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자사주 소각, 1500억 원어치 사서 전부 없앤다

카카오가 1500억 원으로 자사주를 사서 전량 소각합니다. 3월 무상소각과 다른 점, 그 돈을 버는 카카오톡 사업, 분할 뒤 환원 계획까지 숫자로 짚었습니다.

11월 5일 카카오(035720)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7.73% 오른 31,350원을 기록했습니다. 같은 날 회사는 3분기 실적과 함께 자기주식 매입·소각 계획을 공시했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1500억 원으로 11월 6일부터 2027년 2월 5일까지 보통주를 사들이고, 산 주식은 전부 없앱니다. 전날 종가 2만9,100원으로 계산하면 515만4,639주, 발행주식의 약 1.16%입니다.
금액이 정해진 결정이라 사들이는 동안 주가가 오르면 실제로 없어지는 주식 수는 515만 주보다 줄어듭니다. 그러면 남는 질문은 둘입니다. 이 1500억 원은 어디서 벌었고, 카카오는 왜 지금 주식을 줄이기 시작했을까요.
3월에도 소각했는데, 이번엔 무엇이 다른가요?
카카오는 올해 3월 26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이미 한 번 소각을 결의했습니다. 회사가 갖고 있던 보통주 1,420,723주를 자본금을 줄이는 절차로 무상소각했고, 효력 발생일은 4월 30일이었습니다.
그때는 창고에 있던 주식을 없앤 것이라 새로 돈이 들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현금 1500억 원을 꺼내 시장에서 주식을 사고, 그 주식을 없앱니다. 같은 「소각」이지만 회사 금고에서 실제로 돈이 나가는 쪽은 이번입니다.
주주 입장에서 달라지는 것은 하나입니다. 전체 주식 수가 줄어드니, 가진 주식 수가 그대로여도 한 주가 회사에서 차지하는 몫이 그만큼 커집니다.
1500억 원을 버는 곳은 카카오톡 대화창입니다
카카오는 사업을 플랫폼과 콘텐츠로 나눕니다. 3분기 플랫폼 매출은 1조2,35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17% 늘었고, 음악·영상·웹툰 등 콘텐츠 매출은 8,517억 원으로 6% 줄었습니다.
플랫폼의 중심은 카카오톡에서 나오는 톡비즈입니다. 3분기 6,329억 원으로 13% 늘었습니다. 기업이 카톡으로 보내는 알림과 광고 메시지, 대화 목록 사이에 뜨는 광고, 선물하기가 여기 들어갑니다.
대화 화면에 붙는 디스플레이 광고 매출은 35% 늘었습니다. 회사는 2분기 자료에서 금융 업종 광고주의 메시지 수요를 성장 요인으로 꼽았습니다. 사람들이 매일 여는 대화창이 곧 광고 지면입니다.
선물하기와 톡딜 거래액은 2조3,000억 원으로 13% 늘었습니다. 눈여겨볼 숫자는 따로 있습니다. 남에게 보내지 않고 자기가 쓰려고 사는 「자기구매」가 커머스 거래액의 30% 수준까지 올라왔습니다. 선물 창구가 일상 쇼핑 창구로 넓어지고 있습니다.
택시·결제 등 플랫폼 기타 매출도 6,021억 원으로 21% 늘었습니다.
영업이익 15.5%와 7%, 어느 숫자가 맞나요?
3분기 영업이익은 2,403억 원입니다. 지난해 3분기와 그대로 비교하면 15.5% 늘었습니다. 그 사이 적자를 내던 카카오헬스케어(지난해 4분기)와 카카오게임즈(올해 2분기)가 경영권 매각으로 실적에서 빠졌습니다.
두 회사를 뺀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6%, 영업이익은 7% 늘었습니다. 남아 있는 사업만의 성장은 7% 쪽이 보여 줍니다. 두 숫자 모두 맞고, 15.5%와 7%의 차이는 회사를 덜어낸 효과입니다.
카카오는 카톡 위에 회사를 쌓아 온 회사입니다
지금의 상장법인은 1995년 다음커뮤니케이션으로 시작했습니다. 2014년 10월 1일 카카오를 흡수합병해 다음카카오가 됐고, 2015년 9월 23일 이름을 카카오로 바꿨습니다.
합병 뒤 첫 실적 발표에서 회사는 모바일 생활 플랫폼으로 넓히겠다며 이동·검색·게임 신사업을 내걸었습니다. 택시가 대표적입니다. 2014년 하반기 콜택시는 승객 전화를 상담원이 받아 기사 차량 내비게이션으로 넘기는 방식이었습니다.
개발팀은 승객 앱과 기사 앱을 함께 만들고, 운수 전문가 없이 전국 조합을 돌며 참여 기사를 모았습니다. 카톡이라는 접점 위에 생활 서비스를 하나씩 얹는 방식으로 회사가 커졌습니다.
쌓던 회사가 덜어내기 시작했습니다
방향은 2025년 10월 주주서한에서 바뀝니다. 회사는 계열사를 줄이는 일을 AI 핵심 사업에 집중하고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조치로 설명했습니다. 헬스케어와 게임즈 매각이 그 뒤에 이어졌습니다.
올해 8월 공시에서 회사는 스스로 진단을 내렸습니다. 사업이 너무 여러 갈래라 생기는 「복합기업 할인」과 효율적인 자본 배분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같은 날 이사회는 카카오AI 신설법인과 카카오X 존속법인으로 나누는 인적분할을 결의했습니다.
기존 주주는 분할 비율에 따라 두 회사 주식을 모두 받습니다. 김도영 카카오X 대표이사 내정자는 “인적분할을 통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높이는 것이 이번 구조 개편의 주요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주가는 그동안 이 변화를 따라오지 못했습니다. 11월 3일 종가는 2만8,900원으로, 최고가 16만9,500원보다 80% 넘게 낮았습니다.
분할 뒤에는 주주에게 돌려줄 돈줄도 둘로 나뉩니다
지금 정책은 2024년 12월에 정한 것입니다. 2024~2026년 매년 별도 기준 조정 잉여현금흐름, 곧 사업으로 벌어 투자하고 남은 현금의 20~35%를 주주 몫으로 떼고, 그중 7% 이상은 현금배당, 나머지는 자사주 매입·소각에 씁니다.
8월 기업가치 제고계획은 분할 뒤 그림을 따로 그렸습니다. 자회사에서 받는 배당금의 세후 30%, 자본비용·세금을 뺀 투자차익의 최대 30%를 환원에 쓰고, 분할 후 3년간 3,000억 원어치 주식을 사서 없애겠다는 계획입니다. 10월 간담회에서 회사는 이 3,000억 원을 카카오X의 계획으로 설명했습니다.
카카오AI는 잉여현금흐름의 20~35%를 돌려주고, 전년보다 50% 이상 늘면 최대 40%까지 올립니다. 카톡 안의 AI는 이미 움직이고 있습니다. 채팅방에서 @ChatGPT로 부르는 기능이 6월 나왔고, 5월 기준 ChatGPT for Kakao 누적 가입자는 1,100만 명을 넘었습니다.
다음에 볼 날짜
2026년 11월 6일~2027년 2월 5일: 1500억 원 자사주 매입 기간(매입분 전량 소각)
2026년 12월 17일: 인적분할 승인 임시주주총회
2027년 1월 1일: 카카오AI·카카오X 분할 예정일
2027년 1월 27일: 재상장·변경상장 추진일
소각 공시가 보여 준 카카오의 지금
이번 1500억 원은 카톡 대화창의 광고와 선물하기가 번 돈으로 주식을 줄이는 결정입니다. 10년 동안 카톡 위에 회사를 쌓아 온 카카오가, 이제는 계열사를 덜고 회사를 둘로 나누고 주식 수까지 줄이고 있습니다.
확인된 것은 금액과 기간, 그리고 그 돈을 벌어 오는 사업이 1년 새 17% 자랐다는 사실입니다. 분할 뒤 3,000억 원이 실제로 집행될지는 12월 17일 주주총회부터 가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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