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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원정밀 주가 오른 이유, 일본산과 동등하다는 FMM에 남은 건 양산 승인

서학개미 투자포럼

풍원정밀이 전환가액 조정을 공시했습니다. 일본 DNP가 쥔 OLED 마스크 FMM 국산화에 빚을 내 온 회사가 상장 때 내건 940억원 목표와 실제 출발점 2억원 사이를 짚었습니다.

풍원정밀 주가 오른 이유, 일본산과 동등하다는 FMM에 남은 건 양산 승인

10월 21일 풍원정밀(371950) 주가는 전날보다 6.13% 오른 3,375원에 거래됐습니다. 거래량은 8만5,164주였습니다. 이날 회사는 전환사채의 전환가액을 조정한다고 공시했습니다.

전환사채는 정해진 값에 주식으로 바꿔 받을 수 있는 빚입니다. 그 값이 조정되면 사채 한 장이 바꿔 받는 주식 수가 달라집니다. 풍원정밀은 2024년 6월 이런 빚 200억원을 졌고, 그중 100억원을 한 가지 물건을 만드는 설비 값으로 쓰겠다고 했습니다. 스마트폰 화면의 빨강·초록·파랑 점을 찍어 내는 금속판, FMM입니다.

풍원정밀은 지금 이 물건으로 돈을 버는 회사가 아닙니다. 일본 한 회사가 사실상 혼자 만들어 온 부품을 대신 만들 수 있다는 것을, 고객에게 증명하는 데 돈을 쓰고 있는 회사입니다. 상장할 때 내건 숫자와 실제 출발점을 나란히 놓으면 그 증명이 얼마나 긴 일이었는지 보입니다.

화면의 점 하나하나가 이 금속판의 구멍으로 찍힙니다

OLED 화면은 공장에서 유기 재료를 증기로 뿌려 기판에 얹어 만듭니다. 이때 기판 앞에 금속판을 대고, 구멍이 난 자리에만 재료가 내려앉게 합니다. 이 금속판이 마스크입니다. 풍원정밀은 1996년부터 얇은 금속판을 약품으로 녹여 구멍을 내는 방식으로 이 마스크를 만들어 왔습니다.

마스크도 종류가 나뉩니다. 화면 전체에 공통으로 깔리는 층을 찍는 OMM(오픈메탈마스크)은 구멍이 크고 단순합니다. 마스크를 받치는 스틱바마스크(SBM)와 액세서리 스틱(ACC)도 있습니다. 가장 어려운 것이 FMM(파인메탈마스크)입니다. 빨강·초록·파랑 화소를 한 색씩 따로 찍어 내는 마스크입니다.

FMM은 필름 두께쯤 되는 금속판에 수십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구멍을 수천만 개 뚫어야 합니다. 풍원정밀이 쓰는 원판은 두께가 20㎛이고, 이 박판은 현대비앤지스틸이 독점 공급한다고 2022년 딜사이트가 전했습니다. 금속을 얇게 눌러 펴고, 사진 찍듯 구멍을 새기고, 자르고, 용접하는 순서로 만듭니다.

이 부품은 한 번 사고 끝나는 물건이 아닙니다. FMM 한 장은 스틱 10~12개로 이뤄지고, 스틱 하나가 스마트폰 해상도에 따라 200만~500만원입니다. 일본 다이니폰프린팅(DNP) 제품도 1,000회 안팎 증착을 하면 바꿔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화면을 찍는 공장이 돌아가는 한 계속 사야 하는 소모품입니다.

OLED 증착 공정 단면도: 기판 아래 FMM 금속판이 놓이고 구멍을 통과한 빨강·초록·파랑 재료가 화소로 내려앉는 장면. 옆에 'FMM 한 장 = 스틱 10~12개, 스틱 1개 200만~500만원, 약 1,000회 쓰면 교체' 문구

그 소모품을 일본 한 회사가 거의 다 만들어 왔습니다

세계 FMM 공급은 DNP가 사실상 독점해 왔습니다. 일본 도판인쇄(Toppan)와 대만 Darwin Precision이 공급사로 거론되지만, 국내 스마트폰 OLED용 FMM은 전량 DNP에서 들여왔습니다. 2026년 3월 전자신문은 국내 패널사가 DNP에서 사는 FMM이 연 6,000억원 이상, 세계 시장은 1조원 이상이라고 추산했습니다.

사는 쪽이 한 곳뿐이면 값을 깎을 수 없습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DNP 제품을 국산으로 바꾸면 원가 부담을 최대 30% 줄일 수 있다고 본다고 2024년 6월 아시아경제가 보도했습니다. 같은 기사에는 반대쪽 계산도 있었습니다. DNP의 영업이익률이 40~50%로 알려져 있어, 후발 업체가 나타나면 값을 내려 견제할 여력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 부품이 나라의 관리 대상이 된 것도 그래서입니다. FMM은 산업통상부가 2023년 선정한 ‘185개 공급망 안정 품목’에 들어 있습니다. 국내에서 필옵틱스, 한화솔루션이 2021년 사업을 인수한 웨이브일렉트로닉스도 후보로 거론되지만, 양산을 확인한 업체는 없다고 IB토마토는 전했습니다.

한 시장 관계자는 2024년 5월 딜사이트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풍원정밀로선 저렴한 가격과 함께 DNP를 앞설 수 있는 기술력까지 탑재해야 승산이 있다.” 싸기만 해서는 안 되고, 독점 회사보다 잘 만들기까지 해야 한다는 조건입니다.

풍원정밀이 이 싸움에 들어온 계기는 2019년 일본 수출규제였습니다

그전까지 풍원정밀의 주력은 OMM이었습니다. LG디스플레이에 오래전부터 납품했고, 2019년 하반기부터는 삼성디스플레이에도 들어갔습니다. 상장 직전 공시 기준으로 매출처는 국내 A사 53%, B사 37%였습니다. 투자사였던 코리아오메가투자금융 관계자는 이 사업을 두고 “물량은 많지만 부가가치가 낮았다”고 평가했습니다.

숫자도 그 평가와 맞았습니다. OMM 매출은 2018년 296억원에서 2021년 3분기 누적 170억원으로 줄었고, 제품 비중도 75%(2020년)에서 59%(2021년 3분기)로 내려갔습니다. 그 자리를 스틱바마스크가 12%에서 29%로 채웠습니다. 증권신고서 기준 OMM 점유율은 40%였고, 스틱바마스크는 독점 공급이었습니다.

2019년 일본이 소재 수출을 묶자 FMM 국산화 요구가 커졌습니다. 풍원정밀은 자체 개발에 나섰고, 2020년 산업통상자원부의 에칭 방식 FMM 국책과제 최종 수행기관으로 오럼머티리얼(옛 티지오테크)을 제치고 뽑혔습니다. 값싼 마스크를 많이 파는 회사가 비싼 마스크를 처음 만드는 회사로 방향을 튼 순간입니다.

그리고 ‘FMM 양산’을 내걸고 상장했습니다

풍원정밀은 2022년 2월 28일 기술특례로 코스닥에 상장했습니다. 회사 관계자는 상장 직전 “상장 후 FMM을 중심으로 수익성을 제고하고 글로벌 OLED 메탈마스크 제조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당시 내건 FMM 매출 목표는 2022년 271억원, 2023년 940억원이었습니다.

상장 직전 해인 2021년 FMM 매출은 2억원이었습니다. 2년 뒤 목표가 출발점의 470배였습니다. 그리고 2022년 2분기부터 회사는 FMM 매출을 따로 적지 않고 금속마스크 매출에 합쳐 표기했습니다. 그 뒤로 목표를 얼마나 채웠는지는 숫자로 보이지 않게 됐습니다.

일정은 계속 밀렸습니다. 2022년 12월 디일렉은 삼성디스플레이와의 6세대 FMM 시험이 이어져 연내 납품이 어렵고 매출은 2023년으로 넘어간다고 전했습니다. 2024년 2월 IR에서 회사는 6세대 FMM을 그해 하반기에 양산하겠다고 했습니다. 상장 때 약속한 ‘연내 양산’보다 2년 늦은 일정이었습니다.

막대그래프: 2021년 실제 FMM 매출 2억원, 상장 때 목표 2022년 271억원·2023년 940억원. 아래 타임라인에 양산 목표가 '2022년 내 → 2024년 하반기 → 2026년 하반기'로 옮겨 간 경로

삼성은 곁에서 키웠지만, 쓰겠다는 말은 따로였습니다

이 기간 풍원정밀 곁에는 늘 삼성디스플레이가 있었습니다. 디일렉은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들이 2022년 말부터 2023년 초까지 풍원정밀 공장에 상주하며 FMM 수율을 끌어올리는 일을 도왔다고 보도했습니다. 2024년 6월 전환사채 200억원 가운데 50억원은 삼성벤처투자의 SVIC 59호 조합이 샀습니다. 나머지 150억원은 AOA-하이 달타냥 투자조합 1호였습니다.

같은 달, 삼성디스플레이 측은 아시아경제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현재로선 양산제품에 활용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 사람을 보내 공장을 돕고, 계열 투자조합이 돈을 넣었지만, 실제 생산 라인에 쓰는 결정은 별개였습니다. 이 회사의 급소는 기술이 아니라 바로 이 결정입니다.

회사는 그사이 판을 넓혔습니다. 2024년 6월 산업통상자원부 소부장 으뜸기업에 뽑혀 3년간 최대 100억원의 연구개발 지원을 받을 길이 열렸고, 현대비앤지스틸과는 8세대 FMM용 인바(열에 잘 늘어나지 않는 합금) 국책과제를 함께 했습니다. 2025년 4월 8세대 IT용 FMM 포토마스크 시설을 완공했고, 7월에는 8.6세대 OLED용 1000ppi급 고해상도 FMM 국책과제 주관기관이 됐습니다.

2025년 12월 KB증권 김현겸 애널리스트는 6세대 하프컷 FMM을 자체 기술로 개발해 최종 품질 인증과 양산 준비에 들어갔다고 봤습니다. 그는 “단순한 시도 단계를 넘어 실질적인 공급망 진입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썼고, 지금을 “고객사 채택 여부에 따라 실적과 기업 가치가 구조적으로 달라질 수 있는 분기점”이라고 불렀습니다.

2026년 3월, 처음으로 ‘일본산과 동등하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전자신문은 2026년 3월 풍원정밀 FMM이 글로벌 패널 기업 ‘A사’ 평가에서 일본산과 동등한 성능·품질을 인정받고 양산 승인 평가에 들어갔다고 보도했습니다. 규격은 6세대 기판을 반으로 자른 6GH와 5.5세대 기판을 넷으로 자른 5.5GQ입니다. 스마트폰 OLED 2개 모델에 먼저 쓰는 계획이었습니다.

일정은 2026년 4월 시제품 공급, 하반기 양산이었습니다. 올해 DNP가 공급하던 물량의 약 10%를 납품한다는 계획도 함께 전해졌습니다. 유명훈 대표는 “FMM 국산화를 통해 디스플레이 산업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같은 기사에서 고객사 관계자의 말은 결이 달랐습니다. “샘플을 테스트하고 있으며 최종 양산 승인은 확정되지 않았다.” 다음 날 뉴스핌은 삼성디스플레이가 DNP와의 독점 공급 계약이 끝난 뒤 풍원정밀과 일부 제품 공급을 논의 중이라는 업계 관측을 전했습니다. 처음에는 풀HD 일부 모델용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관계도: 가운데 풍원정밀, 한쪽에 삼성디스플레이(2019년 OMM 납품 시작, 2022~2023년 인력 상주 보도, 2024년 '양산 활용 고려 안 함' 발언), 다른 쪽에 삼성벤처투자 조합(2024년 전환사채 50억원, 2026년 10월 지분 14.53%), 반대편에 일본 DNP(독점 공급)와 '2026년 3월 양산 승인 평가 시작' 표시

그 시간을 버틴 돈이 오늘 공시된 빚입니다

승인을 기다리는 동안 회사 살림은 줄었습니다. 최근 세 회계연도 매출은 431억원, 493억원, 324억원이었고 영업손실은 219억원, 182억원, 199억원이었습니다. 부채비율은 78%에서 321%, 다시 551%로 올라갔습니다. 회사가 쌓아 둔 자본 여유를 보여 주는 유보율은 448%에서 8%로 내려왔습니다.

기술특례 상장사에 주던 유예도 끝났습니다. 2026년 6월 자본시장뉴스에 따르면 풍원정밀은 계속사업손실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 유예가 종료됐습니다. 이제는 법인세 차감 전 손실이 자기자본의 50%를 넘고 10억원 이상인 해가 최근 3개 사업연도 중 2개면 관리종목이 될 수 있는 기준이 적용됩니다.

빚의 일부는 이미 주식이 됐습니다. 삼성벤처투자의 에스브이아이씨55호 조합은 10월 7일 전환사채를 주당 3,820원에 주식 403만1,413주로 바꿔, 지분 14.53%를 가진 10% 이상 주주가 됐다고 보고했습니다. 보고서에 적힌 발행주식 총수는 2,759만6,423주입니다. 이 조합의 전환 단가는 10월 21일 거래 가격 3,375원보다 높습니다.

10월 21일의 전환가액 조정 공시도 같은 줄기 위에 있습니다. FMM 설비를 들이려고 진 빚이 주식으로 바뀌는 조건이 다시 정해진 것입니다. 이 회사의 주주 구성은 FMM이 팔리기 전부터, FMM을 위해 빌린 돈에 따라 바뀌고 있습니다.

재무 흐름 그래프: 최근 세 회계연도 매출 431억원 → 493억원 → 324억원, 영업손실 219억원 → 182억원 → 199억원, 부채비율 78% → 321% → 551%. 옆에 '2024년 6월 전환사채 200억원, 그중 100억원 FMM 설비' 표시

풍원정밀 전망은 하반기 양산 승인 한 줄에 걸려 있습니다

풍원정밀이 내건 다음 일정은 분명합니다. 2026년 하반기 6세대 FMM 양산, 2026년 안에 8.6세대 IT용 OLED FMM 양산 설비 마무리, 그 뒤로 2027년 BOE, 2028년 CSOT 같은 해외 고객입니다. KB증권은 해외 공급사를 대체할 경우 국내에서만 최대 약 3,000억원 시장이 열린다고 봤습니다.

이 모든 숫자의 앞에는 고객사의 양산 승인이 있습니다. 2022년 디일렉은 그 승인이 내구성과 가격을 함께 보고 내려질 것으로 예상했고, DNP는 값을 내려 맞설 여력이 있는 상대입니다. 상장 때 940억원을 약속한 회사가 2021년 2억원에서 출발해 5년 가까이 시험을 치렀습니다. 오늘 바뀐 전환 조건은 그 시험을 치르는 데 든 값이고, 그 값을 매출로 돌려받는 순간은 고객이 생산 라인에 이 금속판을 거는 날입니다.

작성 기준일: 2026년 10월 21일. 이 글은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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