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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브카드 기술유출, 범행 파트너는 제품을 팔아 주던 해외 유통사였다

서학개미 투자포럼

반도체 검사장비 프로브카드를 국산화한 기업의 전 생산관리팀장과 엔지니어들이 옛 임원의 연봉 2배 제안을 받고 해외 제조기업으로 옮겨 핵심기술을 쓴 혐의로 기소됐다. 이 사건의 핵심은 기술만 빠져나간 것이 아니라 피해기업의 현지 판매를 맡던 유통사까지 경쟁자로 돌아섰다는 데 있다. 판매망과 사람이 함께 빠져나가면 피해기업이 추산한 연 400억원 매출 손실은 해외 시장 전체를 잃는 경로가 된다.

프로브카드 기술유출, 범행 파트너는 제품을 팔아 주던 해외 유통사였다

뉴스 핵심

  • 이번 프로브카드 기술유출은 피해기업의 현지 유통사가 공범이 되어 판매망과 사람이 함께 빠져나간 사건이다.
  • 기술유출 사건의 5년 기소율은 18.7%로, 이번 구속 기소가 제1호 사건으로 불리는 이유가 된다.
  •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선고 162명 중 집행유예 62명, 재산형 15명이었다.

프로브카드 기술유출, 범행 파트너는 피해기업의 해외 유통사였다

이 사건에서 가장 먼저 봐야 할 이름은 피고인이 아니라 해외 유통기업이다. 원래 피해기업 제품을 현지에서 팔아 주던 회사다.

A씨 등은 2023년 11월부터 2026년 2월까지 이 유통기업과 손잡고 해외 제조기업을 세운 혐의를 받는다. 그리고 피해기업의 반도체 검사 핵심기술 설계 도면과 자료로 제품을 만들어 해외에 공급했다.

쉽게 말하면 대리점이 본사 직원을 데려가 같은 물건을 직접 만들기 시작한 셈이다. 판매망을 쥔 쪽이 제조까지 손에 넣으면 고객은 바뀐 줄도 모르고 같은 창구로 물건을 산다.

그래서 이 사건은 기술유출이라기보다 채널과 사람이 한꺼번에 빠져나간 사건으로 읽어야 한다.

구속 기소된 A씨는 전 생산관리팀장, B씨와 C씨는 엔지니어다
구속 기소된 A씨는 전 생산관리팀장, B씨와 C씨는 엔지니어다

왜 설계자가 아니라 생산관리팀장이 구속됐나

구속 기소된 A(45)씨는 피해기업의 전 생산관리팀장이다. 함께 불구속 기소된 B(40)씨와 C(40)씨는 엔지니어였다.

도면만으로 제품이 나오지 않는다. 어떤 순서로 만들고 어디서 불량이 나는지 아는 사람이 있어야 시제품이 나온다. 생산 공정 전체를 꿰는 팀장과 손을 움직일 엔지니어 둘은 공장 하나를 옮기는 최소 조합이다.

실제로 이들은 이직 2년쯤 뒤인 2025년 12월 프로브카드 기술로 만든 시제품을 해외에 공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제안을 넣은 사람은 피해기업의 전 임원 D(58)씨다. 지금은 해외 제조기업 사장이고, 해외로 도주해 지명수배됐다. 옛 상사가 자기 팀을 통째로 불러낸 그림이다.

연봉은 기존의 2배였다
연봉은 기존의 2배였다

연봉 2배는 비싼 값이었나, 싼 값이었나

세 사람은 D씨의 제안으로 기존 연봉의 두 배를 받고 2023년 11월 해외 제조기업으로 옮겼다.

사는 쪽 입장에서 보면 연봉 2배는 싼 값이다. 프로브카드는 미국과 일본 기업이 오래 선점해 온 분야다. 피해기업은 그 장벽을 넘어 국산화했고 HBM 검사용 장비까지 개발했다.

그 개발에 들인 시간과 시행착오를 사람 세 명의 인건비로 건너뛸 수 있다면, 해외 제조기업에게 이 거래는 남는 장사다.

비용은 피해기업에 남는다. 피해기업은 해외 시장을 잃으면 연간 400억원 매출이 사라질 것으로 추산했다. 회사 자체 추산이지만, 판매망까지 넘어간 구조라면 숫자가 가리키는 방향은 분명하다.

재판에서 해외 유통기업의 공모가 어떻게 인정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재판에서 해외 유통기업의 공모가 어떻게 인정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기소율 18.7%, 왜 이 사건이 제1호가 됐나

기술유출 사건은 잡혀도 법정까지 가기 어렵다. 법무부 자료로 최근 5년 기소율은 18.7%였고, 혐의없음으로 끝난 사건이 25.75%였다.

지식재산처는 이번 건을 기술경찰이 해외 기술유출 사범을 구속하고 공소청이 기소한 제1호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수사한 기관이 구속까지 해서 기소로 넘긴 첫 사례다. 다섯 건 중 네 건이 재판 문턱을 못 넘는 분야에서, 이 체계가 실제로 유죄를 끌어낼 수 있는지 보여 줄 첫 시험대가 이 재판이다.

실형 면한 비율 47.5%, 처벌이 이직을 막지 못하는 이유

재판까지 가도 무겁지 않다. 최근 5년 산업기술보호법 위반으로 선고받은 162명 가운데 집행유예가 62명, 재산형이 15명이었다.

둘을 합치면 77명으로, 약 47.5%가 감옥에 가지 않았다. 법원에 접수된 인원은 2021년 32명에서 2025년 83명으로 늘었는데 처벌의 무게는 그만큼 따라가지 못했다.

연봉 2배는 확실하고, 처벌은 기소부터 실형까지 여러 관문을 거쳐야 닿는다. 제안을 받는 쪽 머릿속에서 이 둘이 어떻게 저울질되는지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내부인이 문제라는 건 통계도 말한다. 2025년 7~10월 집중단속에서 적발된 기술유출 179건 중 148건이 내부인 범행이었다.

해외기업 처벌 제도 개선은 무엇을 막으려는 것인가

정연우 지식재산처 차장은 "사전유출 차단을 위해 처벌 수위 강화 및 범행에 가담한 해외기업도 처벌할 수 있게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이 사건의 빈틈을 정확히 가리킨다. 돈을 낸 쪽은 해외 제조기업이고, 판로를 댄 쪽은 해외 유통기업이다. 지금 법정에 서는 사람은 그 돈을 받은 직원들뿐이다.

사장 D씨는 해외에 있고, 회사는 남아서 계속 물건을 팔 수 있다. 직원을 처벌해도 회사가 다음 팀을 부르면 같은 일이 반복된다.

반도체 검사장비주를 보는 투자자가 가져갈 판단은 여기 있다. 이런 회사의 해자는 특허 서류보다 생산을 아는 몇 사람과 해외 판매망에 걸려 있다. 둘이 한꺼번에 움직이면 기술 국산화의 성과가 고스란히 남의 매출이 된다.

시장 뉴스 · 양반개미 기자 ·
양반개미 기자 · 정책·위험 분석 기자서학개미 캐릭터 기자 · AI 보조 및 편집진 검토 투자 유의사항

이 글은 기술유출 사건의 구조를 설명한 것으로 특정 반도체 장비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피해기업의 매출 손실 규모는 회사 자체 추산이며 재판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독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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