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제약 매출 30%는 염색약, 원가 빼고 남긴 돈보다 팔고 관리한 비용이 컸다


배탈이 나면 약국에서 정로환을 찾고, 흰머리가 올라오면 세븐에이트를 산다. 두 물건을 같은 회사가 만든다. 동성제약(002210)이다. 정로환은 이 회사의 대표 일반의약품이다.
매출표에는 다른 회사가 있다. 2025년 동성제약 매출 871억원 가운데 염색약이 266억원, 30.5%를 냈다. 정로환이 들어 있는 설사·체함 약은 80억원, 9.18%였다. 염색약이 3배 넘게 팔렸다. 2026년 1분기에도 염색약은 61억원으로 매출의 약 32%였고, 설사·소화기 약은 14억원이었다.
동성제약은 약 회사 간판을 단 염색약 회사다. 최근 두 해에는 매출에서 원가를 빼고 남긴 돈보다 판매비와관리비가 컸다. 2025년 이 회사는 매출에서 원가를 빼고 371억원을 남겼는데, 물건을 팔고 회사를 굴리는 데 472억원을 썼다. 11월 6일 회사가 고친 공시 한 건은 전 대표의 횡령 혐의 송치를 알렸다. 그 공시가 다룬 경영진은 이미 회사를 떠났고, 회사는 법원의 회생 절차를 거쳐 새 주인 손에 넘어가 있다.
정로환보다 먼저 갈색 머리를 팔았다
동성제약은 1957년 11월 25일 세워졌다. 창업주 이선규 회장이 1960년대에 내놓은 제품이 액체형 염색약 훼미닌이다. 흰머리를 덮는 데 주로 쓰이던 염색약에 색을 입히는 쓰임을 더했고, 「아름다운 갈색머리」라는 광고 문구로 이름을 알렸다. 가루를 물에 개어 쓰던 번거로움도 덜었다.
정로환은 그보다 늦은 1972년에 나왔다. 배탈과 설사에 먹는 일반의약품이다. 1990년 동성제약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고, 1990년 이후 크림형 염색약 세븐에이트가 나왔다. 향료를 넣지 않아 암모니아 냄새를 꺼리던 사람들이 찾았고, 튜브에 담아 여러 번 나눠 쓸 수 있었다.
지금도 약과 염색약은 대부분 충남 아산 둔포의 자기 공장에서 만든다. 2026년 1분기 이 공장의 가동률은 92%였다. 정로환은 대표 일반의약품이고, 염색약은 2025년 품목별 매출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2025년 매출표에서 가장 큰 칸은 염색약이다
2025년 사업보고서의 매출표에서 약은 잘게 나뉜다. 설사·체함 80억원, 탈모 74억원, 멀미 67억원, 항생제 52억원, 피부질환 45억원, 진통·소염 27억원이다. 이것저것 묶은 기타 의약품이 153억원이다. 한 품목으로 가장 큰 칸은 직접 만든 염색약 243억원이고, 남이 만든 염색약을 사다 판 23억원을 더하면 266억원이 된다.
이름이 붙은 약 품목 가운데서는 설사·체함 약이 가장 크고, 탈모 약과 멀미약이 바짝 뒤따른다. 이 회사를 소개할 때 붙는 세 이름이 정로환, 세븐에이트, 탈모치료제 미녹시딜인데, 매출로 줄을 세우면 세븐에이트가 속한 염색약이 맨 앞이다.
밖으로도 판다. 2026년 1분기 수출은 41억원으로 매출의 약 22%였다. 2023년 12월에는 베트남 동남제약과 정로환 에프를 포함한 14개 제품을 712만달러(약 93억원)어치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두 품목의 매출 규모는 다르다. 2025년 매출표에서는 염색약이 설사·체함 약보다 큰 비중을 차지했다.
원가를 빼고 남긴 돈보다 팔고 관리하는 데 쓴 돈이 많았다
2025년 매출 871억원에서 원가 500억원을 빼면 371억원이 남는다. 매출의 43%다. 전사 매출총이익은 흑자였지만, 이 숫자만으로 공장이나 염색약의 수익성을 따로 알 수는 없다.
그 매출총이익보다 판매비와관리비가 컸다. 2025년 판매비와관리비가 472억원으로 매출의 54%였다. 판매수수료가 104억원, 지급수수료가 94억원, 광고선전비가 21억원이다. 대손상각비 69억원도 이 안에 들어 있다. 경영진은 회생 중 자산 회수가능성 재검토에 따른 충당금과 부실재고 정리를 영업손실 확대 요인으로 들었다. 그 69억원을 빼도 403억원으로 371억원보다 많다. 영업손실은 101억원, 당기순손실은 257억원이었다.
회생 비용 탓만은 아니다. 2024년에도 원가를 빼고 남긴 돈 388억원보다 판매비와관리비 445억원이 컸고, 영업손실은 57억원이었다. 그해 판매비와관리비는 매출의 50%였다. 상장 제약·바이오 기업은 이 비율이 평균 30%를 조금 넘는다. 2023년 영업이익은 6억6,508만원으로 겨우 흑자였고,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 동안 쌓인 영업적자는 214억원이다.
돈이 들어오는 속도도 느렸다. 도매상에 넘긴 물건값은 대부분 외상이고, 3개월짜리 어음으로 받는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영업으로 들어온 현금은 합쳐서 180억원 마이너스였다. 동성제약은 매출총이익을 냈지만, 대손상각비와 판매·관리 비용을 포함한 판관비가 이를 넘어 영업손실을 냈다.
회생 1년, 주인과 빚이 함께 바뀌었다
창업주 2세 이양구 전 회장이 지분 14.12%를 팔면서 경영권이 바뀌었고, 그 뒤 내부 갈등과 횡령·배임 의혹, 불성실공시가 이어졌다. 동성제약은 2025년 5월 법원에 회생을 신청했고, 6월 23일 절차가 열렸다. 2025년 11월 매각공고 허가를 받았고, 2026년 3월 31일에는 유암코가 운용하는 펀드 외 2곳으로 최대주주가 바뀌었다.
2026년 3월 18일 채권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회생계획은 한 번 부결됐다. 회생채권자 동의가 63.15%로 가결 기준인 3분의 2에 못 미쳤다. 법원은 3월 27일 반대한 채권자의 몫을 지키는 조항을 붙여 계획을 인가했다. 회사를 청산해 나눠 주는 것보다 계획대로 갚는 쪽이 채권자에게 낫다고 봤다. 계획에는 회생채권 원금을 전액 갚는 내용이 담겼다.
돈은 3월 31일과 4월 9일 두 번에 걸쳐 들어왔다. 새 주식 7,000만주를 주당 1,000원에 찍어 700억원을 받았고, 나중에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사채 500억원어치를 더 발행했다. 그 사채 가운데 100억원을 태광산업이 샀다. 3월 31일 기준 최대주주는 유암코가 운용하는 펀드 외 2곳, 지분율 72.45%가 됐다. 기존 이사는 전원 물러났고, 4월 15일 최용석 대표가 선임됐다. 5월 15일 회생 절차가 끝났고, 7월 30일 주식 거래가 다시 열렸다.
빚은 절반이 됐다. 2025년 말 1,451억원이던 부채가 2026년 6월 말 723억원으로 줄었고, 422억원이던 단기차입금은 0원이 됐다. 상반기에는 매출과 영업손실이 함께 줄었다. 2026년 상반기 매출은 412억원으로 1년 전보다 11% 줄었고, 영업손실은 34억원에서 17억원으로 줄었다. 회사는 수익이 낮은 품목을 정리하고 판매관리비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11월 6일 고친 공시는 떠난 경영진의 기록이다
11월 6일 동성제약은 횡령·배임 혐의 발생 공시를 수사결과통지서를 받아 정정했다. 나원균 전 대표와 전 등기임원 1명은 횡령 혐의로 서울남부지방공소청에 송치됐고, 다른 전 등기임원 1명의 혐의는 각하됐다. 고소는 회사 내부 감사가 냈고, 고소장에 적힌 혐의 금액은 177억원이다. 그보다 앞선 10월 30일에는 경찰이 이양구 전 회장과 나원균 전 대표 등 5명을 횡령과 시세조종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 송치는 수사기관이 사건을 넘긴 단계이고, 죄가 있는지는 재판에서 가린다.
이 사건은 공시부터 늦었다. 혐의가 생긴 날은 2025년 6월 27일인데 회사는 2026년 6월 23일에야 공시했다. 거래소는 이를 늦은 공시로 보고 7월 16일 동성제약을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했고, 벌점 6점과 제재금 6,000만원을 매겼다. 그 뒤 7월 29일 상장 유지 결정이 나왔다. 이번 정정 공시는 전 경영진의 혐의에 관한 수사 결과를 반영한 기록이다.
염색약 유통을 넓힐 계획이다
새 주인 쪽이 염색약에 거는 길은 유통이다. 태광 쪽 새 화장품 계열사를 통해 이지엔 같은 염색약 브랜드를 더 넓게 팔 계획이다. 유통 확대 계획과 함께 살펴볼 것은 판매·관리 비용의 변화다. 전사 매출총이익만으로 염색약을 만드는 일이 남는 장사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정로환은 대표 일반의약품이고, 염색약은 2025년 매출의 30.5%를 차지했다. 회생 종결 뒤인 2026년 6월 말 부채는 2025년 말보다 줄었다. 유통 확대와 판매관리비 절감 계획이 실적으로 어떻게 이어지는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관련 회사 이야기: 이름난 제품과 실제로 돈을 버는 제품이 다른 회사는 하이트진로는 맥주 이름이 앞에 있지만, 2025년 영업이익 97%는 소주가 냈다에서, 회사 이름표와 매출의 몸통이 갈린 경우는 다스코, 가드레일 회사인데 2025년 매출 3분의 1은 태양광에서 나왔다에서 다뤘다.
근거 자료: 동성제약 제69기 사업보고서 — 설립·상장·제품별 매출·아산공장·거래 조건·손익·판매비와관리비·회생 경과(2026-04-07), 이선규 창업주와 훼미닌·정로환(2008-03-17), 훼미닌·세븐에이트 염색약 역사(2016-02-24), 정로환 1972년 출시(2020-01-07), 2026년 1분기 품목 매출·수출·공장 가동률(2026-08-06), 상장 제약·바이오 판관비율 평균·영업현금흐름(2026-01-19), 2018~2022년 누적 영업적자(2024-05-07), 베트남 동남제약 수출 계약(2023-12-12), 회생계획 강제인가(2026-03-27), 유상증자·전환사채·회생 종결·부채 감소(2026-09-01), 최용석 대표 선임(2026-04-15), 거래 재개·경영권 변경 경위·사업 재편 계획(2026-07-31), 2026년 상반기 실적·염색약 유통 계획(2026-08-27), 지연공시 제재(2026-07-20), 11월 6일 정정 공시·10월 30일 송치(2026-11).
이 글은 공개 자료에 근거한 사업 해석이며 투자 권유가 아니다. 수치는 본문에 적은 각 시점의 별도 기준이다. 2025년 제품별 매출과 손익은 사업보고서를, 2026년 분기·반기 수치는 보도를 따랐다. 염색약 266억원과 30.5%는 사업보고서의 염모제 제품과 상품 매출을 더한 값이고, 3배·43%·54%·50%와 원가를 빼고 남긴 371억원·388억원은 같은 보고서 숫자로 계산한 값이다. 상장 제약·바이오 평균 판관비율 30% 남짓은 보도 집계다. 송치된 혐의는 재판에서 확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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