있는 주식 수를 1억 주에서 5억 주로 늘렸습니다. 창업자 시절의 방어벽을 걷어 내고 그룹 계열사의 정관으로 갈아입었습니다.

창업자는 그 전에 떠났습니다. 김도형 창업자는 인수 뒤에도 한동안 대표를 맡았지만 2022년 10월 HLB그룹과 의견 충돌 속에 회사를 나왔습니다. 이후 반려동물 사업 법인 온힐을 세워 2023년 12월 벤처캐피탈에서 200억 원을 유치했고, 2024년 10월에는 푸드나무 주식 600만 주를 주당 1,500원, 90억 원에 사기로 했습니다.

남은 회사도 같은 방향을 봤습니다. 문정환 당시 대표는 2024년 6월 동물의약품 제조사와 피부미용의료기기 회사를 동시에 인수하겠다고 밝히며 “HLB가 종합 바이오그룹으로 성장하는데 있어 동물의약품 부분이 부족하다”고 말했습니다. 수의사 창업자와 그가 판 회사가 각자 반려동물·동물의약품 쪽으로 돈을 쓰려 한 구도입니다.

그런데 2025년 4월, FDA가 동물실험을 줄이겠다고 했습니다

2025년 4월 10일 FDA는 단클론항체 같은 의약품 개발에서 동물실험 요건을 단계적으로 없애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 자리를 세포를 키워 만든 미니 장기인 오가노이드, AI 계산 모델 같은 대체 시험법으로 채우고, 임상시험계획 신청 단계부터 적용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2026년 4월에는 오가노이드·생체조직칩을 포함한 세부 지침 초안이 나왔습니다.

매출 82%를 동물실험 사업에서 버는 회사에는 정면으로 날아온 발표입니다. 그 무렵 대표가 문정환에서 백성진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백성진 대표는 2025년 5월 인터뷰에서 자기 업종을 두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CRO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시험 대행 회사 대표가 시험 대행의 한계를 먼저 말한 것입니다. 같은 인터뷰에서 그는 동물실험이 대체되는 데 “최소 7~10년은 필요할 것”이라고 했고, 항체의약품처럼 원숭이 실험이 필수인 분야는 대체가 어렵다고 봤습니다. 위협은 진짜지만 하룻밤에 오지는 않는다는 판단입니다.

업계 사정도 같은 쪽을 가리킵니다. 기존 CRO는 동물 시설과 장비, 인력에 고정비가 크게 묶여 있어 대체시험 체계로 당장 옮기기 어렵습니다. 송도 연구소와 대동물 시설, 시공 사업까지 가진 이 회사가 바로 그런 회사입니다.

시간 띠 그림: 2024년 5월 강스템바이오텍 오가노이드 협약 → 2025년 4월 10일 FDA 동물실험 요건 단계적 폐지 발표 → 2025년 10월 카이런 생체조직칩 협약 → 2026년 4월 FDA 대체시험 지침 초안 → 2026년 5월 바스젠바이오 AI 독성예측 → 2026년 9월 넥셀 hiPSC 오가노이드 협약. 옆에 백성진 대표 발언 '전환에 최소 7~10년'

그래서 동물실험 회사가 동물 없는 시험의 검증자가 되려 합니다

대응은 FDA 발표보다 1년쯤 먼저 시작됐습니다. 2024년 5월 HLB바이오스텝·HLB바이오코드·강스템바이오텍 3사는 피부·췌도 오가노이드로 약의 안전성과 효능을 평가하는 플랫폼을 함께 만들기로 했습니다. 강스템바이오텍은 피부 오가노이드로 탈모 치료제를, 췌도 오가노이드로 1형 당뇨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FDA 발표 뒤에는 속도가 붙었습니다. 박사급 대체시험 인력을 뽑았고, 식약처의 동물 대체 시험 상용화 표준화 연구 사업에 참여했으며, 아론티어와 AI 기반 약물 흡수·독성 예측 알고리즘 검증을 논의했습니다. 2025년 10월에는 네덜란드 생체조직칩 기업 카이런과 손잡았습니다. 칩 위에 사람 조직을 키워 반응을 보는 카이런의 기술과 이 회사의 동물 시험을 묶는 협력입니다.

2026년 5월에는 바스젠바이오와 AI 독성 예측을 오가노이드 평가에 붙이겠다고 했고, 9월 2일에는 넥셀과 협약을 맺었습니다. 넥셀의 협약 내용이 이 회사의 노림수를 가장 잘 보여 줍니다. 넥셀이 사람 유도만능줄기세포로 만든 오가노이드로 평가한 독성·효능 결과를 HLB바이오스텝이 갖고 있는 기존 동물시험 결과와 맞대어 비교·검증합니다.

필자는 여기에 이 회사의 진짜 자산이 있다고 봅니다. 새 시험법이 규제기관에 받아들여지려면 “동물로 했을 때와 같은 답이 나오느냐”를 누군가 보여 줘야 합니다. 그 기준 답안을 쥔 쪽이 10년 넘게 동물실험을 해 온 회사입니다. 동물실험이 줄어드는 시대에, 동물실험 기록은 대체시험을 검증하는 잣대로 값이 바뀝니다.

백성진 대표도 넥셀 협약 때 “신약개발 과정에서 비임상시험과 대체시험 기술을 함께 활용하려는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둘 중 하나를 고르는 게 아니라 둘을 같이 파는 회사가 되겠다는 말입니다. HLB 그룹 관계자는 “동물실험에 대한 글로벌 기조 변화는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통한 HLB바이오스텝의 새로운 성장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본업 쪽 일감도 이어집니다. 자회사 HLB바이오코드는 2026년 6월 환경부의 ‘2026년 화학물질 유해성시험자료 생산사업’ 약 30억 원 규모 과제를 케이엘에스바이오와 공동으로 따냈습니다. OECD 시험지침에 따라 시험하고 OECD GLP 기준 보고서로 내는 일입니다. 크로엔 인수로 들인 독성시험 인증이 정부 과제로 돈이 되는 장면입니다.

비교 검증 그림: 왼쪽 넥셀 hiPSC 오가노이드 평가 결과, 오른쪽 HLB바이오스텝 기존 동물시험 결과, 가운데 '같은 답이 나오는가' 저울. 하단에 HLB바이오코드 환경부 화학물질 유해성시험 과제 약 30억 원, OECD GLP 보고서 표기

HLB바이오스텝 전망은 약속 두 개를 지켰는지에서 갈립니다

이 회사는 아직 돈을 남기는 회사가 아닙니다. 백성진 대표는 2025년 5월 “연내 손익분기점 달성을 넘어 미래 신사업 발굴까지 병행하겠다”고 했고, “3분기 내 실질적 인수합병(M&A)를 통해 새로운 성장축을 더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1년 뒤인 2026년 5월, 딜사이트는 HLB그룹이 3년 이상 적자가 이어진 HLB바이오스텝과 HLB펩의 중장기 전략을 새로 짜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연내 손익분기점이라는 첫 약속은 그 보도와 나란히 놓고 봐야 합니다. 그룹은 2022년 이후 3년간 CRO 강화 인수 등에 1,000억 원 넘게 들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10월 19일의 움직임이 실제 일감과 얼마나 이어지는지는 결국 두 숫자로 드러납니다. 하나는 82%의 동물실험 매출이 손익분기점을 넘기느냐입니다. 다른 하나는 강스템바이오텍부터 넥셀까지 이어진 협약 네 건이 협약서가 아니라 매출로 잡히기 시작하느냐입니다.

대표가 말한 7~10년은 이 회사에 주어진 유예 기간이자 마감 시한입니다. 그 사이 동물실험 매출로 적자를 끊고, 쌓아 온 동물실험 기록을 대체시험의 잣대로 팔 수 있어야 합니다. 수의사가 세운 실험실이 살아남는 길은 동물을 더 많이 쓰는 데 있지 않고, 동물로 얻은 답을 남이 빌려 쓰게 만드는 데 있습니다.

작성 기준일: 2026년 10월 19일. 이 글은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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