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 표준화, 세포 씻는 기술을 장비 밖으로 판다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 급락을 계기로 살펴본 세포분석 사업. 비싼 세척 장비에서 기존 연구실 장비에 설치하는 Pluto Code와 전사 표준 계약으로 판매 방식을 넓혔다.

2026년 10월 30일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445680)는 18.07% 내린 49,650원, 거래량 335,006주를 기록했습니다. 이 회사가 파는 것은 신약 연구실에서 세포에 붙인 항체 시약을 씻어내는 기술입니다. 2026년 4월에는 글로벌 대형 제약사와 연구 조직 전체에 적용할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습니다.
연구실에 장비 한 대를 들여놓는 것과, 그 제약사의 여러 연구소가 같은 방법으로 일하게 하는 것은 다른 거래입니다. 큐리옥스의 사업 전환에서 가장 큰 변화는 장비 가격보다 판매 단위에 있습니다. 세척기 한 대에서 제약사 전체의 작업 방식으로 넓혀 가고 있습니다.
세포를 보려면 먼저 여러 번 씻어야 합니다
신약이나 세포유전자치료제를 연구할 때는 세포에 항체 시약을 붙여 특징을 살핍니다. 분석에 앞서 남은 시약을 씻어내야 합니다. 사람이 시약을 넣고 원심분리기를 돌린 다음, 바닥에 가라앉은 세포 위의 액체를 따라내는 일을 여러 번 되풀이합니다.
이 과정은 손이 많이 갑니다. 사람마다 액체를 넣고 빼는 방식이 다르고, 세포를 다루는 조건도 달라집니다. 싱가포르 연구기관 A*STAR는 칸막이가 있는 용기에서 액체를 주고받을 때 생기는 불규칙한 물살이 세포에 부담을 주거나 세포를 함께 씻어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큐리옥스는 세포를 가라앉히는 대신 작은 물방울 안에 붙잡아 둡니다. 물을 밀어내는 표면에 물을 끌어당기는 점을 찍었습니다. 칸막이 벽이 없어도 시료가 그 점 위에 방울로 머뭅니다.
장비에 플레이트를 넣으면 노즐 두 개가 각 점 양옆으로 내려옵니다. 한쪽에서 세척액을 넣고 다른 쪽에서 빨아들입니다. 물살을 한 방향으로 흘려 세포를 씻습니다. Laminar Wash와 C-FREE라는 이름으로 판매해 온 방식입니다.
록펠러대 유세포분석 센터에는 Laminar Wash HT2000이 비치돼 있습니다. 연구실에서 세포를 분석하기 직전, 사람이 원심분리기 앞을 오가던 작업에 들어가는 장비입니다. 세포를 치료제로 만드는 연구에서도 분석 전처리를 자동화할 수요가 생깁니다.

연구실에서 태어났지만, 비싼 장비는 천천히 팔렸습니다
출발점도 이 작업이었습니다. 김남용 대표는 2004년 싱가포르 A*STAR 산하 IBN에 합류해 세포분석 자동화 아이디어를 구체화했습니다. 연구팀이 만든 칸막이 없는 플레이트 기술을 바탕으로 2008년 큐리옥스를 창업했습니다.
2017년 12월 Laminar Wash 개발을 마쳤고, 2018년 9월 국내 법인을 세워 본사를 한국으로 옮겼습니다. 2023년에는 기술성장특례로 코스닥에 상장했습니다. 초기에는 고가 장비로 글로벌 제약사와 연구기관을 공략했습니다.
사용처와 매출의 확장은 같은 속도로 오지 않았습니다. 김 대표는 2020년 A*STAR 인터뷰에서 세계 20대 바이오제약사의 80% 이상이 기술을 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2026년 6월 머니투데이는 상장 뒤 연매출이 정체돼 있다고 짚었습니다.
이 간격이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 매출을 이해하는 핵심입니다. 큰 제약사 이름이 사용처에 올라도, 그 조직의 여러 연구소가 장비를 계속 사야 판매가 커집니다. 연구실 한 곳의 채택만으로 전사 도입이 끝나지는 않습니다.
가격도 걸림돌이었습니다. 김 대표는 2023년 12월 팜이데일리 인터뷰에서 국내 수요가 적었던 이유를 기존 제품이 “고급(high-end) 제품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키움증권 신민수 연구원도 2024년 높은 장비 가격을 성장 지연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가격을 낮춘 뒤에는, 팔아 줄 회사를 늘렸습니다
2024년 5월 나온 Pluto LT는 기존 제품 대비 약 5분의 1 가격대를 내세웠습니다. 2025년 1월 공개한 Pluto 알파는 3만 달러 미만을 목표로 잡았습니다. 비싼 장비를 살 수 있는 연구실에서 더 넓은 고객층으로 내려가는 선택이었습니다.
가격 기록은 제품 구성을 나눠 봐야 합니다. 2023년 12월 인터뷰에 등장한 하이엔드 Laminar Wash는 약 25만 달러였고, 2025년 4월 김 대표가 언급한 Laminar Wash는 7만 달러 이상이었습니다. 2024년 10월 보도된 Pluto 장비 가격은 약 5만 달러였습니다. 서로 다른 제품 기록을 관통하는 방향은 보급 확대입니다.
장비를 만드는 경로도 넓혔습니다. 2024년 10월 레비티(Revvity)와 주문자상표부착생산 계약을 공식화해 Pluto를 생산했습니다. 같은 해 5월에는 베크만쿨터 라이프사이언스(Beckman Coulter Life Sciences)와 비독점 공동판매 제휴를 맺었습니다. C-FREE 세척 기술과 DURAClone 건조 항체 시약을 함께 제안하는 방식입니다.
지역별 판매망도 붙였습니다. 2021년에는 DKSH와 아시아 독점 유통 계약을 맺었고, 일본은 토미(TOMY), 중국은 칼레바이오가 독점 판매를 맡았습니다. 토미는 2025년 4분기 데모 장비를 설치한 뒤 수개월 만에 첫 상업 판매를 성사시켰습니다.
고객이 직접 시험할 장소도 만들었습니다. 2024년 10월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문을 연 혁신센터에서는 고객이 자기 시료를 가져와 성능을 확인합니다. 스탠퍼드대에 이은 두 번째 오프라인 데모 거점이었습니다. 세포를 잘 씻는다는 설명을 실제 구매로 바꾸려면 고객의 시료로 검증받아야 했습니다.
이제는 고객이 가진 장비에도 세척법을 넣습니다
2026년 앞세운 Pluto Code는 고객이 이미 가진 액체처리 워크스테이션에 설치하는 소프트웨어입니다. 로봇이 피펫으로 액체를 옮기는 장비에서도 큐리옥스의 원심분리 없는 세척을 실행하도록 합니다. 새 큐리옥스 장비를 사는 것 외에 도입 경로가 하나 더 생겼습니다.
판매 방식은 4월의 첫 포괄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계약에서 더 크게 바뀝니다. 제약사 본사의 중앙 연구팀이 기술과 법률 검토를 끝내면, 산하 연구소는 별도 협상 없이 구매주문만으로 도입할 수 있습니다. 호환되는 장비에 같은 스크립트를 복사해 작업 방식을 맞춥니다.
계약 상대는 이름을 공개하지 않은 글로벌 대형 제약사입니다. 회사는 6월 발표에서 상위 10대 바이오제약사라고 밝혔습니다. 계약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 표준화의 사업적 무게가 여기에 있습니다. 연구소마다 장비 구매와 기술 검토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던 부담을 줄입니다. 한 번의 본사 검토 뒤 각 연구소의 발주로 이어질 길을 만드는 것입니다.

장비를 만들어 보내는 부담도 달라집니다. 회사 관계자는 2026년 6월 머니투데이에 라이선스는 제조원가 부담이 사실상 없어 판매 단가가 장비보다 낮아도 기대 이익 수준은 비슷하다고 설명했습니다. 회사는 3년 안에 소프트웨어 비중이 장비를 넘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습니다.
기능은 더 묶었습니다. 2026년 6월 CYTO에서 공개한 Pluto 워크스테이션용 소프트웨어는 수십 종의 항체 시약을 정밀하게 섞는 항체 칵테일링부터 염색, 세척까지 한 장비에서 자동화합니다. 타사 장비에서도 실행하는 Pluto Code와, 큐리옥스 장비에서만 제공하는 항체 칵테일링을 함께 가져갑니다.
김 대표는 2026년 6월 머니투데이 인터뷰에서 “앞선 기간이 기술 개발과 시장 검증의 단계였다면 앞으로 5년은 확산과 표준화의 시간”이라고 말했습니다.
큐리옥스는 장비를 더 싸게 만드는 데서 멈추지 않고, 장비를 새로 사지 않아도 기술을 구매할 수 있게 했습니다. 4월 계약에서 열린 판매 경로의 다음 거래는 본사가 다시 맺는 계약이 아니라, 같은 세척법을 쓰려는 산하 연구소가 보내는 구매주문입니다.
작성 기준일: 2026년 10월 30일. 이 글은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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