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원화 안정을 위한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증대시키는 동시에 '외화 선조달' 규모를 두 배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환율 상황에 따른 유연한 달러 매입을 가능케 하기 위한 조치로, 외환시장에서의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외화 선조달 한도를 기존 월 30억 달러에서 60억 달러로 재조정하였으며, 분기 기준 한도도 폐지하여 자율성을 크게 늘렸다.
외화 선조달은 해외 투자에 필요한 달러를 일괄적으로 매입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 상황에 맞춰 점진적으로 매입하는 방식으로, 시장의 급변성에 대비할 수 있는 전략으로 평가된다. 2022년의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해당 조치는 한국은행과의 외환스왑의 부활과 함께 도입되었고, 선조달 규모의 증대는 작년 10월 기준으로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 자산이 827조 원을 초과하는 등 외화 자산이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또한, 국민연금은 외화 채권 발행을 검토하면서 동시에 수익성 우려도 제기되었다. 외환당국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발행할 외화 채권의 금리는 연 4%대에서 형성될 여지가 높다. 이는 국책은행의 외화채권과 유사한 신용도 수준(Aa2·AA)을 기준으로 한 경우를 의미한다. NH투자증권의 김준수 연구원은 "현재 채권 시장의 유동성이 양호해 공사채 가산금리가 약 40~50bps(1bps=0.01%포인트)로 형성되고 있다"며 "글로벌 인지도가 높지만 초기 발행인 만큼 가격 변화가 클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외화 채권은 해외에서 채권을 발행해 외화를 조달하는 방법으로, 원화 가치를 방어할 수 있는 자연 헤지 효과가 있다. 그러나 발행 규모에 따라 수백억 원에 달하는 이자 비용이 발생할 수 있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예를 들어, 200억 달러의 조달과 4% 금리를 가정할 경우 연간 이자 비용이 8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
한편, 국민연금의 기금운용위원회에서는 국내 투자 확대에 관한 논의 과정이 오는 2030년까지 공개되지 않기로 결정했다. 국민연금법 제103조의 2에 따라 기금운용 업무의 공정성을 해할 우려가 있는 안건은 4년 후에야 공개가 가능하다. 이번 포트폴리오 재검토는 향후 국민연금의 정책 방향성과 기금운용본부의 투자 전술을 드러낼 수 있어 이런 결정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2021년에도 전략적 자산배분(SAA) 확대 및 전술적 자산배분(TAA) 축소와 관련된 기금위 회의록이 4년간 비공개로 처리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