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2026~2030년 쌍일류 명문대 학부 정원을 10만명 이상 늘리고, 앞선 5년 동안 전공의 30% 이상을 바꿔 AI·반도체 인력을 키우고 있다. 그런데 AI 연구자 잔류율은 중국 69%로 한국 77%보다 낮고, 인재 순유입은 여전히 미국 쪽이다. 이번 증원은 인력을 더 만드는 일인 동시에 새는 구멍을 메우는 작업으로 볼 수 있다.
중국 대학 학과 30% 재편, AI 인재 잔류율은 한국보다 낮다

뉴스 핵심
- 중국은 15차 5개년 계획 기간 쌍일류 대학 학부 정원을 10만명 이상 늘린다.
- AI 연구자 근무지 비중은 중국 41%로 미국 34%를 앞서지만, 순유입은 미국 +2,145명, 중국 -1,729명이다.
- 학령인구가 2032년 정점 이후 줄면 첨단 전공 과잉이 새 문제가 될 수 있다.
중국 대학은 학과를 얼마나 갈아엎었나
14차 5개년 계획 기간 중국 대학은 학부 전공 1만200여개를 새로 만들고 1만2200여개를 없애거나 모집을 멈췄다. 교육부 집계로 전체 전공의 30% 이상이 바뀌었다.
속도도 빨라졌다. 올해는 운영 중인 학부 전공의 10% 이상이 조정 대상에 올랐는데, 한 해 비율이 10%를 넘은 것은 처음이다.
새로 생긴 전공 이름부터 다르다. 올해 목록에 체화지능, 뇌·컴퓨터 과학기술 등 38개가 추가됐다. 로봇이 몸을 갖고 움직이는 기술을 아예 학부 전공으로 떼어 낸 것이다.
정기 심사를 건너뛰는 별도 통로도 열렸다. 하얼빈공업대·베이징항공항천대 등 9개 대학이 이 통로로 올해 체화지능 전공을 동시에 만들었다.

명문대 정원 10만명 증원, 왜 하필 쌍일류인가
이번 증원은 새 대학을 짓는 일이 아니다. 베이징대·칭화대 같은 쌍일류 대학의 학부 정원을 15차 5개년 계획 기간에 10만명 이상 늘리는 일이다.
쌍일류는 입학 문턱이 가장 높은 대학들이다. 여기 정원이 늘면 그 숫자가 곧 최상위 이공계 인력 증가분이 된다.
올해 증원을 발표한 쌍일류 대학만 20곳이 넘는다. 둥난대는 600명을 늘려 4825명으로, 시안전자과기대는 400명을 더 뽑았다.
늘어난 자리는 집적회로·전기공학·통신·AI·사이버보안으로 갔다. 추가 정원 전체가 AI·집적회로·바이오의약·신에너지에 집중된다.

대졸 취업난 속 반도체 인력난, 같은 나라의 두 얼굴
중국이 서두르는 이유는 역설에 있다. 일반 대졸자는 일자리를 못 구하는데 첨단 제조와 AI 현장은 사람이 모자란다.
남는 전공을 닫고 모자란 전공을 여는 것이 재편의 논리다. 베이징 교육업계 한 관계자는 "2023년 당시만 해도 중국 정부는 대학 전공의 약 20% 조정을 계획했는데 이미 30%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계획보다 더 빨리 갈아엎었다는 말이다.

AI 연구자 41%가 중국에 있는데 왜 인재는 미국으로 가나
숫자만 보면 중국이 이미 이겼다. NeurIPS 2025 채택 논문 저자 가운데 중국 근무자는 41%로 미국 34%를 앞섰다. 2022년에는 미국 46%, 중국 27%였다.
같은 분석 안에 반대편 숫자가 있다. 2025년 인재 순유입은 미국 +2,145명, 중국 -1,729명이다. 사람은 여전히 중국에서 미국 쪽으로 흐른다.
자기 나라에서 학부를 마친 연구자가 그 나라에 남는 비율도 갈린다. 미국 89%, 한국 77%, 중국 69%, 유럽 60%다.
중국은 인력을 가장 많이 만들지만 붙잡는 힘은 한국보다 약하다. 중국 잔류율이 2022년 57%에서 69%로 오른 것은 개선이지만, 아직 구멍이 크다.
그래서 10만명 증원은 우위를 넓히는 일이자 새는 물을 더 붓는 일로 읽힌다. 많이 만들어야 남는 사람도 많아진다.

1999년 정원 47.4% 확대는 어떻게 끝났나
중국이 대학 정원을 크게 늘린 것은 처음이 아니다. 1999년 재학생이 160만명으로 전년보다 47.4% 늘었다.
연간 신규 입학자는 1997년 100만명에서 2020년 960만명 이상으로 불었다.
뒤따른 것은 취업난이었다. 확대 이후 젊은 대졸자 실업률이 크게 올랐고, 내륙 지역에서 더 컸다는 연구가 있다. 설비와 교원이 모자란 학교가 늘어 교육의 질이 떨어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번은 다르다. 그때는 숫자만 늘렸고, 지금은 수요 없는 전공을 닫으면서 늘린다.
학령인구 2032년 정점 이후, 첨단 전공이 남아돌 수 있다
시계가 하나 더 있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고등교육 학령인구가 2032년 정점을 찍은 뒤 줄어든다고 본다.
지금 지은 실험실과 새 전공이 그 뒤에도 채워질지는 장담할 수 없다. 학생 교육비와 시설 비용은 국가 재정이 크게 지고, 수혜는 명문대 학생과 AI·반도체 기업의 인력 풀로 간다.
한 관계자는 "산업 수요만 좇아 비슷한 첨단 전공을 쏟아내면 언젠가 새로운 인력 불일치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1999년의 실패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였다. 다음 실패가 온다면 같은 전공이 너무 많아서일 것이다.
한국 AI 인재 잔류율 77%가 말해 주는 것
이 경쟁에서 한국의 숫자는 의외로 나쁘지 않다. 잔류율 77%는 중국보다 높고, 같은 분석에서 KAIST는 기관 순위 3위에 올랐다.
중국의 승부처는 정원표가 아니다. 길러 낸 사람이 남느냐다. 2027년 이후 입학자가 졸업해 현장에 나오려면 몇 년이 걸린다.
그때 중국 잔류율이 미국 쪽으로 다가가 있다면 '엔지니어 배당'은 진짜 배당이 된다. 그대로라면 중국은 미국 연구소의 인재 공급처로 남는다.
이 글은 중국 대학 정책과 AI 인재 흐름을 설명한 것으로 특정 종목 매수·매도를 권하지 않습니다. 인력 정책의 효과는 수년 뒤에 나타나고 연구 표본도 한 학회에 한정돼 있어, 관련 산업 투자 판단과 책임은 독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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