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환율로 인해 한국 기업들의 외화부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5대 시중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은행)의 외화대출금 잔액이 1년 사이에 38억 달러 줄어든 것과는 달리, 원화 약세로 인해 기업들이 갚아야 할 외환 부채는 오히려 3조 원 이상 증가했다. 9일 기준 원화값이 1470원으로 떨어지면서 외화부채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
기업들은 고금리 부담을 덜기 위해 외화 대출을 줄이고 부채를 갚아 나가려 하지만, 원화 가치의 급락은 그들의 실질적인 빚 부담을 증가시키며 부채 구조조정의 노력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특히, 건축자재 업체 CEO A씨는 "달러 결제 대금의 만기가 다가오고 있어 갚으면 환차손이 발생할 것"이라며, 더 이상 빚을 갚는 것이 어려워졌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2023년 3분기 기준으로 5대 은행의 외화대출금 잔액은 885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923억 달러에 비해 4.1% 감소했다. 외화대출금에는 수입 결제 대금, 시설재 수입, 해외직접투자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러한 수치만으로는 기업들이 재정적으로 안정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달러당 원화 가치의 변동이 중요한 변수가 되면서, 원화 환산 대출금은 작년 3분기의 120조7000억 원에서 올해 3분기 124조2000억 원으로 변동하게 되었다. 기업들이 체감하는 부채는 원화 가치가 10원 하락할 때마다 약 8849억 원씩 불어나는 구조로, 이는 기업들이 갚아야 할 부담을 증가시킨다.
특히, 과거 낮은 금리 환경에서 외화 대출을 받은 기업들은 더욱 큰 타격을 입고 있으며, 원화 수익만으로는 달러 이자와 원금을 갚기 힘든 상황이다. 이런 주된 이유로는 내수 위주의 기업들이 원금 상환 압박과 이자 비용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1만 달러를 갚기 위해 필요한 원화 금액이 1308만 원에서 최근에는 1403만 원으로 증가, 이로 인해 실제 주어진 부담이 상당히 커지고 있다.
이러한 고환율 상황은 기업들의 연체율 증가로도 이어지고 있으며, 특히 IBK기업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1.03%로 올라가면서 2010년 이후의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은행들도 원화 환산 자산이 커짐에 따라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하락 압박을 받고 있어, 외화대출 심사를 더욱 까다롭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화 가치 회복이 이뤄질 기미가 보이지 않으며, 이는 기업들에게 더 큰 위험 요소가 되고 있다. 현재 외환 시장에서는 오는 11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주시하고 있으며, 매파적 메시지가 나올 경우 원화 가치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존재한다. 경제 전문가들은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원화 가치가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