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정지 중인 한주에이알티(058450)에 증선위가 2021~2023년 매출 부풀리기를 판단했습니다. 금형 회사가 외식·리퍼·버추얼 엔터로 간판을 바꿔 온 이력과 실질심사 쟁점을 정리했습니다.
한주에이알티 거래정지, 증선위는 3년 연속 매출을 부풀렸다고 봤다

한주에이알티(058450) 주식은 10월 14일에도 거래량 0주, 등락률 0%였습니다. 10월 7일부터 매매가 정지돼 있습니다. 그리고 이날 증권선물위원회는 이 회사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 연속 매출을 부풀렸다고 판단했습니다.
증선위가 짚은 대목 중 가장 구체적인 것은 감사 현장입니다. 회계사 앞에서 회사는 다른 회사의 재고자산을 자기 재고처럼 내보였습니다. 장부 숫자를 고친 데서 그치지 않고, 눈앞의 물건까지 바꿔 보여 줬습니다.
한주에이알티는 무엇을 만드는지보다 누가 주인인지가 먼저 바뀌어 온 회사입니다. 최근 3년 사이 최대주주가 세 번 바뀌었고, 그때마다 사업 목록이 늘었습니다. 이번 공시는 그 목록 이전의 장부를 겨눕니다.
거래는 왜 10월 7일에 멈췄나
10월 7일 회사는 전 등기임원 4명과 전 최대주주 알에프텍(061040) 측 전 등기임원 6명, 모두 10명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소했다고 공시했습니다.
회사가 밝힌 혐의 금액은 133억원입니다. 자기자본의 103.7%로, 회사 순자산보다 큰 돈입니다.
같은 날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 발생에 따른 거래정지 공시가 나왔습니다. 실질심사는 한국거래소가 이 회사 주식을 상장폐지할지, 시장에 계속 둘지를 따지는 절차입니다. 거래소는 10월 8일 실질심사 대상 결정 기한을 안내했고, 10월 14일 실질심사 관련 안내를 다시 냈습니다.
증선위가 찾은 것은 실체 없는 거래로 만든 매출이었습니다
증선위는 10월 14일 제18차 회의에서 회사가 "상업적 실질이 없는 사업에 대해 허위 세금계산서를 수취·발급하는 등의 방법으로 관련 매출과 매출원가 등을 과대계상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물건이 실제로 오가지 않은 거래에 세금계산서를 주고받고, 판 금액과 산 금액을 장부 양쪽에 함께 올렸습니다. 그래서 가장 크게 부풀려진 것은 회사의 매출 규모입니다.
감사 때는 위조된 회계장부와 거래증빙을 감사증거로 냈습니다. 증선위는 이를 정상적인 외부감사를 방해한 행위로 봤습니다.
조치는 감사인 지정 3년, 전 대표이사 외 2인 해임(면직) 권고 상당, 수사기관 고발입니다. 앞으로 3년간 회사는 감사인을 직접 고르지 못하고 당국이 정한 회계법인에 감사를 받습니다. 과징금은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쳐 확정됩니다.
당시 감사를 맡은 정진세림회계법인과 선진회계법인도 손해배상공동기금 20% 추가적립과 이 회사 감사업무 제한 2년 조치를 받았습니다.
그 3년 사이 본업인 금형 매출은 끊겨 가고 있었습니다
한주에이알티는 1978년 2월 창립해 2002년 1월 코스닥에 상장했습니다. 창업주 강재우 전 대표 시절에는 일야산업·일야하이텍·알아 같은 이름으로 휴대폰 부품과 금형을 만들었습니다.
LG전자와 거래가 끊긴 뒤 플라스틱 사출·금형으로 옮겼지만, 딜사이트에 따르면 2022년 이후 이쪽 매출은 사실상 멈췄습니다.
증선위가 매출을 부풀렸다고 본 기간은 2021~2023년입니다. 공장 매출이 꺼져 가던 바로 그 시기에, 장부에는 실체 없는 거래의 매출이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주인은 세 번 바뀌고, 간판에는 'ART'가 붙었습니다
2023년 창업주가 경남제약에 경영권을 넘겼습니다. 2024년 4월 15일 알에프텍 외 2인이 주식양수도 계약을 맺었고, 5월 22일 지분 32.68%(377만4,465주)로 최대주주가 됐습니다.
이 무렵 사명이 엔터파트너즈에서 한주에이알티로 바뀌었습니다. 회사는 ART를 인공지능·로봇·첨단기술로 풀었고, 2차전지·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제조업을 사업목적에 넣었습니다.
알에프텍 관계자는 "엔터파트너즈 내 조직을 선제 재구성해 첨단장비 제조본부를 신설, 산하에 설계팀 등 3개 팀을 추가했다"고 말했습니다. 그 뒤 회사 이름으로 알려진 사업은 방송장비 임대와 대구탕, 샤브샤브였습니다.
2026년 1월 20일에는 피앤에이투자조합이 3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395만7,784주(21.11%)를 받아 최대주주가 됐습니다. 알에프텍은 2대주주로 내려갔습니다. 임시주총에서 사업목적이 50개 넘게 추가됐고, 한정수 각자대표 체제가 섰습니다.
회사 관계자는 2월 "내부 정리를 거쳐 사업구조 개선 등 기업 정상화에 매진할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10월의 배임 고소는 새 경영진이 전 최대주주 시절 임원들을 겨눈 것입니다.
지금 한주에이알티는 무엇으로 돈을 버나
가게 간판으로 보면 프리미엄 대구탕 '대구일색'과 샤브샤브 '꽃마름'의 운영사입니다. 2025년 11월에는 오프라인 공동구매 플랫폼 다이클로와 손잡고 "외식 브랜드 연계 제품 확대 등 협력 범위를 넓혀 K푸드 기반 유통 시너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방송장비를 빌려주고, 드라마·영화용 특수소품과 인테리어를 만들어 납품합니다. 철 스크랩을 사들여 가공해 팔고, 이차전지·ESS 쪽 물류·설비도 합니다.
2026년 6월 26일에는 인증 리퍼 플랫폼 TTM 인수를 마쳤습니다. 중고 IT기기를 검수해 등급을 매기고 다시 파는 사업입니다. TTM은 AI 검수 엔진과 리퍼 등급 분류 특허를 갖고 있고, 회사는 하반기 기업·공공기관용 IT 자산 처분(ITAD) 서비스를 내겠다고 했습니다.
7월 10일에는 자회사 더블랙스튜디오가 BJ철구(이예준), 라이브 알림 플랫폼 '링고' 운영사 퀀타리움과 버추얼 아이돌·크리에이터 공동 제작 MOU를 맺었습니다. 회사는 "버추얼 엔터테인먼트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육성"하겠다고 했습니다.
매출은 올해 커졌습니다. 리틀빗 보도로 1분기 매출은 조명과 리퍼 사업이 늘며 73억원, 상반기는 137억원이었고 2분기에는 흑자로 돌아섰습니다. 2025년 3분기 누적 매출이 45억원이던 회사입니다.
딜사이트는 올해 2월 이 회사가 사업별 매출 비중을 제시하지 않고, 사업 사이의 연관성과 수익 모델 설명이 부족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주주가 챙길 다음 공시는 무엇인가
주주가 볼 다음 단계는 세 갈래입니다. 거래소의 실질심사 대상 여부 결정, 금융위원회의 과징금 의결, 그리고 10월 14일 정정 공시가 나온 임시주주총회입니다. 그 사이 10월 12일에는 임원·주요주주가 냈던 주식 거래 계획을 거둬들이는 보고서도 올라왔습니다.
앞으로 3년은 회사가 고르지 않은 감사인이 이 회사 매출을 확인합니다. 금형 매출이 끊긴 해에도 장부 매출을 만들었다는 판단을 받은 회사가, 대구탕과 리퍼 기기와 버추얼 아이돌로 쌓은 137억원을 이제 그 감사인 앞에서 증명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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