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K 사장단 인사, 지난해 대거 교체 뒤 올해는 에너지만 바꿨다

서학개미 투자포럼 편집팀 ·

SK그룹은 30일 사장단 인사에서 SK하이닉스 곽노정, SK㈜ 장용호 CEO를 유임하고 에너지 계열만 재편했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1월 영입한 전력·에너지 전문가 정승일이 맡는다. 지난해 대거 교체 뒤 올해는 반도체와 지주를 지키고 에너지에서만 칼을 댄 선택이다.

SK 사장단 인사, 지난해 대거 교체 뒤 올해는 에너지만 바꿨다

뉴스 핵심

  • 반도체 SK하이닉스 곽노정과 지주 SK㈜ 장용호는 유임, 에너지 계열은 재편이다.
  • SK이노베이션은 올해 1월 영입한 전력·에너지 전문가 정승일이 맡아 신규 전력 사업을 본격화한다.
  • SK㈜는 포트폴리오 관리 전문가 김선혁을 발탁해 리밸런싱 완수를 서두른다.

곽노정 하이닉스 CEO는 왜 그대로 남았나

지난해 SK는 주요 계열사 CEO를 대거 바꿨다. 올해 인사는 그 직후의 인사라는 점부터 봐야 한다. 새 체제가 자리 잡기도 전에 또 흔들면 조직이 따라오기 어렵다. 그래서 올해는 기존 체제를 유지하는 쪽에 무게가 실렸다.

SK하이닉스 곽노정 CEO는 2022년 3월부터 회사를 이끌어 왔고 이번에 유임됐다. SK하이닉스는 역대급 실적을 낸 계열사다. 실적이 좋은 회사의 수장을 바꿀 이유는 많지 않다.

지주회사 SK㈜의 장용호 CEO도 자리를 지켰다. 반도체 수장과 지주 수장, 즉 그룹의 간판과 컨트롤 역할이 그대로라는 것이 이번 인사에서 '안정'이라는 말이 가리키는 절반이다.

SK하이닉스 곽노정 CEO는 2022년 3월부터 이끌어 왔고 유임
SK하이닉스 곽노정 CEO는 2022년 3월부터 이끌어 왔고 유임

에너지 전문가 정승일은 어떻게 SK이노베이션 CEO가 됐나

정승일은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을 지냈고, 한국가스공사 사장과 한국전력공사 사장을 잇달아 맡았다. 전력·가스 산업과 에너지 정책 전반에 정통한 인물로 꼽힌다. 민간 정유 계열의 수장 자리에 에너지 정책과 공기업 경영을 모두 해 본 사람이 앉는 셈이다.

SK가 그를 데려온 것은 올해 1월이다. SK㈜ 미래성장담당 사장을 맡기면서 SK하이닉스 에너지 TF 사장도 겸하게 했다. 반도체 회사 안에 에너지 전담 조직을 두고 전력 전문가를 앉혔다는 이력이 이번 발탁의 배경으로 읽힌다.

정승일 내정자의 임무는 세 갈래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에너지 시장 변동성 같은 대외 리스크에 대응하고,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신규 전력 사업을 본격화하는 것이다. 마지막 항목이 이전 CEO와 달라진 지점이다.

정승일: SK이노베이션 CEO, 대외 리스크 대응과 신규 전력 사업
정승일: SK이노베이션 CEO, 대외 리스크 대응과 신규 전력 사업

SK이노베이션 아래 자리는 어떻게 바뀌나

정승일 내정자 옆에는 SK㈜ 운영 전반을 총괄해 온 강동수 사장이 선다. 강 사장은 SK이노베이션 각자 대표이사와 SK에너지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맡은 일은 기존 사업에서 탄탄한 현금 흐름을 만들고, 그 돈을 신사업 투자로 연결하는 선순환 구조를 다지는 것이다.

역할이 갈린다. 정승일은 대외 리스크 대응과 신규 전력 사업, 강동수는 지금 사업이 버는 돈을 어디로 보내느냐를 맡는다. 새 사업에 투자하려면 번 돈이 먼저 있어야 한다는 계산이 두 사람의 분업에 들어 있다.

자회사도 정리됐다. SK지오센트릭 CEO는 SK엔무브 CIC를 이끌어 온 김원기 사장이 겸직하며, 고부가 화학 사업의 수익성 개선이 최우선 과제다. SK디스커버리는 윤병석 SK가스 사장을 대표이사로 내정했고, SK가스 대표이사에는 송경열 전략본부장이 승진·내정돼 밸류체인 고도화와 재무구조 개선에 나선다.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을 지냈고 한국가스공사 사장, 한국전력공사 사장을 잇달아 맡음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을 지냈고 한국가스공사 사장, 한국전력공사 사장을 잇달아 맡음

SK㈜는 무엇에 집중하게 되나

장용호 CEO는 유임됐지만 겸임하던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직은 내려놓는다. 이제 SK㈜ 경영에만 집중한다. 이노베이션에 정승일과 강동수 두 사람이 들어왔으니 지주 수장이 두 자리를 쥘 필요가 없어졌다.

지주사에는 새 얼굴이 들어왔다. SKC 전략부문장 김선혁이 SK㈜ 담당 사장으로 승진 발탁됐다. 포트폴리오 관리 전문가다. 그룹은 사업 체질을 바꾸기 위해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추진해 왔고, 이 인사로 그 작업을 빠르게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포트폴리오 정리를 끝내겠다는 뜻은 어떤 사업을 남기고 어떤 사업을 정리할지를 지주가 더 속도감 있게 가려내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개별 사업의 구체적 처분 계획은 이번 인사에 나오지 않았다.

11월 CEO 세미나에서 내년 사업 전략을 논의
11월 CEO 세미나에서 내년 사업 전략을 논의

최창원 유임과 동남아 총괄 신설은 무엇을 뜻하나

그룹 컨트롤타워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내년에도 최창원 부회장이 맡는다. 최태원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 의장은 2023년 말 의장에 선임된 이후 포트폴리오 리밸런싱과 재무 구조 개선을 추진하며 그룹 체질을 성공적으로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평가가 나온 의장을 교체하지 않은 것이다.

수펙스 담당 사장에는 권영수 SK이노베이션 전략본부장이 승진 임명됐다. 이노베이션에서 전략을 다루던 사람이 그룹 컨트롤타워로 올라가는 구조라서, 에너지 계열 개편과 그룹 차원의 정리 작업이 같은 사람들 손에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해외도 손봤다. 기존 미주·중국·일본 총괄에 이어 성장 잠재력이 높은 동남아 지역 총괄을 새로 만들고 추형욱 사장을 보임했다. AI, 친환경, 첨단 소재 같은 주요 사업의 현지 연구개발과 사업화를 속도감 있게 밀겠다는 전략이다.

안정과 쇄신의 경계선은 어디에 그어졌나

선은 사업의 성격에 따라 그어졌다. 이미 높은 실적을 내는 반도체와 그룹 지주는 사람을 지켰고, 대외 변수에 민감하고 구조 정리가 필요한 에너지·화학은 사람을 바꿨다. 전력 전문가를 이노베이션 수장에 앉힌 것은 신규 전력 사업을 그룹이 앞으로 키우려는 영역으로 본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기존 주력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안정적 수익 구조를 확보하고, 글로벌 기술 및 사업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한 인사"라고 설명했다. 지키는 것과 키우는 것을 한 문장에 담았다.

다음 확인 지점은 11월이다. CEO 진용을 새로 갖춘 SK그룹은 11월 CEO 세미나를 열고 내년 사업 전략을 본격적으로 논의한다. 이번 인사가 말한 우선순위가 투자와 사업 계획으로 얼마나 구체화되는지는 그 자리 이후에 가려질 것이다. 인사 자체가 실적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시장 뉴스 · 서학개미 기자 ·
서학개미 기자 · 글로벌 시장 기자서학개미 캐릭터 기자 · AI 보조 및 편집진 검토 투자 유의사항

이 기사는 SK그룹 사장단 인사의 사실과 편집부의 해석을 전할 뿐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하지 않는다. 경영진 인사가 실적과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불확실하며 투자 판단과 책임은 독자 본인에게 있다.

다른 뉴스 더 보기
관심 있는 시장의 최신 흐름을 이어서 확인하세요.

국내뉴스, 텔레그램에서도 만나세요

로그인하고 의견을 남겨 보세요댓글 쓰기

함께 보기

국내뉴스 최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