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바이오로직스 급등 이유, 항체를 9건 넘기던 회사가 임상 직전까지 직접 간다

와이바이오로직스는 항체 9건을 파트너 이름으로 기술이전해 온 회사입니다. CB 350억원 중 245억원을 IL-2를 얹은 자체 분자 AR170·AR166의 임상 준비에 배정했습니다.

와이바이오로직스(338840) 주가가 10월 21일 9,220원까지 13.41% 올랐습니다. 거래량은 7만7,028주가 붙었습니다. 하루 전인 20일, 회사는 다음 달 미국면역항암학회(SITC 2026)에서 자체 플랫폼 ‘멀티앱카인(Multi-AbKine)’으로 만든 면역항암 후보 AR170과 AR166의 새 데이터를 포스터로 내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회사에서 AR170과 AR166은 낯선 종류의 이름입니다. 와이바이오로직스는 2007년부터 항체를 찾아 제약·바이오 회사에 넘겨 왔고, 그렇게 넘긴 기술이전이 누적 9건입니다. 넘어간 항체는 사 간 회사의 신약 과제가 됐습니다.
두 후보는 다릅니다. 항체에 면역세포를 깨우는 단백질까지 붙인 분자를, 회사가 빌린 돈으로 임상시험 직전까지 직접 끌고 가겠다는 물건입니다. 와이바이오로직스는 지금 파는 물건을 바꾸고 있습니다. 항체 한 줄을 일찍 넘기던 회사가, 임상 문턱까지 키운 완성 분자를 들고 협상장에 나가려 합니다.
골수 세포에서 꺼낸 항체 한 줄이 이 회사의 상품이었습니다
와이바이오로직스가 가진 가장 오래된 자산은 ‘Ymax-ABL’이라는 인간항체 라이브러리입니다. 사람 골수에서 나온 면역세포로 만든 항체 후보의 거대한 모음입니다. 처음부터 사람 항체라서, 쥐 항체를 사람 것으로 고치는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됩니다.
2016년 9월 여의도 바이오투자포럼에서 박영우 대표가 밝힌 규모는 라이브러리 1000억여 종이었습니다. 자동화 시스템으로 하루에 만 개 넘는 인간항체를 골라낸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걸러 실제 항체로 확보해 둔 것이 2024년 보도 기준 1,200개입니다.
박 대표는 그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미 확보한 인간항체 라이브러리만 1000억 여종이 넘습니다. 앞으로 국내에서 인간항체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우리 회사와의 연계가 필수적일 것입니다.”
이 말에는 내력이 있습니다. 박 대표는 LG생명과학에서 항체 치료제 팀장으로 14년간 단백질 의약품을 개발했고,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서 항체신약 국책과제를 맡았습니다. 2000년대 초부터 인간항체 라이브러리를 쌓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고 2016년 발표에서 밝혔습니다.
회사 소개 자료를 보면 2017년까지는 라이브러리와 발굴 플랫폼을 짓는 데만 매달렸습니다. 기술이전은 2018년부터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10년 넘게 창고를 채운 뒤에야 물건이 팔리기 시작한 회사입니다. T세포를 암세포 옆으로 끌어오는 이중항체 플랫폼 ALiCE도 이 창고에서 나왔습니다.

파트너가 사 가는 것은 약이 아니라 이 창고에서 나온 항체 하나입니다. 2025년 5월 리가켐바이오와의 계약이 그 과정을 그대로 보여 줍니다. 두 회사는 계약 전에 물질이전계약부터 맺고, 와이바이오로직스 라이브러리에서 리가켐의 항체약물접합체(ADC) 플랫폼에 맞는 항체를 함께 시험했습니다.
맞는 항체를 찾은 뒤에야 리가켐이 전 세계 독점 개발·판매 권리를 가져갔습니다. 와이바이오로직스는 선급금, 단기·장기 마일스톤, 매출에 따른 로열티를 받기로 했고, 세부 조건은 양사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리가켐은 이 항체를 폐암·대장암 같은 고형암을 겨냥한 면역조절항체접합체(AIC) 후보로 쓰겠다고 했습니다. 이것이 9번째 기술이전입니다.
그 한 줄이 남의 이름으로 두 번 팔렸습니다
이 회사가 어떻게 돈을 버는지 가장 잘 보여 주는 거래는 와이바이오로직스 이름이 맨 앞에 없는 거래입니다.
2016년 HK이노엔과 와이바이오로직스는 자가면역질환 항체를 함께 연구해 후보 물질 OXTIMA를 확보했습니다. 단일항체(OX40L)는 HK이노엔이, OX40L과 TNF-α를 함께 잡는 이중항체는 두 회사가 같이 개발했습니다. 2020년 8월 HK이노엔은 이 과제를 아이엠바이오로직스에 넘겼습니다.
그리고 2024년 한 해에 이 물질이 두 번 팔렸습니다. 6월에는 미국 내비게이터 메디신에 아시아를 뺀 전 세계 권리를 총 9억4000만달러(계약금 2000만달러)에 넘겼습니다. 8월에는 중국 화동제약에 한국·북한·일본을 뺀 아시아 권리를 총 3억1550만달러(계약금 800만달러)에 넘겼습니다.
두 계약에서 앞에 선 이름은 HK이노엔과 아이엠바이오로직스였습니다. 와이바이오로직스는 이중항체를 함께 만든 회사로 뒤에 적혔습니다. 두 계약 보도 어디에도 와이바이오로직스가 받는 몫은 나오지 않습니다.
8년 전 공동연구가 두 건의 국제 계약으로 자라는 동안, 간판은 남의 것이었습니다. 이 회사의 지난 사업 모델이 그랬습니다. 뿌리를 대고, 이름은 파트너가 답니다.

다른 거래도 같은 모양입니다. YBL-001은 픽시스 온콜로지, YBL-003은 피에르파브르, YBL-013은 3D메디슨, AR044는 웰마커바이오, YBL-007 서열은 박셀바이오의 개발 과제가 됐습니다. B7-H3를 겨냥한 ADC 후보 YBL-015는 와이바이오로직스 항체에 인투셀의 링커 기술을 붙인 것인데, 개발은 인투셀이 주도해 한국과 미국에서 임상 1상에 들어갔습니다.
회사는 그 B7-H3 항체로 한국·일본·중국에 이어 2026년 7월 미국 특허까지 받았습니다. YBL-015는 13개국에 특허를 냈고 미국·일본에서 등록을 마쳤습니다. 임상을 이끄는 것은 파트너여도, 항체의 권리는 와이바이오로직스가 쥐고 있습니다.
그래서 ‘기술이전 9건’은 한 덩어리로 셀 수 없습니다
와이바이오로직스 기술이전 목록을 금액 순으로 놓으면 같은 말 아래 전혀 다른 거래가 섞여 있습니다.
2021년 3D메디슨에 넘긴 YBL-013은 약 18억원이었습니다. 같은 해 피에르파브르에 넘긴 YBL-003은 약 1234억원입니다. 2020년 12월 픽시스 온콜로지에 넘긴 YBL-001은 약 2억9400만달러, 원화로 약 4000억원이었습니다. 가장 작은 거래와 가장 큰 거래의 차이가 200배를 넘습니다.
2020년 6월 지아이이노베이션에 항체 서열 4종을 넘긴 거래는 약 177억원이었고, 웰마커바이오·박셀바이오·리가켐바이오 계약은 금액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여기 적힌 숫자는 모두 파트너와 맺은 총 계약 규모입니다. 개발 단계마다 조건이 붙는 금액까지 다 더한 값이어서, 와이바이오로직스 통장에 들어온 돈과는 다릅니다.

스몰인사이트 리서치는 2025년 10월 자료에서 최근 5년간 9건, 누적 기술이전 규모 약 2조1,000억원, 앱티스·HK이노엔 등 14개 기업과의 연구 협업을 꼽았습니다. 큰 숫자지만, 위 목록을 보면 그 2조원의 대부분이 몇 건의 큰 계약과 앞으로 받을 조건부 금액에 몰려 있다는 것이 드러납니다.
이 구조의 약점은 분명합니다. 항체를 일찍 넘길수록 받는 값은 작고, 나머지 가치는 파트너가 개발을 이어 갈 때만 들어옵니다. 회사는 상장 무렵 “전임상 단계에서 조기 기술이전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고 했습니다. 빨리 팔아 빨리 받는 쪽을 택했던 것입니다.
이제는 항체에 IL-2를 얹어 임상 문턱까지 직접 갑니다
그 방향이 2025년 여름부터 바뀌었습니다. 2025년 8월 7일 회사는 350억원 규모 전환사채(CB)를 발행했습니다. 아주IB투자·DSC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 등이 들어왔고 모집액보다 신청이 많이 몰렸습니다. 전환사채는 주식으로 바뀌기 전까지는 회사가 갚아야 할 빚입니다.
와이바이오로직스 CB 350억원의 용도가 이 회사의 새 방향을 그대로 보여 줍니다. AR170의 비임상 시험과 임상 승인에 필요한 연구에 150억원, AR166에 95억원을 배정했습니다. 두 후보에만 245억원, 전체의 70%입니다. 나머지 35억원은 B7-H3 항체 AR153과 공동연구 몫이고, 산업통상자원부 국제공동개발 과제 61억5000만원과 바이오특화단지 과제 58억원이 따로 붙었습니다.
두 후보가 무엇인지는 이름에 적혀 있습니다. AR170은 PD-1×VEGF×IL-2v, AR166은 PD-1×LAG-3×IL-2v입니다. PD-1과 LAG-3는 T세포가 암을 공격하지 못하게 억누르는 단백질이고, VEGF는 암이 혈관을 끌어들이는 신호입니다. 여기에 면역세포를 늘리고 활성화하는 IL-2를 손본 변이체(IL-2v)를 한 분자에 붙였습니다.

뿌리는 이 회사가 원래 가진 PD-1 항체입니다. 자체 면역항암 후보 아크릭솔리맙(YBL-006)이 PD-1 하나만 잡는 항체입니다. 스몰인사이트 리서치는 와이바이오로직스를 국내에서 PD-1 원천기술을 가진 유일한 기업으로 소개하며, 전임상에서 키트루다·옵디보보다 결합 세기가 약 5~7배 강했다는 회사 데이터를 인용했습니다.
그 PD-1 축에 표적 하나와 IL-2v를 더 얹은 것이 멀티앱카인입니다. 2026년 4월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6)에서 회사가 공개한 전임상 결과는 이렇습니다. AR170은 VEGF가 많은 조건에서 경쟁 물질보다 암을 죽이는 CD8+ T세포를 더 많이 늘리고 더 강하게 활성화했습니다. 회사가 비교 대상으로 삼은 경쟁 물질은 PD-1×VEGF 이중항체입니다.
AR166은 PD-1 항체가 듣지 않는 동물 모델과 간암 환자에게서 얻은 면역세포에서 T세포를 더 잘 다시 깨웠습니다. 종양을 다시 심은 모델에서는 종양이 다시 자라지 않았습니다. 몸이 그 암을 기억했다는 결과입니다. 회사는 핵심 원천기술로 IL-2 변이체를 골라내는 스크리닝을 꼽았고, 5월에는 IL-2v와 두 후보에 대한 특허 출원을 마쳤다고 밝혔습니다.
박 대표는 AACR 발표 뒤 이렇게 말했습니다. “단순 항체 신약 개발을 넘어, 표적 차단과 면역세포 활성화를 하나의 분자에 결합한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상장 무렵의 “조기 기술이전”과 나란히 놓으면 3년 사이 무엇이 달라졌는지 보입니다.
대표는 말 말고 돈도 냈습니다. 2026년 6월 한 달 동안 8차례에 걸쳐 자사 보통주 1만8,000주를 장내에서 샀습니다. 대표 지분율은 23.01%, 특별관계자를 포함한 최대주주 등 지분율은 30.4%입니다. 박 대표는 이 매수를 “회사가 추진 중인 중장기 성장 전략과 파이프라인의 본질적 가치에 대한 확신의 표현”이라고 했습니다.
와이바이오로직스 전망은 다음 달 포스터와 2027년 임상계획서에 걸려 있습니다
10월 20일 발표는 이 전환의 다음 걸음입니다. 11월 4~8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리는 SITC 2026에서 회사는 AR170과 AR166의 후속 데이터를 포스터로 냅니다. 이번에는 실제 환자에게서 얻은 조직으로 후보 물질의 작용을 본 생체 외(ex vivo) 연구 데이터 일부가 들어갑니다. 동물을 넘어 사람 조직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 보여 주는 단계입니다.
회사는 이 데이터를 들고 11월 유럽 파트너링 행사 바이오 유럽(BIO-Europe 2026)에 가서 글로벌 제약사들과 기술이전·공동개발 논의를 넓히겠다고 했습니다. 자기 이름을 단 분자도 결국 협상 테이블에 오릅니다. 달라진 것은 넘기는 시점과 넘기는 물건의 무게입니다.
숙제는 이미 받아 두었습니다. 6월 바이오 USA 2026 이후 회사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24곳과 파트너링 미팅을 했고, 상대 회사들이 하반기에 나올 제조품질관리(CMC) 결과와 GLP 독성시험 결과를 업데이트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약을 사람에게 써도 되는지, 일정한 품질로 만들 수 있는지를 보여 달라는 요청입니다.

그다음 문턱은 2027년입니다. 회사는 AR170은 2027년 상반기, AR166은 2027년 하반기 임상시험계획(IND) 제출을 목표로 내걸었습니다. 그 전까지 두 후보는 사람에게 한 번도 투여되지 않은 전임상 물질이고, 이 회사에 들어오는 돈은 여전히 이미 넘긴 항체들의 계약금과 마일스톤에서 나옵니다.
그래서 10월 21일의 주가와 실제 일감 사이의 거리는 날짜로 잴 수 있습니다. 11월 포스터, 하반기 독성시험, 2027년 임상계획서입니다. 245억원은 OXTIMA처럼 남의 간판 뒤에서 자라는 대신, 처음으로 와이바이오로직스 이름이 맨 앞에 적힌 계약서를 받아 내려고 쓰는 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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