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원이 10월 15일부터 11월 3일까지 주당 9만9000원에 454만5454주를 공개매수합니다. 기존 자사주와 합쳐 발행주식 약 23% 소각을 추진하는 회사의 주주와 일감을 정리했습니다.
에스원 자사주 소각, SECOM이 응모하지 않으면 지분은 약 33%가 된다

에스원(012750)이 10월 15일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시작했습니다. 이날 개장 전 시세는 8만5,700원(등락 0%)이고, 회사가 제시한 매수가는 주당 9만9,000원입니다.
시세보다 1만3,300원 높은 값에 발행주식의 11.96%를 사들여 없애겠다는 공시입니다. 지금 들고 있는 자사주까지 합치면 주식 수가 약 23% 줄어듭니다.
세콤 간판으로 알려진 이 회사의 최대주주는 삼성이 아니라 일본 SECOM이고, 가장 큰 고객은 삼성입니다. 주식 수를 4분의 1 가까이 줄이는 결정은 이 두 뿌리 위에서 내려졌습니다.
얼마에 몇 주를 사들이나요?
매수 대상은 454만5,454주, 가격은 주당 9만9,000원입니다. 다 사들이면 4,500억원이 듭니다. 주주가 회사에 주식을 팔 수 있는 기간은 10월 15일부터 11월 3일까지입니다.
사들인 주식은 공개매수가 끝난 뒤 1년 안에 이익소각합니다. 회사가 쌓아 둔 이익으로 산 주식을 없애는 방식이라, 자본금은 그대로 두고 주식 수만 줄어듭니다.
실제 소각 수량은 응모 결과에 따라 달라집니다. 조건 전문은 공개매수설명서에 있습니다.
기존 자사주 418만 주는 11월에 사라집니다
공개매수와 별개로, 에스원은 이미 들고 있는 자사주 418만8,939주를 11월에 전량 소각할 계획입니다. 발행주식의 11.02%이고, 이사회 결의를 거쳐 최종 확정합니다.
두 묶음을 더한 소각 추진 물량은 873만4,393주입니다. 약 3,800만 주인 발행주식 가운데 23% 정도이고, 계획대로 끝나면 2,900만 주대만 남습니다.
왜 지금 주식 수를 줄이나요?
회사는 10월 14일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공시하며 방침을 밝혔습니다. 필요한 현금과 미래 성장투자 재원을 빼고 남는 돈은 주주에게 돌려준다는 것입니다.
숫자로는 이렇습니다. 앞으로 3년간 배당은 연결 순이익의 50~60%를 유지하고, 주주 몫 자본으로 1년에 13~15%를 버는 것(ROE)을 목표로 잡았습니다.
이 11%는 오래 거론된 숫자였습니다. 삼성증권 최민하 연구원은 2025년 7월 "에스원은 2017년부터 배당성향 50%를 유지해왔으며 자사주 11%를 보유하고 있어 향후 소각 등 주주가치 제고 정책의 여지가 있다"고 썼습니다. 15개월 만에 그 11%가 소각 일정에 올랐습니다.
임직원 보상도 바뀝니다. 내년 1월부터 현금으로만 주던 성과급 일부를 주식으로 주고, 이 주식은 따로 사들입니다.
최대주주는 삼성이 아니라 일본 세콤입니다
에스원의 뿌리는 1977년 세운 한국경비실업입니다. 1980년 9월 일본 SECOM이 출자해 합작회사가 됐고, 1996년 상장한 뒤 지금 이름을 달았습니다.
2022년 말 기준 최대주주는 SECOM으로 25.65%를 가졌습니다. 삼성 계열은 삼성SDI 11.03%, 삼성생명 5.34% 등을 합쳐 20.57%입니다. 국민연금이 6.98%입니다.
관계는 지분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에스원은 기술지원 계약에 따라 보안시스템 서비스 일부 매출의 0.55%를 SECOM에 냅니다. 사내이사 4명 중 1명, 비상무이사 2명이 일본 측입니다.
주식 수가 줄면 팔지 않은 주주의 몫은 커집니다. 2022년 말 지분율로 계산하면, 873만여 주가 모두 소각되고 SECOM이 응모하지 않을 경우 SECOM 몫은 약 33%가 됩니다.
가장 큰 고객은 삼성이고, 계약은 해마다 새로 맺습니다
2022년 삼성 계열사 등 특수관계자에서 나온 매출은 약 8,944억원, 전체의 36.2%였습니다. 이 비중은 2020년 34.9%, 2021년 35.2%로 해마다 올랐습니다.
가장 큰 단일 계약은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의 통합 인력보안 용역입니다. 1월부터 12월까지 1년짜리를 매년 다시 맺습니다. 2023년 1,547억원, 2025년 1,719억원, 2026년 1,552억원입니다.
2026년 계약은 매출액 대비 5.37% 규모입니다. 계약금이나 선급금 없이 달마다 청구하고 받습니다. 평택캠퍼스의 건물관리와 인력보안도 에스원이 맡고 있습니다.
경비 회사는 어떻게 건물관리 회사가 됐나
1981년 국내 첫 기계 무인경비를 내놨을 때 빌딩과 금융기관은 거절했습니다. 숙직 근무자를 없앤다는 불안 때문이었습니다. 회사는 귀금속점과 고급 의류매장으로 방향을 틀었고, 서울 명동의 한 귀금속점이 한 달여 만에 1호 고객이 됐습니다.
그 뒤로 사람 대신 기계가 지키는 쪽으로 갔습니다. 1990년 은행 ATM용 무인경비를 내놨고, 1999년에는 사람이 서는 인력경비를 에스텍시스템으로 떼어 냈습니다.
방향을 다시 돌린 것은 2014년입니다. 삼성에버랜드의 건물관리 사업을 가져오면서 시설 운영, 미화, 주차 같은 사람이 하는 일이 다시 들어왔습니다.
2023년 사업부문을 시큐리티와 인프라로 다시 나누자 순서가 뒤집혔습니다. 인프라 매출 1조3,089억원이 시큐리티 1조2,988억원을 앞질렀습니다. 2026년 2분기에도 인프라 3,661억원, 시큐리티 3,532억원입니다.
4,500억원은 무엇으로 버는 돈인가
공시와 같은 날 나온 3분기 잠정실적은 매출 7,167억원, 영업이익 654억원, 순이익 495억원입니다. 1년 전보다 각각 2.57%, 5.26%, 2.55% 늘었습니다.
이 실적을 받치는 것은 큰 계약 하나가 아니라 반복되는 계약입니다. 세콤 가입자의 월 이용료, 해마다 갱신하는 삼성 사업장 용역, 삼표 SP타워·시티센터타워 같은 건물관리 현장이 쌓여서 나옵니다.
흔들린 곳도 있습니다. 2분기 보안 시스템 구축(보안SI) 매출은 636억원으로 약 26% 줄었습니다. 이미 따낸 배터리 공장 사업의 매출 반영이 늦어진 탓입니다. 하반기에는 반도체·데이터센터 프로젝트와 국방 GOP 과학화 경계시스템 입찰이 예정돼 있습니다.
공개매수는 일감을 한 건도 늘리지 않습니다. 해마다 다시 따내는 일감에서 나온 현금으로 주식을 사서 없애고, 남는 주주의 몫을 키우는 결정입니다. 그 남는 주주의 맨 앞에는 1980년에 돈을 넣은 일본 SECOM이 서 있고, 매출의 3분의 1을 주는 고객 자리에는 삼성이 앉아 있습니다.
이 글은 2026년 10월 15일 기준으로 작성했으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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