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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손이앤에이 상장폐지 우려, 기생충 만든 회사가 인도네시아 영화 판다

서학개미 투자포럼 ·

바른손이앤에이(035620)가 동전주 상장폐지 기로에 섰다. 기생충 제작사는 9년 연속 영업적자 속에 인도네시아 영화 해외 판매로 사업 축을 옮겼다.

바른손이앤에이 상장폐지 우려, 기생충 만든 회사가 인도네시아 영화 판다

바른손이앤에이(035620)는 10월 21일 장중 13.08% 내린 412원에 거래됐습니다. 거래량은 111만 9,020주로 직전 20거래일 평균의 4배를 넘었습니다.

이 회사는 8월에 관리종목이 됐고, 10월 15일에는 주가 미달에 따른 상장폐지 우려 안내가 붙었습니다. 올해 7월 시행된 이른바 동전주 요건 때문입니다. 주가가 30거래일 연속 1,000원 아래면 관리종목이 되고, 그 뒤 90거래일 안에 1,000원 위로 45거래일을 연달아 올라서지 못하면 상장폐지 대상입니다.

한국거래소 기록상 바른손이앤에이는 20일까지 44일 연속 세 자릿수 주가에 머물렀습니다. 21일과 22일 종가도 1,000원을 넘지 못하면 상장폐지가 사실상 확정됩니다.

이 이름을 들으면 대부분 영화 한 편을 떠올립니다.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2019년 '기생충'. 그 영화를 만든 회사가 여기입니다. 그리고 이 회사는 2017년부터 2025년까지 9년 연속 영업적자를 냈습니다. 기생충이 개봉한 해도 그 9년 안에 들어 있습니다.

기생충은 이 회사의 대표작이지만, 지금의 사업 설명서는 아닙니다. 오늘의 바른손이앤에이는 남이 만든 동남아 영화를 세계에 파는 창구와, 손실이 난 계열사 지분을 쥔 그룹 지주사가 한 몸에 겹친 회사입니다.

시작은 통신회사였고, 문구와 게임을 거쳐 영화에 닿았습니다

출발은 1996년 와이티씨통신입니다. 1999년 코스닥에 올랐습니다. 영화와는 거리가 먼 이름이었습니다.

2006년, 이 회사는 문구 명가 바른손의 최대주주였던 커퍼니브이 지분 48%를 사들여 경영권을 쥐었습니다. 지금 그룹 이름 '바른손'은 이때 들어왔습니다.

그다음은 게임이었습니다. 바른손게임즈라는 이름으로 모바일게임을 만들었고, 2013년에는 '롤링플래닛'과 '바둑'을 내놨습니다. 성과는 좋지 않았고 적자가 이어졌습니다.

2014년 4월 2일, 운영자금을 마련하려고 신주 2천만 주를 찍기로 하던 바로 그때 사명을 바른손이앤에이로 바꿨습니다. 회사는 "게임 외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영역으로 업무를 확장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돈이 마른 자리에서 업종을 갈아탄 결정이었습니다.

문양권 회장은 2013년 최대주주가 됐고 2014년 말까지 대표를 지냈습니다. 그 뒤로 오래 전문경영인이 회사를 맡았습니다. 대표 명단에는 NC소프트 출신 게임 전문가가 있고, 기생충 제작자 곽신애가 있습니다. 대표가 바뀐 순서가 곧 이 회사 업종이 바뀐 순서입니다.

연혁 타임라인: 1996 와이티씨통신 설립 → 1999 코스닥 상장 → 2006 바른손 최대주주 지분 48% 인수 → 2013 바른손게임즈 '롤링플래닛' → 2014 사명 바른손이앤에이 → 2019 기생충 제작 → 2022 해외 세일즈 시작 → 2025 문양권 회장 11년 만에 경영 복귀. 통신·문구·게임·영화 네 업종을 색으로 구분

기생충이 정점이었고, 그 뒤로 이 회사는 만드는 쪽에서 내미는 쪽으로 옮겼습니다

Cine21 작품 기록에서 바른손이앤에이 이름이 '제작'으로 올라간 영화는 다섯 편입니다. 2014년 '표적', 2015년 '희생부활자'(공동제작)와 '가려진 시간', 2018년 '기억을 만나다', 그리고 2019년 '기생충'입니다.

기생충 개봉 이듬해, 곽신애 당시 대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손익분기점을 넘길 거라고는 생각했는데, 천만까지 돌파할 줄은 몰랐죠."

그 뒤 기록은 결이 달라집니다. '브로큰', '리바운드', '거미집', '수능, 출제의 비밀', '아마존 활명수', '안녕, 할부지', '비키퍼', '쥬라기캅스 극장판', '세계의 주인'. 2021년 이후 작품 대부분에서 이 회사의 자리는 제작이 아니라 배급·제공입니다. 영화 제작 크레디트의 마지막 줄은 지금도 기생충입니다.

회사는 2022년부터 제작을 영화에서 드라마·예능으로 넓히고, 투자·배급·유통·해외 세일즈까지 영역을 키웠습니다. 한 편에 모든 것을 거는 제작사에서, 남의 작품을 고르고 걸고 파는 회사로 무게를 옮긴 선택입니다.

그 파는 길이 닿은 곳이 인도네시아 극장이었습니다

해외 세일즈는 2022년 10월 시작했습니다. 한 나라에서 만든 영화의 상영권을 다른 나라 배급사들에 대신 팔아 주는 일입니다. 이 회사가 판 첫 성과 가운데 하나는 베트남 영화 '돈 크라이, 버터플라이'입니다. 2024년 베니스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에서 대상과 혁신상을 받았습니다.

2025년 3월에는 인도네시아 흥행작 '왓츠 위드 러브?'(2002)를 뮤지컬로 되살린 '랑가 앤 신타'에 공동 투자하고, 홍콩 필름마트에서 해외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이 회사가 내건 네 번째 해외 판매용 장편이었습니다.

결정적인 한 수는 2025년 8월 21일에 나왔습니다. 인도네시아 감독 조코 안와르의 제작사 컴앤씨 픽쳐스가 만드는 모든 작품의 해외 판매를 2년간 혼자 맡는 계약입니다. 최윤희 대표는 "인도네시아 시장의 잠재력을 오랜 경험으로 확인해왔다", "조코 안와르와의 독점 파트너십을 통해 뛰어난 현지 작품들을 전 세계에 알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 계약에서 나온 영화가 '고스트 인 더 셀'입니다. 무대는 악명 높은 교도소이고, 귀신의 습격에 맞서는 갱단과 교도관들의 생존기를 공포와 코미디로 그렸습니다. 바른손이앤에이는 공동제작에 참여하고 해외 판매를 맡았습니다.

2026년 2월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됐고, 4월 16일 인도네시아에서 개봉했습니다. 인도네시아 최대 극장 성수기인 르바란이 아닌 시기였는데도 6일 만에 100만 명을 모았습니다. 3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 6월 초까지 누적 336만 명입니다.

해외 판매는 6월 초 148개국, 9월 초에는 150개 지역까지 늘었습니다. 9월 발표 때 미국 극장 개봉은 10월 2일로 잡혀 있었습니다.

'고스트 인 더 셀' 성적표: 2026년 2월 베를린 영화제 첫 공개, 4월 16일 인도네시아 개봉, 개봉 6일 만에 100만 명, 3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 누적 336만 명, 해외 148개국 판매(9월 초 150개 지역). 교도소 철창 배경에 숫자 네 개를 크게 배치

다음 작품도 정해져 있습니다. 조코 안와르의 신작 '사탄의 숭배자: 오리진'의 전 세계 배급을 이 회사가 맡습니다. 1518년 실제 사건에서 출발한 프리퀄로, 16세기 유럽과 17세기 인도네시아를 오가며 7개 언어로 찍습니다. 인도네시아 개봉 목표는 2027년입니다.

최윤희 대표는 이 영화를 두고 "성공한 프랜차이즈임에도 안주하지 않고 시대와 공간을 크게 확장한 작품"이라며 "이번 신작이 인도네시아와 동남아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습니다.

협업 상대는 컴앤씨 하나가 아닙니다. '점보'를 만든 비시네마 픽쳐스, 베이스 엔터테인먼트, 그리고 이매지나리가 있습니다. 이매지나리는 '아각 라엔' 시리즈 제작사로, 2025년 11월 개봉작이 1,093만 명을 모아 인도네시아 로컬 영화 역대 1위에 올랐습니다. 태국 GDH와도 협업을 이어 가고 있고, 2026년 2월에는 네이버웹툰의 영상 자회사 스튜디오N과 인도네시아·태국·베트남용 영화·시리즈를 함께 만들기로 했습니다.

이 회사의 고객은 한국 극장 관객이 아닙니다. 세계 각국의 영화 바이어입니다. 그 바이어들이 이 창구를 거치는 이유는 둘입니다.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잘 팔리는 감독의 작품이 계약상 이 창구로만 나오고, 베니스·베를린에 걸린 이력이 이 회사의 영업 명함이 됐습니다.

장부를 펴면 영화보다 방송 판권과 임대가 큽니다

극장의 성적과 회사의 장부는 다른 그림입니다. 증권 정보 집계 사이트에 표시된 2026년 2분기 부문별 매출을 보면 방송용 프로그램(제작·판권)이 약 35%, 기타 29%, 임대 24%, 영화·드라마 투자배급이 12%입니다. 기생충 제작사의 매출에서 영화 투자배급은 네 칸 중 가장 작은 칸입니다.

리드경제는 5월에 이 회사 매출이 제작과 투자배급에 몰려 있어 흥행 성과가 실적에 곧바로 반영된다고 짚었습니다. 한 편이 잘되면 크게 오르고, 안 되면 그대로 꺼지는 장사입니다.

또 하나의 무게는 지주사 역할에서 옵니다. 바른손이앤에이는 상장 계열사 졸스 지분 29.92%를 가진 최대주주였습니다. 졸스는 문구 회사 바른손이 2019년 뷰티 플랫폼 졸스를 인수하고 2020년 흡수합병한 뒤 바꾼 이름입니다.

투자한 회사가 손실을 내면 그 손실 가운데 내 지분만큼이 내 장부에도 손실로 잡힙니다. 졸스에서 넘어온 손실이 2024년 약 40억원, 2025년 약 8억원이었습니다.

2026년 7월 졸스는 20억원어치 전환사채와 80억원 유상증자로 새 돈을 받았고, 그 돈을 댄 지피클럽이 최대주주가 됐습니다. 바른손이앤에이와 특수관계인은 졸스 주식을 그대로 들고 있되 의결권은 지피클럽에 넘겼습니다. 문구 회사를 사서 그룹을 세운 회사가 20년 만에 그 회사의 경영권을 내려놓았습니다.

2025년 말 기준 이 회사가 지분을 가진 관계회사는 9곳입니다. 그중 바른손씨앤씨, 엔투스튜디오, 스텝파이브, 바른손라이프사이언스, 바른손랩스, 바른손스튜디오 6곳은 장부에 남은 투자금이 0원입니다. 그룹을 넓히려고 들인 돈 대부분이 장부에서 이미 지워졌습니다.

장부 속 바른손이앤에이: 2026년 2분기 부문별 매출 비중 막대(방송용 프로그램 약 35%, 기타 29%, 임대 24%, 영화·드라마 투자배급 12%), 오른쪽에 2017~2025년 9년 연속 영업적자 표시, 아래에 관계회사 9곳 중 6곳 장부금액 0원

주식을 4분의 1로 줄였는데도 1,000원 선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올해 봄 회사는 4대 1 무상감자를 했습니다. 주주에게 돈을 돌려주지 않고 주식 4주를 1주로 합친 것입니다. 발행주식은 74,439,675주에서 18,609,918주로, 자본금은 372억원에서 93억원으로 줄었습니다. 액면가는 500원 그대로입니다.

거래는 당초 4월 29일 재개 예정이었다가 5월 6일로 밀렸습니다. 거래정지 직전 종가는 243원이었습니다. 4주를 1주로 합쳤으니 단순 계산한 출발선은 972원입니다. 감자를 하고도 출발선이 1,000원에 못 미쳤습니다.

9월 16일 무렵 주가는 600원대, 시가총액은 114억원이었습니다. 소액주주 쪽은 9월 상반기 자본총계 606억원을 들며 회사 순자산의 5분의 1 값에 주식이 거래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위기의 신호는 그보다 먼저 경영진 자리에서 나왔습니다. 2025년 회사는 CJ ENM 출신 최윤희 단독 대표 체제에서 문양권·최윤희 각자 대표 체제로 바뀌었고, 문 회장은 약 11년 만에 경영에 돌아왔습니다. 당시 한 시장 관계자는 "문 회장이 직접 계열사들의 대표이사를 맡은 것은 그룹 내 실적 부진에 따른 위기감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7월 말 회사는 "주가 회복을 위해 내부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9월 9일에는 약 26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습니다. 엿새 뒤인 9월 15일, 일부 배정 대상자가 청약을 철회하면서 증자는 취소됐고 회사는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예고를 받았습니다.

바로 다음 날인 9월 16일, 문 회장이 직접 나섰습니다. 10월 15일부터 11월 13일까지 장내에서 1,860,991주를 사겠다고 공시했습니다. 공시 전날 종가 673원으로 치면 약 12억원이고, 다 사면 지분율이 25.53%에서 35.53%로 올라갑니다. 밖에서 받으려던 26억원이 무산된 자리를 최대주주 개인의 돈이 메우러 들어간 모양새입니다.

1,000원을 넘지 못한 1년: 4대 1 무상감자로 주식 수 74,439,675주→18,609,918주, 거래정지 직전 243원×4=972원, 9월 9일 26억원 증자 결정→9월 15일 취소, 9월 16일 문양권 회장 1,860,991주 장내매수 계획(25.53%→35.53%), 10월 21·22일 종가 1,000원 기준선

바른손이앤에이 전망을 가르는 것은 영화가 아니라 이틀 치 종가입니다

남은 조건은 단순합니다. 21일과 22일 종가가 1,000원 위에 서야 합니다. 21일 장중 412원에서 보면 2.4배 높은 자리입니다. 문 회장의 장내 매수 기간은 11월 13일까지로 잡혀 있습니다.

영화 쪽 일정은 그보다 훨씬 깁니다. 컴앤씨 픽쳐스와의 독점 계약은 2025년 8월부터 2년이고, '사탄의 숭배자: 오리진'의 인도네시아 개봉 목표는 2027년입니다. 이 회사가 가장 공들여 키운 사업의 다음 장은 거래소 시계로는 아직 오지 않은 시간에 있습니다.

9년 연속 영업적자는 2025년까지의 기록이고, 고스트 인 더 셀의 336만 관객은 2026년의 일입니다. 인도네시아에서 쌓은 이름이 장부의 숫자로 바뀌기도 전에, 상장회사로서의 시간이 먼저 끝날 수 있는 자리에 이 회사가 서 있습니다.

기생충이 천만을 넘긴 해를 끼고 적자가 9년 이어졌고, 인도네시아 극장을 채운 지금은 관객 수가 아니라 1,000원이라는 숫자 하나가 이 회사의 다음 무대를 정합니다.

작성 기준일: 2026년 10월 21일. 이 글은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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